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소년수련관과 문화의 집을 중심으로 댄스, 밴드, 코스튬프레이, 연극, 뮤지컬 동아리들이 결성되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많은 청소년들이 동아리 활동을 통해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청소년 동아리를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도 존재한다. 이들 동아리들이 지나치게 문화·예술에만 치중하다보니 청소년들이 종합적인 사고를 가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청소년 단체의 역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과거 청소년 단체의 활동은 농촌계몽운동(60년대), 사회개발운동(70년대), 반독재 민주화운동(80년대), 참교육 학생운동(90년대) 등 사회적인 문제를 직접 다루고 있다.

세계 최초의 NGO는 1844년 영국에서 탄생한 YMCA다. 한국 최초의 NGO 또한 1903년 만들어진 황성기독교청년회(현재의 서울YMCA)다. 광주YMCA도 지난해에 창립 90주년(1920년에 창립)을 맞이했다.

광주YMCA 창립 이전인 1911년 당시 숭일학교YMCA(지금의 숭일고)가 창설되었다. 광주에 숭일학교Y 창립을 기준으로 할 때 올해가 정확히 청소년YMCA 창립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HI-Y는 1952년에 광주제일고, 광주공업고등학교, 숭의고등학교, 광주사범학교 등에서 창립되었으며, 당시 HI-Y의 목적은 ‘학교, 가정, 사회 안에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높은 생활수준을 창조·유지·발전시키고자’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클럽의 목적을 구현하기 위한 강령으로서 깨끗한 언어(Clean Speech), 깨끗한 운동정신(Clean Sportsmanship), 깨끗한 학문(Clean Scholarship), 깨끗한 생활(Clean Living) 등이 있었다.

1950년대의 구호지만 지금에 대입해도 전혀 무리가 없을 정도로 시대를 앞서 나가는 강령이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또 광주고Y(1953), 조대부고Y(1954), 농업고Y(1954/현 자연과학고), 상업고Y(1954/현 동성고) 등이 창립되어 경로원 위문행사와 토론 등의 자치활동을 하며 활발한 활동을 전개했다.

‘청년지’ 1958년 5월 10일자에는 “광주고 HI-Y 클럽은 근래 진지한 토론 프로그램으로 귀중한 클럽생활을 지내고 있는데 이종수 선생 지도하에 ‘학생과 도의’라는 주제 아래 ‘학생과 교육기구’, ‘학생과 교사’, ‘학생과 학우’라는 문제로 나누어 사색과 실천의 좋은 시간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는 글이 실려 있다.

고등학교 학생들의 자치활동으로서 ‘고교-Y’는 시대적 과제를 중심으로 그 역할을 담당하여 오다가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급격하게 해체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30년, 40년 넘는 오랜 전통클럽들이 입시위주의 교육정책이 강화되면서 청소년 자치 및 클럽활동이 제약을 받게 되고 학교와 학원이라는 쳇바퀴 안에서 돌다가 급기야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이 지금의 불편한 현실이다.

청소년들이 댄스 동아리에 집중하는 것도 시대정신이라고 하면 딱히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지나온 역사에서 청소년들이 결코 그 시대의 소명을 외면하지 않았듯 우리 사회가 좀 더 다양성을 바탕으로 창조적이고 주체적인 청소년을 기르기 위해서는 다시금 전통을 바탕으로 지금 시대에 맞는 청소년의 클럽활동을 재창조해야 하지 않나 생각해 본다.

올해로 광주에 청소년YMCA 창립 100주년을 맞이하여 청소년의 자치와 동아리 활동을 통해 꿈을 찾고 청소년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꿈꿔본다.

〈이재웅 광주YMCA 청소년팀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