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찾은 인생 2막 - 박응렬 전 영산강유역환경청장
2025년 01월 02일(목) 00:00 가가
연말연시인 탓일까. 지난 수많은 선택의 순간들이 떠오른다. 대학에 진학할 때, 결혼 무렵, 근무할 부처 선택의 순간, 업무 결정의 순간들….
인간은 선택의 연속 속에서 살아간다고 한다. 그 선택에 따라 결과는 엄청난 차이를 가져다준다. 선택받지 못한 대안들은 여전히 긴 여운으로 남는다. 그때 그 선택을 했었더라면 지금의 나의 모습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요즘 시국을 보노라면 한 사람의 잘못된 선택이 얼마나 국가를 혼란스럽게 할 수 있는지 우리는 생생히 경험하고 있다.
퇴직을 앞두면 누구나 인생 2막을 그린다. 그 그림은 예정대로 가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 나의 경우가 대표적이지 않나 생각된다. 당초 계획보다 변경된 계획이 더 의미있는 일이라면 이는 더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2019년 7월, 퇴직 후 곧바로 산티아고 순례길로 향했다. 해외여행 실컷 해보고 싶어 떠난 단순한 여행이었다. 공직 근무하면서 장기 해외여행하는 사람들이 너무 부러웠다. 퇴직하면 무조건 장기여행 가는 게 꿈이었고 그래서 택한 게 산티아고 순례길이었다.
다양한 산티아고 순례길 중 우리나라 사람은 대부분 프랑스길을 걷는다. 프랑스길 800km는 크게 몸의 길, 마음의 길, 영혼의 길로 나뉜다. 걸으면 걸을수록 여행자 모드에서 점차 순례자 모드로 변한다. 처음 10여일은 몸이 적응하느라 무척 힘들다. 발바닥 통증과 근육통, 허리 통증 등이 교대로 찾아온다. 그 이후 ‘마음의 길’에 들어서면 몸이 적응하면서 걷는 게 익숙해진다. 하루 20~25km씩 걷다가 30km 이상 걸어도 별로 피곤하지 않게 변한다. 20여일 지나 ‘영혼의 길’에 들어서면 몸도 마음도 텅 빈 상태가 된다.
기적같은 인연들과의 만남은 계속되고, 감사하는 마음도 배운다. 가슴 속 응어리를 내려놓으려 애를 쓰고 내가 나를 사랑하게 된다. 몸은 가볍고 모든 욕심은 사라지는 그런 상태가 된다.
가볍게 떠난 여행에서 너무도 많은 걸 얻었다. 그 길에서 보고, 느끼고, 배운 것들을 혼자만 간직하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쓴다는 것은 떠나기 전 생각하지도 못한 일이었다. ‘그래서, 산티아고’는 내 책을 읽고 산티아고에 가는 사람이 많아지길 바라며 쓴 글이다. 그 책을 읽은 아내의 요청으로 2023년 2월 두 번째 까미노에 올랐다. 아내와의 까미노는 또 다른 선물을 가져다 주었다. 누구나 어렵지 않게 800km를 완주할 수 있다는 걸 몸소 보여주었으니 이보다 값진 성과가 어디 있겠는가.
‘산티아고 스쿨’을 운영하고 후배 공직자를 대상으로 강의를 하면서 지난 한해를 보냈다. 광주가톨릭대 평생교육원에 강좌를 개설한 이후 수강생이 부쩍 늘었다. 4번의 강좌 동안 127명이 수료했다. 멀리 강원도 강릉, 경기도 남양주, 충남 아산과 경남 진주에서도 오실 만큼 관심이 많다. 수료자 중 1946년생 어르신이 프랑스길을 완주하신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수도권에서도 강좌를 개설해 달라는 지인들이 많다. 내년에는 광주와 서울 쪽에서 동시에 강좌를 운영할 계획이다. 3~4월 주중반과 주말반을 각각 한번씩 운영할 예정이다. 강좌가 끝나면 4월말 세 번째 까미노에 오른다. 강좌 수료자 중 동행해서 가달라는 요청이 많다. 각자 출발하되 동행하면서 도와주는 형식이라 동행팀이라 부르고 있다.
프랑스길을 걸은 후 일행은 귀국하고 나는 북쪽길로 간다. 2023년 부상으로 완주하지 못한 나머지를 걷는다. 컨디션에 따라 포르투갈길 등을 더 걸을 계획이다. 산티아고 4대 루트는 모두 걸으려 한다. 이렇게 나의 까미노는 이어진다.
퇴직 후 산야초와 관련된 일을 하려던 원래 계획은 후순위가 되어버린지 오래다. 단순하게 떠난 순례길이 인생 2막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산티아고와 관련된 책을 내고 강의를 하면서 지내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한 일이었다. 이런 게 운명인가보다. 까미노와의 인연은 이제 나의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열정이 살아있는 한 나의 까미노는 계속될 것이다.
인간은 선택의 연속 속에서 살아간다고 한다. 그 선택에 따라 결과는 엄청난 차이를 가져다준다. 선택받지 못한 대안들은 여전히 긴 여운으로 남는다. 그때 그 선택을 했었더라면 지금의 나의 모습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요즘 시국을 보노라면 한 사람의 잘못된 선택이 얼마나 국가를 혼란스럽게 할 수 있는지 우리는 생생히 경험하고 있다.
2019년 7월, 퇴직 후 곧바로 산티아고 순례길로 향했다. 해외여행 실컷 해보고 싶어 떠난 단순한 여행이었다. 공직 근무하면서 장기 해외여행하는 사람들이 너무 부러웠다. 퇴직하면 무조건 장기여행 가는 게 꿈이었고 그래서 택한 게 산티아고 순례길이었다.
다양한 산티아고 순례길 중 우리나라 사람은 대부분 프랑스길을 걷는다. 프랑스길 800km는 크게 몸의 길, 마음의 길, 영혼의 길로 나뉜다. 걸으면 걸을수록 여행자 모드에서 점차 순례자 모드로 변한다. 처음 10여일은 몸이 적응하느라 무척 힘들다. 발바닥 통증과 근육통, 허리 통증 등이 교대로 찾아온다. 그 이후 ‘마음의 길’에 들어서면 몸이 적응하면서 걷는 게 익숙해진다. 하루 20~25km씩 걷다가 30km 이상 걸어도 별로 피곤하지 않게 변한다. 20여일 지나 ‘영혼의 길’에 들어서면 몸도 마음도 텅 빈 상태가 된다.
‘산티아고 스쿨’을 운영하고 후배 공직자를 대상으로 강의를 하면서 지난 한해를 보냈다. 광주가톨릭대 평생교육원에 강좌를 개설한 이후 수강생이 부쩍 늘었다. 4번의 강좌 동안 127명이 수료했다. 멀리 강원도 강릉, 경기도 남양주, 충남 아산과 경남 진주에서도 오실 만큼 관심이 많다. 수료자 중 1946년생 어르신이 프랑스길을 완주하신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수도권에서도 강좌를 개설해 달라는 지인들이 많다. 내년에는 광주와 서울 쪽에서 동시에 강좌를 운영할 계획이다. 3~4월 주중반과 주말반을 각각 한번씩 운영할 예정이다. 강좌가 끝나면 4월말 세 번째 까미노에 오른다. 강좌 수료자 중 동행해서 가달라는 요청이 많다. 각자 출발하되 동행하면서 도와주는 형식이라 동행팀이라 부르고 있다.
프랑스길을 걸은 후 일행은 귀국하고 나는 북쪽길로 간다. 2023년 부상으로 완주하지 못한 나머지를 걷는다. 컨디션에 따라 포르투갈길 등을 더 걸을 계획이다. 산티아고 4대 루트는 모두 걸으려 한다. 이렇게 나의 까미노는 이어진다.
퇴직 후 산야초와 관련된 일을 하려던 원래 계획은 후순위가 되어버린지 오래다. 단순하게 떠난 순례길이 인생 2막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산티아고와 관련된 책을 내고 강의를 하면서 지내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한 일이었다. 이런 게 운명인가보다. 까미노와의 인연은 이제 나의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열정이 살아있는 한 나의 까미노는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