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박해를 모티브로 한 청소년 소설을 그렸죠”
2025년 02월 25일(화) 17:15 가가
곡성 도깨비마을 촌장 김성범 작가 장편 ‘천주의 아이들’
꿈 버리지 않고 새 세상 일구어가는 이들의 이야기 그려
꿈 버리지 않고 새 세상 일구어가는 이들의 이야기 그려
우리나라 천주교 박해는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전반까지 이어졌다. 신유박해에서 을유박해, 정해박해, 기해박해에 이르기까지 천주교 역사는 참혹한 순교의 역사였다.
곡성성당이 있던 자리는 예전의 천주교 신자들을 박해하고 가뒀던 감옥이 있던 곳이다. 지난 1958년 정해박해 진원지인 옥터성지에 성당이 건립됐다. ‘한 알의 밀알이 떨어져 썩으면 많은 열매를 맺고’라는 성경의 구절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1827년 곡성에서 발발한 천주교 박해인 ‘정해박해’를 모티브로 한 청소년 소설 이 발간돼 화제다.
곡성 도깨비마을 촌장인 김성범 동화작가가 펴낸 ‘천주의 아이들’(청동거울)은 참혹한 현실에서도 꿈을 버리지 않고 살아가는 이들을 그렸다.
정해박해를 토대로 한 작품은 이에 앞서 지난 2023년 김탁환 소설가가 ‘사랑과 혁명’(해냄)이라는 장편소설을 펴낸 바 있다. 자료를 토대로 서사적 상상력을 직조해 완성한 소설이다.
이번 김 작가의 ‘천주의 아이들’은 14세 천성이라는 소년을 주인공으로 펼쳐진다. 소년의 눈으로 바라본, 그러면서 절망의 세상을 견디고 이겨낸 이야기이다.
“저의 집안이 천주교 집안인데다 작품 공간이 외할머니 집이 있던 곳이라 남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늘 관심은 있었지만 차일피일 미루다 어느 순간 작품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김 작가는 자신 또한 천주교 신자이며 가족 모두 천주교 신자라고 했다. 그는 “나만 성당에 나가질 않다가 군대에 가서야 내무반을 탈출할 목적으로 성당에 나갔다”며 웃었다.
이번 작품이 김 작가에게는 천주교에 대한 일말의 ‘부채의식’이 투영된 소설인 듯했다.
소설을 쓰는 동안 “배교자도 있었고 밀고도 있었다고 들었지만 또한 잘못 알려진 부분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연구를 하는 자세로 작품을 창작하다 보니 정해박해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소중한 기회였다”고 그는 강조했다.
당초 이번 작품은 동화로 발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발간이 여의치 않았고 “출판사로부터 동화를 청소년 성장소설로 바꿀 수 있느냐”는 의뢰가 와서 다시 쓰게 됐다는 후문이다.
작품은 청송에서 태어난 찬성이가 곡성 옹기촌에서 성장하는 내용을 주 서사로 전개된다. 옹기촌은 천주교인들이 박해를 피해 숨어든 마을이다. 찬성이 부친은 을유박해 당시 죽임을 당했고, 이때 생존한 이들이 곡성으로 내려와 집단 거주를 하게 된다.
그러나 정해박해로 일부는 피신해 목숨을 건지지만 많은 사람들이 관아로 끌려가 고초를 당하거나 감옥에 갇힌다. 이들마저도 기해박해가 발발하면서 처형된다.
어른들의 수감, 죽임 속에서도 찬성이를 비롯한 아이들은 다행히 목숨만은 보존한다. 아이들은 막막함 속에서도 옹기촌을 재건하며 삶에 대한 불씨를 지펴나간다. 결국 찬성이는 마을 지도자가 되고, 희망의 서사를 써나게 된다.
김 작가는 글을 쓰는 동안 “이야기 중심지인 정해박해 터를 여러 번 다녔으며 옹기조각을 주워오기도 했다”며 “천주교 박해 관련 공부는 물론 옹기 작업 과정에 대한 조사와 연구가 이번 창작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창작 외에 도깨비마을과 관련한 계획도 물었다. 그는 3월부터 도깨비마을 숲 활동을 시작하는데 “다양한 프로그램 진행과 맞물려 도깨비마을은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활짝 피어난 꽃들로 변한다”고 했다.
한편 김 작가는 제3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아동문학평론’ 동시 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지금까지 ‘도깨비가 꼼지락 꼼지락’, ‘도깨비가 그림책 읽는 법’ 등 작품집과 동시집 ‘호랑이는 내가 멋있대!’, 인문서 ‘사라져가는 우리의 얼 도깨비’, 창작동요음반 ‘동요로 읽는 그림책’ 등을 펴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곡성성당이 있던 자리는 예전의 천주교 신자들을 박해하고 가뒀던 감옥이 있던 곳이다. 지난 1958년 정해박해 진원지인 옥터성지에 성당이 건립됐다. ‘한 알의 밀알이 떨어져 썩으면 많은 열매를 맺고’라는 성경의 구절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곡성 도깨비마을 촌장인 김성범 동화작가가 펴낸 ‘천주의 아이들’(청동거울)은 참혹한 현실에서도 꿈을 버리지 않고 살아가는 이들을 그렸다.
정해박해를 토대로 한 작품은 이에 앞서 지난 2023년 김탁환 소설가가 ‘사랑과 혁명’(해냄)이라는 장편소설을 펴낸 바 있다. 자료를 토대로 서사적 상상력을 직조해 완성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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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도깨비마을 촌장 김성범 동화작가 |
김 작가는 자신 또한 천주교 신자이며 가족 모두 천주교 신자라고 했다. 그는 “나만 성당에 나가질 않다가 군대에 가서야 내무반을 탈출할 목적으로 성당에 나갔다”며 웃었다.
소설을 쓰는 동안 “배교자도 있었고 밀고도 있었다고 들었지만 또한 잘못 알려진 부분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연구를 하는 자세로 작품을 창작하다 보니 정해박해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소중한 기회였다”고 그는 강조했다.
당초 이번 작품은 동화로 발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발간이 여의치 않았고 “출판사로부터 동화를 청소년 성장소설로 바꿀 수 있느냐”는 의뢰가 와서 다시 쓰게 됐다는 후문이다.
작품은 청송에서 태어난 찬성이가 곡성 옹기촌에서 성장하는 내용을 주 서사로 전개된다. 옹기촌은 천주교인들이 박해를 피해 숨어든 마을이다. 찬성이 부친은 을유박해 당시 죽임을 당했고, 이때 생존한 이들이 곡성으로 내려와 집단 거주를 하게 된다.
그러나 정해박해로 일부는 피신해 목숨을 건지지만 많은 사람들이 관아로 끌려가 고초를 당하거나 감옥에 갇힌다. 이들마저도 기해박해가 발발하면서 처형된다.
어른들의 수감, 죽임 속에서도 찬성이를 비롯한 아이들은 다행히 목숨만은 보존한다. 아이들은 막막함 속에서도 옹기촌을 재건하며 삶에 대한 불씨를 지펴나간다. 결국 찬성이는 마을 지도자가 되고, 희망의 서사를 써나게 된다.
김 작가는 글을 쓰는 동안 “이야기 중심지인 정해박해 터를 여러 번 다녔으며 옹기조각을 주워오기도 했다”며 “천주교 박해 관련 공부는 물론 옹기 작업 과정에 대한 조사와 연구가 이번 창작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창작 외에 도깨비마을과 관련한 계획도 물었다. 그는 3월부터 도깨비마을 숲 활동을 시작하는데 “다양한 프로그램 진행과 맞물려 도깨비마을은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활짝 피어난 꽃들로 변한다”고 했다.
한편 김 작가는 제3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아동문학평론’ 동시 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지금까지 ‘도깨비가 꼼지락 꼼지락’, ‘도깨비가 그림책 읽는 법’ 등 작품집과 동시집 ‘호랑이는 내가 멋있대!’, 인문서 ‘사라져가는 우리의 얼 도깨비’, 창작동요음반 ‘동요로 읽는 그림책’ 등을 펴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