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군이 추진하고 있는 농공단지 부지 조성사업 과정에서 축산농가의 폐기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여기에서 발생한 침출수와 석면 등이 인근 토양과 하천을 오염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6일 무안군 등에 따르면 군은 청계면 송현리 일원에 88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30만3천771㎡(10만여평) 규모의 제 2청계 농공단지를 조성, 농수산물 가공·제조업체와 조선기자재 관련업체들을 입주시키기로 했다. 특히 농공단지 주변에 공원과 완충녹지 등을 만들어 친환경단지로 꾸밀 계획이었다.

그러나 부지내 C모 농장의 폐기물을 처리하면서 말썽을 빚었다. 축사바닥에 깔았던 쌀겨와 침출수를 먼저 처리한 뒤 농장건물에서 나오는 1급 발암물질인 폐석면을 분리수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해 환경오염을 자초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이로 인해 폐석면과 쌀겨 등이 뒤섞인 침출수가 인근 마을의 논밭으로 흘러들었는가 하면, 지방하천인 용계천 배수로는 물론 하류에 위치한 청계 간척지까지 오염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환경전문가 H씨는 “농장에서 나온 침출수와 폐석면 가루로 인해 농작물과 물고기·조류 등이 오염될 경우 먹이 사슬을 통해 다시 인체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관리감독기관인 군이 책임있는 대처를 했어야 옳았다”고 지적했다.

청계면 주민들은 “아무리 개발도 중요하지만, 1급 발암물질인 폐석면에 대한 주의가 너무 소홀했던 것 아니냐”며 “철저한 지도감독을 통해 이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하되, 책임을 질 사람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무안군 관계자는 “폐석면과 그 밖의 건축물에 대한 처리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환경부는 국민건강 및 생태계 위해성 예방 차원에서 지난해 1월부터 지정폐기물 관리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통해 관리기준을 강화했으며, 노동부도 폐석면 함유물질(중량비율 1% 이하 제외)을 제조·사용하거나 해체·제거하고자 하는 자는 미리 노동부장관(산업안전보건)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무안=김민준기자 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