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대선 가시화 … ‘김영록 출마’ 민주당 흥행 카드 되나
2025년 02월 03일(월) 20:10
김영록 전남지사 “호남 후보로 경쟁…민주당 파이 키우겠다”
이재명 대표 “다양한 목소리·활발한 토론…백화제방 꿈꾸자”

<클립아트코리아>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에 조기 대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조기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해왔던 김영록 전남지사가 3일 이재명 대표와의 ‘건전한 경쟁’을 강조하면서 당내 경선에 뛰어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동안 가능성만 내비쳤던 김 지사가 이날 사실상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이날 ‘당내 경쟁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히면서 민주당 내 잠룡들의 조기 대선 행보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지사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광주·전남 기자들을 만나 “정치 세력 중 호남을 빼놓고 이렇게 침체한 정치 체제로 계속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전제한 뒤 “해보고 후회하더라도 해야지, 안 해보고 후회하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며 대선 출마의 뜻을 피력했다. 그는 “정치가 여러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체제로 가야 되는데, 우리는 양극단으로만 하다 보니까 계속해서 문제가 누적되면서 악화하고 있다”면서 “국가를 재창조해야 한다. 국가 재창조 정치 리모델링, 정치를 대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지역주의에 기대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면서 “호남이 느꼈던 소외감을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에 그 부분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이재명 대표와의 건전한 경쟁도 강조했다.

김 지사는 “건전하게 서로 정책 대결하면 오히려 민주당의 파이를 전체적으로 키우는 것”이라며 “커진 파이를 가지고 본선에 임하고, 경선에서 이긴 민주당 후보자에 대해서는 전폭적으로 도와야한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출마 결심 배경으로 전남 현안 사업 등을 꼽았다.

김 지사는 “재생에너지를 통한 전남 첨단산업 유치는 윤석열 정부에서 주춤했지만, 새 정부가 들어서면 순항할 여건을 만들 수 있다”며 “RE100(재생에너지 100%)과 분산에너지를 잘 활용하면 전남에도 기회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표는 이날 “한 가지 꽃이 아니라 수 많은 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백화제방’을 함께 꿈꿨으면 좋겠다”면서 당내 경쟁에 대한 긍정적 답변을 내놓았다. 최근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해 김동연 경기지사,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비명(非 이재명)계 인사의 ‘이 대표 일극체제’ 지적에 대한 적극적인 해명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극단과 이단들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키고 헌정 질서를 회복하는 것보다 시급한 일은 없다”며 “내부의 차이를 확인하는 것보다 민생, 경제, 안보, 민주주의를 살리는 게 더 중요하다. 필승을 위한 강철검이 필요한 지금, 다양한 원소가 결합할 때 강력한 합금이 만들어진다는 지혜를 잊지 말아야 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또 영국의 작가 포스터의 “우리는 민주주의를 두 가지 이유로 환호한다. 하나는 그것이 다양성을 허락하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비판을 허용하기 때문이다”는 말을 인용한 뒤 “전적으로 동의한다. 다양성과 비판은 현대 정당의, 우리 민주당의 생명과도 같은 원칙”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다양한 목소리가 공존하고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질 때 창의성과 역동성이 살아난다. 우리는 그 힘으로 생산적 통합, 발전적 성장의 꿈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서 “우리 민주당이 다양한 풀 나무가 자라는 건강한 숲이면 좋겠다. 한 목소리만 나오지 않도록 오히려 다른 목소리를 권장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민주당 내에서는 김부겸 전 총리와 김동연 경기지사,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두관 전 국회의원 등이 잠재적 대권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 가운데 김 전 총리와 김 지사, 김 전 의원 등은 조만간 광주와 전남을 방문해 ‘텃밭 민심’을 청취하고 세 결집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이들의 행보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광록 기자 kro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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