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미하다”, “안전하다”, “영향없다”는 정부와 핵산업계의 일본 후쿠시마핵발전소사고와 방사능 영향 발표에 대해 시민들이 약간의 오해를 하고 있는 듯합니다.

정부의 발표에는 4음절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의미전달에 있어 약간의 온도차와 오해가 발생한 것 같습니다. 정부의 표현방식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시민들의 책임도 있으니, 세심하지 못한 표현에 대해 책임을 묻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일본 후쿠시마핵발전소사고와 방사능 영향 등에 대한 정부 등의 발표에서 생략된 4음절을 세심하게 붙여 정정해보자면 “지금 당장 미미하다”, “지금 당장 안전하다”, “지금 당장 영향없다”입니다. “지금 당장”이 생략되어 있었습니다. 이제야 정부의 발표가 한결 신빙성 있어 보이고, 책임 있게 느껴집니다. “지금 당장”이란 4음절 때문에.

지금 당장 영향이 미미하고, 지금 당장 책임져야할 상황이 없어서, 혹은 에너지정책과 시스템의 오류를 숨기기 위한 ‘바다 건너 핵 구경’이라면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 당장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의 대책과 대응 또한 미미합니다. 지금 당장이 아니기 때문에 후쿠시마핵사고와 방사능의 위험과 영향에 대한 모든 책임이 이제 시민 스스로의 몫으로 전가되었습니다.

조금 까칠하게 표현해보자면 ‘급사(急死)하느냐? 않느냐?’에 따라, 다시 ‘책임질 것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정부의 대응과 정책은 결정되고 있습니다. 현재 후쿠시마핵사고의 영향에 대해 우려할 시점은 결과가 나타날 수년 내지 수십 년 후가 아니라 지금 당장입니다.

또한, 일부에서는 방사능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와 공포를 국가전복, 사회불안 조장 등을 운운하며 매도하고 있다. 방사능의 위험과 영향에 대한 책임을 시민에게 전가하고 시민의 건강과 생명에 대한 의무를 반기하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나온 말이라 당황스럽습니다. 이러한 철부지들(?) 때문에 시민들은 더욱 혼란스럽고 극성스러워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건강과 생명에 대한 극성스러움을 색칠하고 있는 일부의 극성스러움이 후쿠시마핵사고에 대한 대응과 잘못된 핵사랑(?) 에너지정책을 변화시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핵에 대한 잘못된 사랑은 막대한 경제적 지원과 막가파식 정책적 지원으로 이어졌습니다.

우리가 내고 있는 전기료 중 3.7%가 전력산업기반기금으로 조성되고 연간 약 100억 원이 핵을 홍보하는데 쓰이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잘못된 핵사랑은 공정하지 못한 지원과 강요를 초래하고 결과는 지금 후쿠시마핵사고와 방사능에 대한 시민들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귀결되고 있습니다. 또한, 핵 일변도의 에너지정책과 시스템의 실패를 인정하지 못하는 정부는 시민의 건강과 생명에 대한 무책임한 대응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극성스런 걱정과 공포는 단지 지금당장의 후쿠시마핵사고와 방사능의 유출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가동되고 있는 21기의 핵발전소와 정부가 고수하고 안전하다고만 강조하는 핵에 대한 잘못된 사랑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시민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의 책무는 그 어떠한 가치보다 우선합니다. 핵에 대한 정책적 결정은 경제적 가치 등을 이유로 정치적으로 결정될 문제가 아닙니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해 극성스러워질 것을 간절히 바랍니다. 지금 당장!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지속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은 시민들의 의지와 행동도 필요합니다. 역시나 극성스럽게, 지금 당장!!

/박상은 광주환경운동연합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