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효 황태자’ 정호연 “미국서 정상빈과 한국 축구 힘 보여주겠다”
2025년 02월 21일(금) 00:00
광주FC에서 미네소타로 이적…미국 프로축구 22일 개막
“먼저 입단한 정상빈 있어서 든든…적응 잘해 활약할 것”

코첼라 밸리 인비테이셔널 참가를 위해 미국 인디오를 찾은 미네소타 유나이티드의 정호연(오른쪽)이 팀 동료 정상빈과 숙소에서 포즈를 취고 있다.

“해외파에 대한 존경심이 생겼다”면서 웃은 정호연이 “빨리 적응 끝내고 좋은 활약을 선보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광주FC의 핵심 멤버로 중원을 누비던 정호연은 낯선 곳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그는 지난 2일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 사커(MLS) 미네소타 유나이티드와의 정식 계약 소식을 전하면서 광주 팬들과 작별을 고했다.

금호고 출신으로 단국대를 거쳐 2022시즌 광주 유니폼을 입고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데뷔 시즌부터 주전 자리를 꿰차면서 이정효 감독의 황태자로 등극했다. K리그1 영플레어이상 수상자이기도 한 그는 지난해에는 국가대표로 발탁돼 A매치 데뷔전도 치렀다.

정호연은 올 시즌 해외 무대에서 한 단계 성장을 노리고 있다.

지난주 K리그1이 개막한 데 이어 22일에는 MLS가 2025시즌 대장정을 시작한다. 정호연은 뒤늦게 팀에 합류한 만큼 ‘적응’을 우선 목표로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정호연은 “소통이 안 되는 게 제일 힘들다. 다가가고 싶어도 말이 안 돼서 그런 부분이 어렵다. 대충 짐작으로 하는데 하면서도 내가 하고 있는 게 맞는 건가 이런 의구심이 계속 들어서 빨리 영어를 배우려고 하고 있다”며 “와서 3일 정도 됐을 때 해외파에 대한 존경심이 생겼다. 성격마다 다르겠지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언어적인 어려움 속에 비자 발급, 집 구하기 등 축구 외적인 부분까지 처리하느라 정호연에게는 정신없는 시간이었다.

그래도 그에게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지난 2023년부터 미네소타에서 뛰고 있는 정상빈이 정호연의 동료이자 가이드 역할까지 해주고 있다.

“선수 겸 통역을 하고 있다”며 웃은 정상빈은 “간단한 의사소통은 할 수 있으니까 선수들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호연이 형이 원하는 부분을 듣고 전달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축구 언어는 같지만 세밀한 소통이 쉽지 않은 만큼 정호연은 하루하루 적응하고 배우고 있다. 광주와의 다른 축구도 정호연을 바쁘게 한다.

정호연은 “힘하고 스피드 그리고 피지컬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을 느낀다. 많이 뛰면서 수비 가담에 역할을 해야 한다. 상대가 정비가 되면 내려서서 하는 팀이다 보니까 그 부분에서 커버하는 걸 중점적으로 지시받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에서 가장 많은 시간 그라운드를 누볐던, 뛰는 것은 자신 있는 정호연이지만 뛰는 것도 차이가 있다.

정호연은 “뛰는 것도 좀 다르다. 광주에서는 위아래로 가는 게 많은데, 이곳에서는 옆으로 슬라이딩하는 그런 게 많아서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먼저 미국 축구를 경험한 정상빈도 “피지컬 이런 게 많이 다른데 압박할 때 더 강하게 하고, 수비 개념도 한국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따라가면서 하는 수비를 어렸을 때부터 배웠는데, 한 번에 덤벼들고 그만큼 강하게 하는 것들이 있다”며 “미국 축구는 다이나믹하고 양 팀 다 공격적인 축구를 많이 추구한다. 내려서서 일단 수비하고 기다리는 걸 우리 팀이 처음 하는 걸로 알고 있다. 공수 전환도 많고 다이나믹한 축구를 한다”고 설명했다.

생활부터 축구까지 처음부터 다시 배우고 준비하고 있는 정호연은 정상빈의 조언대로 긴 호흡으로 시즌을 보낼 생각이다.

정호연은 “상빈이가 너무 급할 필요 없다고 천천히 적응해 나가면 되는 거라고 말해줬다. 마음을 비우고 있다. 당장 뛰는 건 어렵다고 생각해서 천천히 팀에 적응하면서 맞춰가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천천히 또 완벽하게 적응하면서 자신의 매력을 보여주겠다는 정호연은 정상빈과 함께하는 골 순간도 그리고 있다.

정호연은 “상빈이한테 맞춰서 열심히 패스할 생각이다. 양자를 택할 수 있으면 상빈이를 택하도록 하겠다(웃음). 내가 때려도 되는 타이밍인지 어떤 게 더 골에 가까운 상황인지 보면서 많은 포인트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정상빈도 “구단에서도 같은 나라 선수가 같이 뛰면서 내게 될 시너지 효과를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나도 그런 것에 대한 기대가 있다. 골을 많이 넣을 수 있게 형이 어시스트를 좀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웃음). 공격수이기 때문에 공격 포인트를 가장 많이 쌓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 한국에 좋은 소식 많이 전해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정호연은 몸은 멀리 떠나있지만 광주에 대한 마음은 그대로 두고, 좋은 활약으로 광주를 알리겠다는 각오다.

“여기 와서도 광주 경기 챙겨보고 있다. ACLE 산둥전 전반전은 못 봤는데 (이)민기 형 골로 돼 있어서 이게 맞나 싶었다. 성실하게 착하게 살아서 복을 받은 것 같다”고 웃은 정호연은 “궁금하고 기대돼서 광주 경기 많이 챙겨볼 것 같다. 팬들 건강하시고 미네소타 경기 많이 보러와 주시면 팬서비스 열심히 하겠다. 해왔던 걸 가져가면서 다양한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며 각오를 언급했다.

/인디오 글·사진=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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