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몽테뉴로 돌아가다(클로드 레비스트로스 지음, 고봉만 옮김)=20세기 인류학의 거장 레비스트로스의 미발표 강연록을 엮었다. 그가 흠모했던 사상가 몽테뉴는 일찍이 신대륙의 원주민 사회를 관찰했던 민족학의 선구자다. 젊은 교수 시절의 강연에도 원숙한 생애 후반기에도, 그는 변함없이 몽테뉴를 다뤘다. 어떤 르네상스 이론가보다 유럽인이 원주민에게 저질렀던 악행을 비판했던 몽테뉴는 문명과 야만이라는 서구적 이분법에 균열을 낸다. <이른비·1만5000원>
▲짜증나니까 퇴근할게요(메리엠 엘 메흐다티 지음, 엄지영 옮김)=다섯 차례 면접 끝에 유한회사 준법감시팀 인턴이 된 메리엠. 설렘 반 긴장 반으로 출근한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복사기와 전화기뿐이다. 사수조차 그녀의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지 않는 상황에서 출퇴근 왕복 3시간, 쥐꼬리 월급을 받으며 경력 3년을 채우기 위해 참고 또 참는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녀를 가만두지 않는다. 무능한 팀원들의 추태도 월급에 포함된 것일까. <달·1만8000원>
▲어느 고독한 농부의 편지(이동호 지음)=삶은 자연이나 계절과 같이 언제나 돌고 돈다. 농부는 전년도 겨울의 기후를 통해 올여름의 기후를 미뤄 짐작하곤 한다. 봄이 되면 씨를 파종하고, 열매 맺기를 기다리는 등 농사란 시기를 기다려야 꽃을 틔우는 인생과 닮았다. 비가 많이 오거나 때론 가뭄이 심해도 매일 새벽이면 농부들은 논밭으로 다시 향한다. 촌에 사는 즐거움, 죽음에서 발견하는 가치 등을 편지 형식으로 전한다. <책이라는신화·1만7000원>
▲화폐 기술의 미래(한국조폐공사 지음)=한국조폐공사는 돈만 만드는 기관이 아니다. 조폐공사가 하는 일부터 걸어온 길, 화폐산업의 미래까지 차례로 살펴본다. 사양 산업으로 거론되는 화폐 제조는 현금 없는 사회의 도래 앞에 갈피를 잃고 있다. 50년 전 화폐 본부를 발족해 순수 우리 기술로 천원 권 제조를 시작했던 과거에서 페이류 기술이 도입된 현재까지, 조폐공사가 위기를 돌파해 온 방법을 짚어본다. <매일경제신문사·1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