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군이 추진하는 함평항 개발사업에 대해 인근 무안군과 영광군 어민들이 어업피해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나서 지자체간 갈등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8일 함평군에 따르면 함평군 손불면 학산리에 있는 함평항에 2010년 11월까지 27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방파제 건설을 비롯해 접안시설 확충, 항로 준설 등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장기간의 퇴적작용에 따라 대형 사구(砂丘)가 만들어지면서 어선의 운항이 어렵고 해저 층에 쌓인 어업폐기물 등으로 어로활동에 지장을 초래, 함평항이 사실상 어항기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여름철 태풍 등이 발생하면 함평군 관내 5개 어촌계의 어선 140여 척이 대피할 수 있는 어항이나 방파제가 마련되지 않아 매년 1∼20척이 전파 또는 반파되는 재산피해를 보는 실정이어서 이를 해결하려는 목적이 크다.

함평군은 어민들을 중심으로 어업기반시설 확충과 정주 어항 육성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방파제와 물양장, 진입도로, 항로 준설 등을 통해 다목적 기능항으로 개발할 계획을 세우게 됐다.

그러나 함평만 주변 대규모 준설을 포함한 개발계획이 발표되자 무안과 영광 등 인근 해역 어민들이 생태계 파괴와 어획량 감소 등을 주장하며 크게 반발하고 무안군도 주변 해역 어민들의 의견수렴을 요청하는 협조공문을 함평군에 보내는 등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함평항에서 각각 1.3㎞와 2.4㎞ 떨어진 곳에 있는 영광 향하도와 무안 도리포 주민들을 중심으로 항로준설을 통한 무분별한 모래 채취가 이뤄지면 생태계가 파괴되고 보리새우 등 어획량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는 주장이 강하게 나오고 있다.

인근 지역 주민들의 이 같은 반발에 대해 함평군은 목포대 갯벌연구소에 용역을 의뢰해 어업피해 영향조사를 한 결과 함평항이 있는 학산어촌계 이외에는 어업피해가 없는 것으로 나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또 항로를 준설하면서 소규모 구획으로 나눠 어업피해가 없도록 작업시기를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부유물질 확산을 막는 방지막을 설치하는 등 생태계 파괴를 최소화한다는 입장이다.

함평군 관계자는 “현재 함평만 수심이 얕아 썰물 때 바다에 나가려면 방수복을 입고 뻘밭을 50여m 걸어나가야 배를 탈 수 있는 형편”이라며 “다음달까지 피해보상을 마무리하고 오는 11월부터 김 포자 등에 피해가 없는 시기를 선택해 본격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함평=황운학기자 hw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