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한파로 봄철 대란이 우려됐던 양파와 배추가 무안지역에서는 오히려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가격폭락으로 판로를 찾지 못한 채 상품성이 떨어진 저장 양파와 배추가 불법 폐기되면서 토지오염 등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24일 무안지역 농가에 따르면 지역내 저온저장고에 저장했던 양파와 배추가 최근 들어 논과 밭에 불법으로 버려지고 있다.

불법폐기된 양파와 배추는 지난해 겨울 이상기온으로 작황이 부진하면서 봄철에 가격이 폭등할 것으로 예상한 중간 유통업자 등이 저온저장고에 보관해 둔 것이다.

하지만 가격 폭락으로 운반비도 건지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고 상품성이 떨어지자 일부 업자 등이 보관된 양파와 배추를 논과 밭에 무단으로 폐기 처분하고 있다.

한 농민은 “일부 업자들이 t당 7만∼8만 원에 달하는 처리비용을 아끼기 위해 불법으로 폐기하는 것은 오래된 관행”이라며 “올해에는 봄철 한몫 잡으려던 중간업자들의 예상이 빗나가면서 불법적인 처리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무안군은 올 들어 7건을 적발해 1건을 경찰에 고발하고 6건은 과태료 등을 부과했다.

실제로 최근 한 저온저장고에 보관된 양파와 배추 100여t이 운남면의 논과 밭에 무단으로 폐기됐다 적발돼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생산자인 농민이 배추밭을 갈아엎는 경우는 ‘부산물’로 보지만 중간상인이 이번처럼 버린 경우는 ‘사업장 폐기물’로 적용한다. 이는 ‘폐기물법’ 13조(사업장 기준) 위반에 해당돼 2년 이하 징역또는 1000만 원 미만 벌금이 부과된다.

무안군 관계자는 “농산물 폐기물에 대한 농민들과 화주 등의 인식 결여에 의한 것으로 지속적인 단속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부취재본부=김민준기자 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