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되지 않은 사운드의 미혹, 밴드 ‘림즈’ 첫 앨범
2024년 06월 15일(토) 10:30
24일 앨범 ‘Gentile’ 발매, 7월 6일 전대후문서 발매 공연
“분열의 시대, 모든 ‘이방인’에게 음악으로 사랑 전하고파”

신당동에 위치한 공연장 ‘스컹크’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는 밴드 ‘림즈’의 모습. <림즈 제공>

“밴드는 베이스, 드러머, 보컬 등 세션 간의 완벽한 ‘조응’이 중요해요. 그런 측면에서 밴드명은 인간의 사지육신을 뜻하는 ‘림즈(limbs)’라고 지었습니다. 팔다리가 따로 놀지 않듯 멤버들이 하나가 돼, 환상 호흡을 맞추고 싶은 마음을 투영했죠.”

밴드 ‘림즈’ 소속 기타리스트·보컬 김세형은 자신의 팀을 이렇게 설명했다. 림즈는 서로 다른 영역에서 음악 활동을 하고 있던 예술가들이 모여 2022년부터 합을 맞추기 시작한 인디 밴드다.

구성원 중 김세형(27·기타/보컬)과 김솔이(26·베이시스트) 두 사람은 광주 문화예술 대안학교 ‘래미’ 출신이다. 광주 출신 드러머 김지송(32)은 동신대에서 실용음악과 베이스를 전공했다. 저마다 출신이나 전공은 다르지만 “지역에서 좋은 음악 한 번 해보자”라는 예술에 대한 순수한 열정 하나를 기치로 팀을 결성했다고 한다.

‘림즈’ 라는 팀명을 듣고 있으면 영국 록 밴드 ‘라디오헤드’의 앨범명 ‘The King of Limbs’가 떠오른다. 실제로 이들의 음악은 라디오헤드 특유의 얼터너티브 록 스타일을 오마주 한듯, ‘펑크’나 ‘뉴웨이브’ 등 얼터너티브의 음악적 지류들이 느껴진다.

이들은 오는 24일 정오에 첫 앨범 ‘Gentile’ 발매를 앞두고 있어 눈길을 끈다. 앨범명 의미는 ‘이방인’.

림즈 김세형은 “분열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모두 조금씩 마음의 길을 잃은 ‘이방인’일지 모른다”며 “각박한 세상에서 ‘사랑’을 모티브로 한 노래로소외받는 이들의 마음에 길라잡이가 되고 싶다”고 했다.

광주 보헤미안에서 펼쳐진 ‘몽키 피 콰르텟’ 앨범 발매 축하공연에 참여한 림즈(김세형).
이번 앨범에는 ‘LIFE LIFE LIFE’, ‘Huntsman’, ‘HALO’를 비롯해 대표곡 ‘Suffer’까지 총 네 곡이 수록돼 있다. 첫 앨범인 만큼 멤버들이 평소 견지하던 세상에 대한 비판의식을 투영했다. 특정 생각을 강요하는 ‘미디어’, 혐오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정치’, 과도한 믿음을 파는 ‘종교’ 등에 대한 단상들이 그것이다.

림즈는 7월 6일(오후 7시 30분)에는 전대후문 부드러운 직선에서 발매 공연도 진행할 예정이다. 광주 로컬밴드인 투파이브, 루키 초록커튼 등이 게스트로 참가하며 입장료 1만5000원(청소년 1만원).

이번 신보 ‘Gentile’은 단 하나의 샘플링도 들어가지 않은 ‘순수 EP’ 그 자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녹음부터 믹싱, 마스터링, 아트 워크(앨범 재킷, 프로필 사진)는 물론 뮤직비디오 촬영, 음원 발매 전 과정을 멤버들이 도맡았다. 수록곡들은 ‘정제되지 않은 사운드’라는 대중음악과 다른 기류가 흐른다. LOFI한 질감부터 트랜디한 선율까지 폭 넓은 음악 세계가 앨범에 집약돼 있다. 작·편곡에 림즈 전원이 참여했다는 점도 이목을 끈다.

“I want you to decline/ if it’s not what you meant/그런 뜻이 아니라면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당신의 것이 아니라면 취하지 마세요”

대표곡 ‘Suffer’는 미니멀한 가사와 이채로운 멜로디가 조화를 이룬다. 다소 교조적일 수 있는 가사이지만 부조리한 현실을 예술로 은유한다.

림즈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무주 쿨 썸머 페스티벌’에서 공연 전 날 비바람에 행사 취소 연락을 받았던 것을 꼽았다. 다행히 실내에서 공연을 진행했지만, 특별한 기억으로 각인돼 있다고 한다.
그동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없는지 물었다. 림즈는 “지난해 ‘무주 쿨 썸머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하게 됐는데 하필이면 공연 전날 비바람에 무대가 날아가 버려 행사가 취소됐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다행히 소규모로 실내에서 공연을 진행했지만, 공연계에 변수가 많다는 것을 실감했다”는 답을 내놓았다.

지난해 10월 앨범작업 중 기타 연주자 김세형이 교통사고를 당해 양 손목이 부러졌던 일도 각인돼 있다. 당시 예정했던 공연은 모두 취소됐고, 앨범 작업마저 지연돼 이제야 첫 앨범을 발매하게 된 것.

이처럼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이들은 포기하지 않는 음악인들이다. ‘배 창고’를 개조해서 만든 녹음실 ‘질풍노도 스튜디오(나주)’에 매주 모여 음악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림즈 멤버들. 왼쪽부터 김지송,김세형,김솔이.
한편 이들은 활발한 공연으로 광주 인디씬을 수놓아 왔다. 지난달 11일에는 헤비메탈 밴드 ‘CRYOS’의 국내 투어 게스트로 참여했으며, 구시청의 한 펍에서 기획공연 ‘프렌즈’ 단독 공연을 펼쳤다.

지역 밴드 ‘몽키 피 콰르텟’의 정규앨범 발매 공연 등에도 참여했으며 지난해 ‘부직데이 Vol.12_Bray me’ 투어에서도 관객들을 만났다. 일본 Bray_me 밴드의 내한 공연 당시에는 협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림즈는 “이번 첫 앨범을 음악 활동의 노둣돌 삼아 앞으로도 꾸준히 활동하고 싶다”며 “지역 인디씬 등에서 활동하는 뮤지션에게도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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