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얼마나 가져야 안분하는 삶을 영위하며, 부족함 없는 생활을 할 수 있을까? 물론 사람마다 그 기준은 천차만별일 것이다.

요즘 페이퍼 컴퍼니와 탈세로 사회가 시끄럽다. 서민들은 세금이 조금만 밀려도 독촉에 시달린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엄청난 추징금이 있어도 그냥 가려고 한다. 인생살이는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고 말한다. 하지만 재물에 눈이 멀어 부정부패를 일삼는 이유는 도대체 누구를 위하고 무엇을 위한 것일까? 그들 나름대로 타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옛 말에 ‘아흔아홉 마지기 논을 가진 사람이 한 마지기 논을 가진 사람에게 샘을 내서 그 한마지기를 채워 백 마지기를 만들려고 애쓴다’ 라는 이야기가 있다. 물욕이라는 것은 무서운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물욕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물질의 노예로 생활하면서도 그것을 즐거움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안타깝다. 하지만 안타깝다! 라고 생각해주는 사람을 그들은 오히려 바보라고 비웃는다. 자신의 재산을 은닉하기 위해 페이퍼 컴퍼니를 이용하는 사람도 있고, 사업상 어쩔 수 없이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 사람도 있을 것이다.

독립운동가인 우당 이회영 형제는 경주 이씨로서 직계조상인 이항복 이래 10명의 정승을 배출한 조선의 대표 명문가로서 어마어마한 부를 소유했다. 그들이 다른 명문세족들과 달랐던 점은 나라를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 그리고 자신의 사회적 지위에 걸맞는 도덕적 의식인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을 이행했다는 것이다.

친일의 대가로 부부동반 일본관광을 위해 혈안이 된 귀족과 관료들은 자신들의 재산과 기득권 보호에만 열을 올렸고 자신의 뿌리를 잊었다. 반면 이회영 형제는 자신의 뿌리는 물론 ’공직자의 책임’까지 지켰다. 도덕적 책임을 알고 있던 이회영은 일제 치하에서는 살 수 없다는 신념하에 자신의 형제들과 함께 압록강을 건너 만주로 향한다.

조선 최고의 가문이었던 만큼 50여명의 대인원, 말은 백여필, 마차는 수십대였다고 한다. 조선에서 급하게 방매한 전답과 가옥은 현재 시가로 최소 600억이었다고 하니, 그들이 얼마나 부호였는가를 알 수 있다. 이회영 형제들의 모든 재산은 만주에서독립활동에 쓰여 졌다.

이런 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나라가 존재하고 현재가 있는 것이다. 반면 자신의 안위를 위해, 세금을 줄여 자신의 기득권만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은 옛날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는 듯 하다.

그러니 서민의 입장에서는 용납되지 않는 영원한 숙제이다.

원불교 교조이신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는 “세상만사가 다 뜻대로 만족하기를 구하는 사람은 모래 위에 집을 짓고 천만 년의 영화를 누리려는 사람같이 어리석다” 라는 말씀을 대종경 인도품 29장에 말씀하셨다.

이와 같이 모래 위에 집을 화려하고 멋지게 짓고 살고 있지만 바닥이 튼튼하지 못해 언제 무너질지 걱정은 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

물질에 끌려 다니며 양심을 아무렇게나 팔아 버리는 물질의 노예생활을 하는 벗님들이여! 아무리 많이 가졌어도 사용처가 잘못되면 도리어 그것이 독이 된다는 것을 생각했으면 좋겠다. 지혜 있는 사람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십분의 육만 뜻에 맞으면 그에 만족하고 감사한다.

또한 십분이 다 뜻에 맞을지라도 그 만족한 일을 혼자 차지하지 아니하고 세상과 같이 나누어 즐겨야 복이 항상 무궁하다는 성현의 말씀을 기억했으면 한다. 하루 속히 물질의 노예생활에서 벗어나, 작은 것이지만 서로 주고 받는 소박하고 아름다운 세상의 착한 손이 되고 예쁜 마음이 되기를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