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일생 동안 허리 통증 없이 지내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그 통증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사람은 허리 통증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허리 통증의 원인은 흔히 듣는 디스크 질환부터 척추 관절 문제, 근육과 인대 손상, 면역계 이상 및 전신 질환까지 매우 다양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허리 통증 발생률이 서구 문화권에 비해 높은데, 그 이유 중에 하나는 좌식 생활 습관에 있다. 아직까지 식사를 바닥에 앉아서 하는 가정과 식당이 많이 있으며, 텔레비젼 시청을 할 때도 바닥에 앉아서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우리가 의자에 앉을 경우에는 상체 무게가 허리와 다리에 분산이 되지만, 바닥에 앉게 되는 경우에는 상체 무게 대부분이 허리에 집중되게 된다. 이 경우 허리 디스크 내 압력이 증가하면서 허리 통증 유발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외래에서 환자들이 침대에 앉거나 푹신한 방석에 앉는 것은 괜찮은지 질문을 하는데, 바닥이 딱딱한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체의 무게가 허리에만 집중되지 않고 발로 분산이 되는 지가 중요하다. 즉 푹신한 곳에 앉게 되면 엉덩이 주변 연부 조직들은 압력을 덜 받게 돼 이 부위는 좀 더 편할 수 있으나, 허리 디스크 내 압력 상승은 맨 바닥에 앉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 가능한 발이 바닥에 닿을 수 있게 앉는 것이 허리 디스크 내 압력 상승을 줄일 수 있다.

또 하나 우리나라에서 허리 통증 환자가 많은 이유는 쪼그려 앉아서 일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경우 허리 디스크 내 압력 상승과 함께 허리 관절 및 근육에도 무리를 준다. 아직까지도 상당수 가정에서 쪼그려 앉아 방바닥을 청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허리 통증 환자들이 가장 먼저 개선해야할 부분이다. 가능한 진공청소기나 밀대가 연결되어 있는 청소 도구를 이용해, 가능한 허리를 덜 숙이고 서서 청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대부분의 농사일이 쪼그려 앉거나 허리를 숙여서 장시간 일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을 중단하기가 힘든 경우에는 숙여서 일을 하는 중간 중간에 스트레칭을 해 허리 근육과 인대의 피로를 풀어줘야 한다.

필자는 허리 관리를 위한 최소한의 노력 세 가지를 강조하고자 한다. 첫째, 바닥에 앉지 말자. 둘째, 쪼그려 앉아서 일하는 것을 줄이자. 셋째, 30분에 한번 씩은 일어서서 허리를 앞뒤로 가볍게 스트레칭을 해주자. 이중에 가장 강조하고자 하는 부분은 세 번째이다. 모든 사람들이 일부러 허리를 아프게 하면서 일을 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다들 처한 상황이 허리에 무리가 있는 줄 알면서도 그것을 당장은 그만 둘 수 없어 참고 지내는 것이다. 심지어는 환자 스스로가 진통제 용량을 늘여 복용하면서 일을 하는 경우도 있으며, 치료를 받는 중에도 안정을 취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일을 하는 경우도 있다. 당장 일을 하지 않으면 생계가 힘든 환자에게 허리 숙여서 일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것은 그 환자에게는 설득력이 없다. 하지만 일을 하면서도 자주 스트레칭은 해줄 수는 있을 것이다. 한번에 20초 정도, 30분에 한번 씩은 가볍게 앞뒤로, 특히 뒤쪽으로 허리 스트레칭을 해주자.

이러한 노력이 별것 아닐 수도 있지만 장기간 했을 경우에는 그 차이는 뚜렷하다. 허리 통증의 대부분은 의료진들의 도움으로 일정 부분 해결해줄 수는 있지만, 환자 스스로 생활 습관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통증 재발이 반복적일 수밖에 없다. 수술도 마찬가지이다. 허리 수술을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통증이 재발하는 경우와 통증이 줄어들었지만 잔여 통증이 만성으로 가는 경우에는 환자의 수술 이전 생활 습관이 개선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백금성 광주새우리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