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현재 한국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의 수는 2만 명을 넘어섰으며, 이중 광주에 정착하고 있는 북한이탈주민 약 600여 명은 한국 사회 내의 소수 집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탈북과 한국 입국의 주요 동기는 1995년 이후 북한의 극심한 식량난, 북한 정치체제에 대한 환멸, 외부사회에 대한 정보획득, 경제적 악화로 인한 북한사회의 기강 회의, 그리고 가치관의 변화 등이다.

북한이탈주민들은 탈북 후 한국에 안전하게 입국하기까지의 과정에서 겪는 육체적, 정신적 고통과 함께 입국 후 겪는 언어적, 경제적 문제 등의 스트레스로 인하여 심각한 신체적인 질병과 정신적 고통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전혀 다른 체제와 환경 속에서 누구의 도움도 없이 적응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제 북한이탈주민들은 엄연한 우리 사회의 한 일원이 되었으며 그들이 안고 있는 문제는 바로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사회적인 이슈이다. 이는 정부에서만 관심을 가질 문제가 아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이들이 한국인으로 꿈을 성취하고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다각적인 지원해야 한다.

특히 1990년대 들어오면서 급증하기 시작한 북한이탈주민들은 분단시대의 한국사회를 새롭게 성찰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이다. 북한이탈주민이 남한 사회에 정착한 것은 본격적인 통일에 앞서 민족통합을 미리 준비하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통일을 준비하는 우리 민족에게는 좋은 기회이다.

북한이탈주민들이 급증한 이래 정부의 획일적인 노력만으로 효과적인 통합을 기대하기 어려워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협력체계가 구축됐고 민간단체들 역시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하였다.

이런 맥락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북한이탈주민들이 진정 남한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의료, 취업, 교육지원을 통해 북한이탈주민들의 빠른 정착을 위한 지원이 적극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민관이 공동으로 노력하여 북한이탈주민이 우리 사회에 건강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그리고 북한이탈주민들을 우리 사회에서 단지 복지지원의 수혜대상, 취약계층이라는 인식을 넘어서, 이들이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구성원이며, 향후 통일 미래를 준비하는 데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긍정적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는 데 노력해야 한다. 결국, 북한이탈주민의 문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문제가 아니라 온 사회가 관심을 가지고 협력해 나가야 할 중차대한 과제다.

지난 4월 21일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과 광주새터민건강복지센터는 공동으로 북한이탈주민의 지역사회 정착을 다각적으로 지원하고자 ‘북한이탈주민의 성공적인 정착과 맞춤형 지역 적응 활성화 방안’이라는 주제로 제1차 권역별 세미나를 개최하였다. 이번 세미나는 ‘북한이탈주민의 국내정착’과 ‘북한이탈주민 맞춤형 지역적응 활성화 방안’의 주제 발표에 이어 지역사회에서 실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전략 방안에 대한 자유 토론을 하였다.

세미나를 통해 북한이탈주민지원 관련 전문가 간 활발한 토론을 하였으며, 이런 기회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력하여 북한이탈주민의 지역사회 정착이 보다 쉬워지고 이들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의 노력뿐만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민간기관 간 적극적인 협력이 된다면 북한이탈주민들은 보다 빠르고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고, 한국사회의 사회적 비용을 줄임과 동시에 통일에 대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노인숙 광주새터민건강복지센터장·대불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