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가 시작되면서부터 인간의 가장 큰 욕망은 오래 사는 것과 많은 자식을 갖는 것이다. 이는 영양상태가 낮고, 의료환경이 발달하지 못한 시대에 당연히 생각할 수 있는 일이었다.

20세기 초만 해도 우리나라는 평균수명이 40세가 되지 못하고 보통 열 명 정도 출산을 하면 50% 이상 영·유아 때 사망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러나 지난 30년 동안 경제발전과 의료의 큰 발전으로 인해 우리나라 평균수명이 80세를 넘고, 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고령화 추세와 가장 낮은 출산율을 보이고 있다.

30년 전 70년대 후반부터 강력한 인구억제정책인 가족계획 여파로 출생인구의 급격히 하락했으며, 이후 여성의 학력 증가와 사회진출의 보편화, 양육의 어려움, 교육의 어려움 등이 겹쳐 출산율도 급락했다. 이것이 국가의 큰 위기이고 국가 발전에 엄청난 부담이 되고, 더구나 고령화 문제가 겹치면서 사회 전 분야에 엄청난 파장을 미치리라고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30년 전에는 1년에 출생인구가 70∼80만명 정도였는데 지금은 45만명 내외를 유지하고 있어, 앞으로 출산인구는 더 감소하리라 생각한다.

예를 들어 의료계에서도 산부인과, 소아과 등은 급격한 위축과 폐업이 이뤄지고 있으며 많은 초등학교들이 폐교 내지 학급 감축을 하고 있다. 이제는 중고등학교는 물론 대학도 심각한 구조조정의 물결에 휩싸이고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도 2014년에는 인구 7%가 65세 이상인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2026년경에는 인구 20%이상인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모든 문제를 젊은층이 짊어지고 감당해야 되는데, 이는 세대간 갈등을 유발하고 국가발전에 커다란 짐이 되리라 예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나 지자체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단편적이고 현실적이지 못한 정책들을 양산만 하고 있어 걱정이 앞선다.

첫째로 출산과 육아를 하는 여성들에게 큰 자부심과 행복감을 느끼게 해줘야 된다. 또 양육과 교육에 필요한 경제적인 문제에 있어서도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도의 지원이 필요하고 보육시설 등에서도 접근성과 시설면에서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또한 대부분은 민간인에 의지하는 보육시설보다는 국가나 지자체 또는 공동체가 직접 참여하고 관리하는 시스템도 연구해야 된다.

또한 복지시설에 근무하는 요원들의 임금 등 근로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켜 큰 자부심과 사명감을 갖고 일할 수 있게 해야 된다. 저출산의 해결이야말로 우리 국가와 사회에 당면한 고령화사회에 대비하는 제일 중요한 문제의 해결점이라 생각한다.

인간의 수명이 100세에 근접함으로써 생기는 문제는 상상 이상의 여러 문제가 한꺼번에 도래한다는 것을 정책입안자들은 인지해야한다. 70세가 넘은 고령인구에서는 20% 이상에서 치매환자가 발생되고, 30%정도에 각종 암이 발생되며, 또한 뇌졸증 등 각종 성인병이 동반함으로써 간병 및 의료지원과 생활지원 등 여태까지 우리의 생활패턴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것이다.

모든 국민이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인기 영합적이고 단편적인 대책은 더욱더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다. 저출산고령화 사회가 바로 눈앞에 와 있으며, 최근에 치매간병 등으로 인해 가족간에 엄청난 갈등이 생기고, 심지어 동반자살 또는 타살 등 여러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

어설프게 북유럽의 복지정책을 흉내 내거나 답습한다면 우리 환경과 사회적 여건에 맞지 않는 정책이 만들어지고, 그 또한 국가에 큰 부담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 맞는 맞춤형 저출산고령화 정책이 시급한 때이다.

/허정 에덴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