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찔끔’·예금금리 ‘뚝’…은행 예대금리차 확대
2025년 03월 30일(일) 20:10
5대 시중은행 예대금리차 2월 기준 1.30~1.47%포인트
전북은행 8.45%p로 주요 은행 6.4배 수준…전국 최고
전국 은행들의 예대금리차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중순 금융당국의 압박 등으로 대출 가산금리가 소폭 하락하자,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하락 등을 명분으로 예금 금리를 더 많이 낮춘 탓이다.

특히 호남권 대표은행인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의 예대금리차는 타 은행들과 비교해 매우 컸으며, 광주은행의 경우에는 수개월째 그 차이를 좁히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예대금리차는 은행이 돈을 빌려주고 받는 대출금리와 예금자에게 지급하는 금리 간 격차로, 예대금리차가 클수록 산술적으로 이자 장사를 통한 이익도 그만큼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30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주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예대금리차는 2월 기준 1.30~1.47%포인트(p) 수준으로 집계됐다.

해당 예대금리차는 정책서민금융 상품을 제외한 수치다.

전국 시중은행 및 지방은행을 통틀어 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은행은 전북은행이다. 전북은행 예대금리차는 2월 기준 8.45%로, 주요 시중은행의 6.4배 수준이었다.

은행별로 보면 전북은행에 이어 제주은행(2.41%p), 한국씨티은행(2.36%p), 광주은행(2.18%p), 토스뱅크(2.16%p) 등의 순이었다. 통상적으로 고객 수와 자금 규모가 큰 시중은행이 지방은행보다 예대금리차가 낮게 나타나지만, 예대금리차가 2%대를 넘어선 지방은행은 전북은행, 제주은행, 광주은행 등 3개 은행에 불과했다.

광주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예대금리차를 좁히기 위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광주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7월만해도 2.68%p에 달했지만, 10월(1.99%p), 11월(1.72%p)까지 지속 하락했다. 이는 지역민의 가계대출 및 대출 연체율 부담 완화를 위해 가계대출금리를 6.47%에서 5.41%까지 낮췄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후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가계대출 금리를 소폭 올리면서, 예대금리차 역시 2% 초반까지 다시 벌어진 상황이다.

주요 5대 시중은행 중에선 NH농협의 예대금리차가 1.47%p로 가장 높았고, 신한·하나(1.40%p), KB국민(1.33%p), 우리(1.30%p) 순으로 집계됐다. 이 중 NH농협과 하나·KB국민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전월 대비 각각 0.01%p, 0.03%p, 0.04%p 커졌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한달새 각 0.02%p, 0.04% 감소했지만, 지난해 8월부터 예대금리차는 확대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수도권 주택 거래 관련 주택담보대출 급증으로 인해 대출 수요를 줄이기 위해 가산금리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대출금리가 상승했지만 아직 충분히 하락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하나은행의 2월 예대금리차(1.40%p)는 관련 공시 자료가 존재하는 2022년 7월 이래 2년 7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밖에 KB국민은행(1.33%p), NH농협(1.47%p) 등도 1~2년만에 가장 크게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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