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 윤현석 경제·행정 부국장
2024년 09월 12일(목) 00:00 가가
지난해 96세의 나이로 숨진 미국의 재즈 가수 토니 베넷(Tony Bennett)이 1962년 내놓은 ‘샌프란시스코에 내 마음을 두었다(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는 허스키한 목소리에 아름다운 선율, 샌프란시스코의 언덕·케이블카·아침 안개 등 매력적인 관광자원을 묘사한 가사 등으로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이 노래를 듣고 샌프란시스코에 매료되어 찾는 관광객들이 크게 증가했고, 토니 베넷 역시 이 노래로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었다.
관광도시이자 미국 서부의 금융과 상업의 중심지이며 실리콘 밸리가 자리 잡고 있어 IT·첨단 산업 중심 도시인 샌프란스시코가 요즘 자주 회자되고 있다. 먼저 미 대선에서 트럼프의 강력한 지지자로 등장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의 본사를 샌프란시스코에서 텍사스 오스틴으로 이전했다. 2006년 샌프란시스코에 설립한 이후 18년 만으로, 머스크는 이 아름다운 도시의 치안, 성소수자 학생 관련 법 등을 이전 사유로 언급했다. 하지만 그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의 정치적 고향인 샌프란시스코에 타격을 주기 위한 계산이 깔렸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소위 ‘샌프란시스코 체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전범국 일본이 1951년 9월 미국을 비롯한 전승국과 체결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체결과 함께 성립한 이 체제는 미국이 소련과의 냉전, 공산주의 확산 속에 일본을 반공의 파트너로 삼겠다는 의지로 탄생했다. 이에 따라 전범 대다수가 면죄부를 받아 일본 재건의 주역이 되고, 극우 세력의 뿌리가 됐다. 반성 없는 일본의 자세는 여기서 기인하고 있다.
일본 극우 세력과 궤를 같이 하는 뉴라이트라는 ‘변종’과 그들이 내뱉는 주장을 따라하는 인사들이 정부 고위직에 연이어 임명되고 있다. 역사적 맥락에 대한 이해, 민족 의식, 공직자로서의 기본 자세마저 갖추지 못한 염치 없는 이들의 궤변에 귓구멍을 씻어내야 할 판이다. 입을 다물게 하든지, 국적을 바꿔주든지 속시원한 대책이 있었으면 좋겠다.
/윤현석 경제·행정 부국장 chad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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