최근에 챗GPT라는 인공지능 서비스가 나오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실 인공지능은 이전부터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되어 왔으며, 흔한 예로 우리가 날마다 사용하고 있는 검색 엔진, 네비게이션, 번역 어플리케이션, 음성 인식에서도 해당 기술은 사용되고 있었다. 이처럼 사용하고 있음에도 크게 의식하지 않던 기술이 특별한 계기를 통해 유명해지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건 치과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치과 분야에서의 디지털 기술도 이전부터 보철물 제작 및 진단을 위해 널리 사용되고있던 상태였다. 지르코니아라는 보철물이 나오면서부터 디지털 기술이 치과 분야에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는데, 최근에 임플란트 가이드 수술이 널리 유행하기 시작하며 대중들에게도 치과 분야에서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 많이 알려지게 된 것 같다.

디지털 기술은 CAD/CAM(컴퓨터 지원 설계·제조)이라는 이름으로 이미 공학 분야에서는 널리 사용되고 있었다. 이를 치과 분야에 도입하고 활용한 건 1980년대부터로 볼 수 있다. 이후 급속도로 발전을 거듭하였고, 현재 임플란트뿐만 아니라 크라운, 인레이와 같은 수복 치료, 의치 제작, 치료계획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치료가 가능해졌다.

디지털 기술의 치과 활용의 의미는 기존에 치료 못하던 분야를 해결해 준다는 것보다는 좀 더 예측 가능한 진료를 하게 해 준다는 부분에 더 의미가 있다. 가령 예를 들어 요새 많이 유명해진 임플란트 가이드를 생각해 보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가상의 환경에 미리 임플란트를 위치시켜 보고, 최종적으로 어떤 크라운이 제작될지 예측 후 이를 기반으로 원하는 위치에 임플란트를 식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이다. 나중에 장착할 크라운의 모양을 미리 설계하고 이를 기반으로 치료 계획을 수립하고 임플란트 식립이 진행되는 건 최종 결과를 예측하고 치료가 진행된다는 부분에서 보다 예지성 있는 치료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임플란트뿐만 아니라 다양한 보철 치료를 위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미리 진단하고 치료 계획을 세우고 계획에 따라 치료가 진행되는 부분은, 물론 복잡한 치료가 진행될수록 변수는 생기기 마련이지만, 최종 결과물을 미리 예상하고 진행되기 때문에 변수에 대처하기 더 쉽고 좀 더 예측 가능한 진료가 가능하도록 도와준다.

기존의 치과 치료 방법을 통해서도 결과물을 예측하거나 이를 기반으로 치료 계획을 수립할 수는 있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은 최종 결과를 그려내는 방법에 있어서 기존의 아날로그 방법보다 더 쉽고 빠르며, 예측했던 결과를 그대로 적용하기 더 용이하고 또한 치료 결과의 전후 비교에 있어서 보다 유용하다는 장점이 있다.

디지털 기술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주는 마법 같은 치료 방법은 아니다. 앞으로 디지털 기술이 더 발전하여 어떠한 변화가 더 다가올지는 예측할 수 없다. 새로운 기술의 도입은 언제나 가슴 설레고 기대되는 일이지만 해당 기술을 활용하여 사람을 치료한다는 부분은 더욱더 신중해야 한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 해당 기술이 안전하며 편리한지 검증이 필요하고 충분한 숙달이 필요하며 기존의 방법과 조화를 이루며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 여전히 디지털 방법으로만 해결하기에는 명확한 한계가 존재하며 기존의 아날로그 방식과 함께 적절하게 이용할 때 그 활용도는 더욱더 극대화된다.

하지만 사람의 손으로 수행하는 아날로그적인 방법은 항상 일관된 결과를 내기에 한계가 존재하고 최종 결과물을 그려 내기에는 시간과 방법에서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이 분야에 디지털 기술을 함께 활용한다면 보다 예측 가능한 진료를 할 수 있다. 그리고 예측 가능한 진료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