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날드 트럼프가 미국 제 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지역 수출업계가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도날드 트럼프가 ‘강한 미국’, 자국 중심주의 강화를 모토로 무역적자 해소를 핵심 공약으로 내건 만큼 미국이 무역수지 균형 조치에 나서게 되면 수출기업들이 받을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광주의 경우 미국이 최대 수출국인데다 자동차와 가전제품이 주력 수출품이고, 전남 역시 석유제품 등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트럼프 정부의 정책 변화에 따라 광주·전남 기업들이 상하방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을 전망이다. 다만 트럼프 정부가 해외 투자 친화적인 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고, 한국 제품의 해외시장 내 높은 경쟁력을 고려하면 현재 예측되는 부정적인 영향도 일부 상쇄될 수도 있다.

10일 한국무역협회 광주전남지역본부에 따르면 협회는 도날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대외정책의 미국 중심주의 흐름이 강화되면서 당분간 무역업계 혼선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품에 대한 다양한 관세 조치와 바이든 정부의 주요 정책 무력화를 예고한 바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모든 수입품에 일률적으로 10%포인트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보편적 기본관세, 중국산 제품의 최대 60% 고율 관세 부과 등을 예고한 상태다.

트럼프는 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기를 공언했는데, 미 의회 반대로 IRA 폐기가 어려울 경우 대통령 행정명령을 통한 각종 세제 혜택 축소 시도가 예상된다. 무엇보다 미국을 떠난 기업들을 재유치하려는 ‘온쇼어링’(Onshoring) 정책이 강화됨에 따라 해외자본 투자 유치, 수입품에 대한 규제 강화 등도 기정사실화됐다. 이로 인해 지역 수출업계에 미칠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지난해 광주지역 수출액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나라는 미국(31%)으로, 수출액은 54.9억 달러를 기록했다.

광주의 대미 수출은 자동차(72.8%), 가전산업(냉장고 13.8%)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향후 무역환경 변화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의 수출을 견인해온 자동차 수출은 트럼프 정부의 자동차 산업 정책 운용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무역협회는 “미국의 친환경차 정책이 후퇴한다고 해도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차 등 차종 대응이 가능한 점은 고무적이나 국내 생산 물량의 해외 공장 이전 가능성도 상존하다”며 “광주는 자동차 협력사도 다수 소재하고 있어 향후 완성차 수출 타격시 관련 부품·부분품도 간접 영향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가전 수출도 부침이 예상된다. 가전제품에 대한 관세가 상승할 경우 미국 소비 수요 둔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남의 경우 미국은 중국과 호주, 일본에 이은 4대 수출국이었지만, 수출액은 32.5억달러(7.1%)로 광주와 비슷한 수준이다. 품목별 수출 비중은 석유제품(37.4%), 합성수지(13.2%), 기타화학공업제품(11.7%), 철강판(10.7%) 순이다. 특히 석유산업의 경우 트럼프의 친화석연료 정책은 미국 내 생산 확대에 따른 국제 유가 안정, 한국 제품의 경쟁력 등을 고려할 때 반길만한 흐름이나 제3국 시장에서 중국과의 경쟁이 심화될 수 있는 리스크도 존재한다.

철강 역시 미국의 중국 견제의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중국발 공급 과잉 심화로 경쟁이 과열될 우려도 있다.

무역협회는 “수입에 대한 추가 관세, 미국 중심 공급망 확충, 첨단산업 보조금 및 기후변화 대응 친환경 산업 육성 보조금 축소 등 미국 중심주의 강화로 향후 기업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업종 및 기업에 따라 영향은 다를 수 있어 현실적인 득실 고려해 통상환경 대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