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6월 14일 오는 2012년부터 초·중·고등학교에서 주 5일제 수업을 전면시행한다고 밝혔다. 7월부터 주40시간 근무제가 5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되면서 학교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미 주 5일 수업을 위해 2006년부터는 월 2회 주 5일 수업제를 실시했다. 이 정책으로 205일 내외로 운영되던 수업일수는 190일 이상으로 조정된다. 수업시수는 현행처럼 유지하기 위해 하루 교시가 늘어나게 됐다.

하지만 농촌과 도시의 비정규직, 자영업자, 맞벌이 부부 등 20% 계층이 토요일 휴무와 무관하다. 과연 모든 지역의 학교가 주 5일 수업준비가 되었는지 묻고 싶다. 학교는 공공성을 지닌 기관이고 모든 학생들을 보살펴야 한다. 특히 전남과 전북 농촌이 걱정스럽다. 도시는 많은 청소년기관과 사회적 기관이 있어 체험프로그램 등 학습에 도움이 되는 곳이 많지만 농촌지역에서는 찾기 힘들다.

그리고 ‘토요 돌봄교실’도 원하는 학생에 한에서 실시하고 있는데 어떤 학생이 토요일에 학교에 나온다고 손을 들까!

앞으로 중·고등학교는 사교육 시장이 확장될 것이다. 주말을 겨냥한 새로운 사교육 시장이 만들어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토요일 휴무가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이 미칠까? 누구를 위한 토요일 휴무인지 묻고 싶다.

물론 아이들에게 휴식을 주는 것은 매우 필요하다. 한국 학생들처럼 교육노동 강도가 센 나라는 없다. 토요일이 방치가 아닌, 컴퓨터 앞에서 게임을 하는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닌, 건전한 놀이로 혹은 스스로 놀이를 찾을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줘야 한다. 지금 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는 ‘토요 돌봄교실’과 ‘토요 방과 후 교실’이 프로그램다양화를 꾀해 많은 아이가 창의적 체험활동을 할 수 있게 노력해야한다.

더욱이 집중 이수제가 도입되면서 국영수로 몰린 학교현장에서는 토요일 프로그램을 어떻게 만드는가에 따라 창의적이고 특기와 끼를 발산하는 교실로 만들 수 있다.

초등학교 돌봄이 단순히 학업성취도평가를 위한 단순 문제풀이로 가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 놀이(요리, 스포츠, 미술, 실용음악 등)로 아이들이 가고 싶은 토요교실이 되어 보육과 교육 두 가지를 충족시켜야 한다. 그리고 중학교는 청소년 프로그램으로 지역사회의 기관과 연계해 더욱 풍부한 프로그램으로 다가가야 한다.

자원봉사, YMCA, 흥사단, 문화의집, 직업교실, 실용음악, 동아리활동 등을 적극 지원해서 스스로 참여하는 ‘토요 방과 후 교실’을 운영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토요 방과 후 교실’과 ‘토요 돌봄교실’을 수익자 부담으로 가는 것은 옳지 않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 모든 예산을 지역교육청과 수익자 부담으로 돌리고 있다. 의무교육인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주 5일제에 의한 ‘토요 방과 후·돌봄교실은’ 보편적 교육복지 차원에서 국가와 지역에서 책임져야할 부분이다.

교육의 기회는 균등하게 제공되어야한다. 학교에서 학생들의 출발선이 달라진다면 우리 사회는 점점 부익부 빈익빈의 폭이 넓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의미에서 농촌과 자영업자, 맞벌이 부부들을 위해 토요일 방과 후와 돌봄 교실은 국가와 지역교육청이 함께 지원하되 수익자 부담을 없애거나 낮은 금액으로 부담을 줄여야 할 것이다.

주 5일제 수업으로 방치되는 아이들이 늘어나거나 또 다른 사교육시장이 만들어져 아이들이 국영수 중심의 주입식교육을 받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교육네트워크 교육과학기술부와 교육청이 프로그램과 예산지원으로 학생들이 가고 싶어하는 학교 학부모들이 믿고 보낼 수 있는 ‘토요 방과 후 학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최선아 참교육학부모회 광주 교육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