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섬의 62%(1964개)를 차지하는‘섬의 천국’, 전국의 50%(리아스식 해안 6419㎞)에 이르는 광활한 해안선, 세계 5위로 전국의 44%(서남해안 갯벌 1037㎢)를 차지하는 천혜의 갯벌, 초속 6∼8m의 바람이 부는 풍력발전의 최적지’

과거 ‘굴뚝 산업’만 중시되던 시절 ‘버려진 땅’ 취급을 받았던 전남이 갖고 있는 천혜의 해양·관광 자원이다.

전남이 도처에 널려 있는 다양한 관광자원을 엮어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아껴놓았던’천혜의 자연 환경을 바탕으로 21세기 해양·관광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마련하고, 하드웨어(기반시설)와 소프트웨어(관광프로그램)를 동시에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쉬운 것이 아니다. 수려한 관광자원이 널려 있으나 교통과 숙박시설 측면에서는 여전히 열악한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계층 및 소득 수준에 따른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는 시설들을 우선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이며, 수려한 해양 및 관광자원이 ‘미래 지속가능’하도록 해야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기업들의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갈 길 바쁜 전남의 발목을 잡고 있다.

◇경쟁력 갖춘 관광자원이 미래 성장동력=‘비교우위의 관광자원은 전남의 성장동력이다’. 박준영 전남지사가 틈만 나면 강조하는 사항이기도 하다. 섬과 해안선, 갯벌 이외에도 국립공원 5개(전국의 38.5%), 도립공원 6개, 지정관광지 28곳, 관광단지 4개, 관광특구 2곳, 문화재 1070개, 전국의 아시아 최초로 지정된 슬로시티(완도 청산도·신안 증도·담양 창평·장흥 유치)까지 어느 지역 못지않은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로인해 전남으로 발길을 돌린 관광객들만 지난해 9273만7533명에 달한다. 지난 2008년(9209만1681명), 2007년(8352만6801명)에 비해 조금씩 증가하고 있으나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가지고 있는 자원에 비해 찾은 이의 수가 적다는 것이다.

전남도는 단순한 볼거리 제공에만 그치는 게 아닌, 차별화를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을 마련해 추진중이다.

우선, 세계 3대 스포츠이벤트인 F1(포뮬러원) 국제자동차대회와 2012여수세계박람회,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등 대규모 국제행사를 끊임없이 유치함으로써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어지게 한다는 구상이다. ‘영암·해남 관광레저형 기업도시(J프로젝트)’개발을 추진하면서 남해안을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로 만들어 나가기 위한 구상도 정부 정책과 맞물려 진행하고 있다. J프로젝트의 경우 해남 산이면과 영암 삼호읍 일대 총 87.9㎢(2천660만 평)를 삼호·구성·삼포·부동 지구 등으로 나눠 복합관광도시로 조성하는 사업.

특히 모두 16개 시·군(광양·순천·여수·고흥·보성·장흥·강진·해남·진도·영암·목포·신안·함평·영광)이 해당되는 남해안 관광 활성화 방안은 각 지역별 역사자원과 문화 인프라 등을 살려 종합 체류형 관광지대나 해양레포츠산업, 판타지 아일랜드 등으로 조성해 관광·휴양 클러스터로 거듭나게 한다는 전략이다.

해양관광객 수요 증가 및 2020년 28만명에 이르는 등 한국 크루즈 시장 규모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광양∼일본간 크루즈 항로를 개설하는 등 한·일간, 한·중간 관광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계획도 추진되고 있다.

◇‘빛바랜 청사진’되지 않아야=전남도가 과거 천덕꾸러기로 취급받던, 열악한 지리적 여건을 ‘뒤집어’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발버둥치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우선 숙박·교통시설 등 열악한 인프라 구축 상황은 더디기만 하다. 전남도는 지난 2004년 이후 호텔·리조트 등 건립을 위해 모두 24곳과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현재 실현된 것은 2곳에 그치고 있다. 슬로시티로 지정된 청산도의 경우 2년이 넘도록 여지껏 단체 관광객들을 위한 고급 펜션 하나 없다. 이뿐만 아니다.

1900개가 넘는 섬을 관광자원으로 삼겠다는 구상도 더디다.

민간투자를 진행했던 17개 섬 가운데 관광객이 머물 고급 숙박시설이 건립된 지역은 증도 한 곳이 유일하다. 지금껏 투자 협약을 체결한 ▲자은도(펜션·기업관 등 598억원) ▲도덕도(펜션 및 콘도 1071억) ▲임자도(펜션, 에너지파크 등 441억원) ▲지도(해수온천·펜션·갯벌체험장 등 750억원) ▲낭도(호텔·콘도 등 타임머신 아일랜드 조성 2053억원) ▲백야도(콘도·컨벤션센터·범선이벤트호텔 등 3500억원) ▲신지도(해양리조트 80억원) 등은 제자리 걸음이다.

증도도 2단계로 마련된‘증도 건강휴양단지 건설계획’의 경우 땅값 급등으로 사업 착공 시기는 불투명하다.

전남도가 오는 5일부터 잠재적 투자자 등 50여명을 대상으로 해양 관광개발 투자 촉진 설명회를 갖는 것도 미진한 투자를 이끌어내보자는 의도에서다.

전남이 103개 지구에 연륙·연도교를 건설해 섬과 섬, 섬과 뭍을 연결하겠다는 구상도 진척 속도는 더디다. 39개 지구가 완료됐을 뿐 26개 지구가 계획을 수립했거나 공사가 진행중이다. 그나마 하의∼신의간 연도교(1.3㎞) 등 18곳만 공사가 추진중이다.

열악한 인프라가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어들이지 못하는데다, 천혜의 자원을 100% 활용할만한 자금도 풍부하지 못하다는 점에서 자칫 ‘장밋빛 청사진’이 될 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이에따라 전남이 해양·관광의 중심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을 대폭 이끌어내기 위한 설득 논리를 개발하는 한편, 기업들이 전남에 눈을 돌릴 수 있도록 지속적인 홍보와 마케팅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전남 주요 관광 지원

국립공원 5개소(2533㎢) - 전국의 38.5%>

도립공원 6개소(128㎢) - 전국의 12.2%.

지정 관광지 28개소-전국의 11.9%.

관광단지 개발 4개 - 전국의 10.3%.

관광특구 <구례·목포>- 전국의 7.4%

해수욕장 65개소 - 전국(330개소)의 19.7%

자연휴양림 10개소 - 전국(112개소)의 9%.

공룡화석지-해남·보성·여수·화순 등 4개소

갯벌 1037㎢ - 전국의 41.7%

철새도래지 37개소

문화재 1070점 - 전국(1만216점)의 10.4%

/김지을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