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인권(障碍人 人權)은 장애인이 일반인과 동등한 대우를 받기 위한, 인권의 확장된 개념이다. 장애인도 인간의 존엄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기본적인 권리를 주장하고 대우받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건강권, 거주 이주권, 접근권, 및 생활권, 노동권, 교육권, 이동권 및 보행권, 보육권, 문화 향유권, 선거권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기본적인 권리들이 제대로 행사되지 못하고 있음은 실로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예컨대 이에 대한 현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장애인 인권의 현 위치 인권에 대한 생각 곧 인권감수성을 사람들이 갖게 되면서부터 차츰 나아지고 있으나, 아직 장애인시설, 특수교육분야에서도 비장애인과 동등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형편이다.

지난 8월 10일 광주시는 장애인생활시설 23개소에 거주하는 장애인 145명을 대상으로 인권실태를 조사했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참여한 장애인들은 자신들의 처지를 이렇게 이야기했다.

“휠체어가 있지만, 기어다니면서 운동하라고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 “밤 9시면 취침해야 한다. TV는 볼 수 있다. ” “아프면 참는다. 재활교사가 너무 바빠서 아프다는 이야기할 시간이 없다.” “아침에 일어나, 기도하고, 밥 먹고, 쉬었다가, 기도하고, 점심 먹고, 강당에 앉아 있다가 다시 기도하고, 저녁 먹고, 기도하고, 잔다.” “아침은 7시 30분, 점심은 12시에, 저녁은 5시에 먹는다.”

안타깝게도 이번 조사를 통해, 2005년 장애인생활시설의 모습과 6년 뒤인 오늘의 모습이 거의 발전한 점이 발견되지 않았다. 기본적인 의식주에서 자유로운 선택이 보장되지 않고, 경제권과 종교 선택권이 주어지지 않는 시설이 있는가 하면, 외출도 자유롭지 않고, 거주인의 권리나 복지 관련 정보를 전혀 제공해주지 않는 시설도 적지 않았다.

예컨대 각 시설이 위치한 해당 자치구에 불법·부당행위 재확인과 재발방지를 위한 엄격한 행정처분을 권고토록 하였으며 감금 등의 중대한 인권침해가 발생한 2개 시설에 대해서는 시설폐쇄 및 시설장 교체를, 위생불량 및 재활서비스가 부족한 2개소는 개선명령 등 행정조치를 강력히 할 것을 요구했다.

또 하나의 인권침해 사례는 6년 전 광주 인화학교에서 발생한 아동장애인 성폭행 사건이다. 특히 인화학교의 성폭력사건을 다룬 영화 ‘도가니’ 열풍은 사회 전반으로 빠르게 번지며 화두가 되기도 하였다. 지난 2005년에 발생한 광주 인화학교 성폭행 사건을 접한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대부분이 가해자들에 대한 미온적인 처벌에 무엇보다도 분노하였다. 이렇게 의혹에 대한 전면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결국 경찰이 전면수사에 착수하기에 이르렀고 마침내 해당 학교 재단의 복귀반대와 해체 여부 또한 막바지에 이르게 되었고 국회에서는 사회복지법인의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도가니방지법을 발의할 예정이기도 하다.

위에서 언급한 사례처럼 장애인생활시설 내에서의 인권침해는 거주인 전체를 대상으로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되어 왔다. 대규모화되어 있는 장애인시설, 관리·감독의 부실, 감시·견제할 제도적 장치의 부재, 낮은 인권의식 등의 문제는 단순히 일부 시설에 대한 행정처분으로 그 문제가 모두 해결될 수 없으며 시설 내에서의 인권침해는 끊임없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사회복지사업법의 발의가 되기 전에 검토해야할 주요 내용은 첫째로 시설 내부에서 시설생활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과 함께 법인 전반을 내부에서 감시할 수 있도록 시설운영위원회를 확대, 강화하여야 한다. 둘째로는 사회복지사업법에 사회복지법인의 공공성과 사회단체장의 투명성 제고뿐만 아니라 나아가 종합적이고 총체적으로 인권차원에서 접근하되 통합사회구현을 위한 근본적인 인권침해 발생근절을 위한 국가의 탈 시설 책임부여와 자립생활을 보장하는 기본원칙을 명시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이 속히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장경수 광주장애인총연합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