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이탈 3개월…상급병원 경영 붕괴·환자 고통 가중
2024년 05월 19일(일) 19:45
법원 정부 손 들어줬지만 전공의 요지부동·교수들 대응 강화
전남대 병원 적자 480억원 넘어서…추가 대출 받아 비상경영
조선대병원도 경영난 가중…집단 유급 등 초유의 사태 임박
의대증원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떠난지 19일로 세달째를 맞이했지만 의정갈등의 해결책이 보이지 않고 있다.

법원이 의대정원 증원과 배분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의료계의 요구를 기각·각하했지만 전공의들의 복귀가 힘들어 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공백이 장기화되면서 광주지역 상급병원들이 축소운영으로 적자가 눈덩이처럼 쌓이고 있고 의대교수들은 더욱 강경한 대응에 나설 조짐이다.

전남대·조선대 의대생들이 수업 거부와 동맹휴학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수업결손으로 인한 유급이 우려가 현실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상급병원 경영 붕괴= 전남대병원이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병원을 떠난 지난 2월 20일 이후 총 48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19일 전남대병원에 따르면 이날 이후 외래 환자는 13.5% 감소했고, 입원환자는 36.6% 줄었다.

지난 8일까지 총 79일 동안 483억원의 수입 적자가 발생, 경영에 위기 경보등이 켜졌다.

전남대병원은 300억원 한도 마이너스 통장에서 의료사태가 촉발된 지난 2월에 140억원을 운영비로 당겨 썼다. 예비비를 모두 소진하자 3월 초 재차 60억원을 추가 대출받았다.

적자가 누적되자 기존 전대병원 확장을 위해 적립해둔 예비 운영비까지 끌어 쓰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대 병원측은 6월 중순까지는 기존 마이너스 통장으로 버틸 수 있으나 상황이 더 장기화 되면 6월말께 추가 대출을 해야 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조선대 병원도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해 기존에 모아둔 운영비로 현재까지 버티고 있다.

하지만 하루에도 수억원의 적자가 계속 쌓이다 보니 곧 한계에 임박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의대교수들 새비대위 꾸리나 = 전남대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20일부터 2일간 설문조사를 진행한다.

이번 설문조사는 법원의 결정에 따른 후속 대응책 마련 차원이다. 서울고법은 지난 16일 의료계가 의대 정원 증원·배분 결정의 효력을 멈춰달라며 정부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의 항고심에서 각하·기각 결정했다.

지난 17일 오후 의대교수 전체회의를 거친 전남대 의대교수들은 법원의 판단에 대한 대책회의를 진행했다.

이 회의에서 구체적인 대책은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지만, 현 비대위의 연장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더 이상 현재 비대위 체제로 정부에 대응하기 힘들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설문조사에서는 ‘2기 비대위 구성’이나 기존 ‘교수협의회 체제’로 대응할 것인가에 대해 전체 교수들의 의견을 묻는다.

기존 비대위는 ‘52시간 준법근로’나 ‘주1회 정기 휴진(셧다운)’의 대응 방안을 각 진료과의 상황에 맞게 권고 했다. 비교적 온건한 대응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법원 결정에 따라 2기 비대위가 구성되면 정부가 좀 더 강력한 대응을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선대 비대위는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사직서 제출과 휴진 등의 대응을 해봤지만, 정부와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아직 전공의나 의대생들에 대한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시점이어서 좀 더 지켜보겠다는 방침이다.

◇전공의·의대생 요지부동 =이번 법원의 결정으로 인해 의정갈등은 더 깊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법원이 증원 절차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대학들이 의대증원을 골자로한 학칙개정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고, 결국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은 미복귀하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때문이다.

지난 17일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는 “재판부의 결정은 필수의료에 종사할 학생과 전공의, 교수들이 필수의료 현장을 떠나게 만드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공의들도 ‘병원에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고, 집단 유급 위기에서도 휴학을 강행한 의대생들도 물러서지 않을 모양새다.

앞서 지난 14일 부산대 의대, 제주대 의대 등 각 의대 학생 비대위는 릴레이 성명을 올리고 “사법부의 가처분 인용과 관계 없이 의대 증원을 포함한 필수의료 패키지 전면 백지화를 이뤄낼 때까지 학업 중단을 통해 투쟁을 이어 나갈 것”, “우리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재판부의 가처분 인용 여부와 관계 없이 우리는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힌바 있기 때문이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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