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7월 22일 열린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5차 실무회담에서도 최종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하고 오는 25일 개성공단에서 6차 회담을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측 수석대표인 김기웅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은 회담 직후 브리핑에서 공단 가동 중단 재발방지 문제, 신변 안전 및 투자자산 보호 등 제도적 보호 장치, 외국 기업 유치 등 개성공단 국제화, 공단 재가동 문제 등 4가지 주요 조정사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외국 기업 유치 등 개성공단 국제화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가장 첨예하게 대립했던 개성공단 가동 중단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에 대해서는 양측의 입장차가 크다고 알려졌다. 양측은 공단 투자 기업인들의 입장이나 군사 시설을 허물고 공단부지로 제공한 북측의 입장 등을 두루 고려하고 초심으로 돌아가 역지사지하면서 또 대화를 계속해 나가면서 민족적 입장에서 최종합의에 이르기를 기대한다.

올해로 남북이 정전한 지 60년이나 됐지만 한반도 안정을 위한 평화협정 체결은 아직도 첫걸음도 내디디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 5년 동안 이명박 정부는 취임 초부터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실패한 정책으로 규정하고 지난 10년을 ‘잃어버린 10년’으로 간주하면서 전임 정부의 정책과 성과 및 합의 사항 모두를 백지로 돌려버렸고, ‘끌려 다니기만 ’했던 전임정부와는 달리 북을 굴복시키겠다는 지나친 의욕과 정책은 북한의 거센 반발에 따라 남북관계는 더욱 악화되었다.

이명박 정부의 상생과 공영의 대북정책은 후보 시절 공약이었던 비핵개방 3000이 핵심이었고 비핵개방 3000은 본질적으로 북한의 선핵폐기와 개혁개방이 전제되어야만 이행이 가능한 논리 구조이다. 이에 대해 당연히 북한이 정면 거부하고 거세게 비판하면서 남북관계는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악화일로를 걷게 되어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명박 정부를 이은 박근혜 정부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말한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성공하려면 지난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야한다. 지난 이명박 정부는 북한에 대해 굴복을 요구하고 이를 수용할 때 까지 남북관계를 중단하고 기다리면 된다는 정책으로 일관하다 남북관계만 파탄 낼 뿐 아무런 성과도 없이 5년 임기를 끝냈다.

지금의 악화된 남북관계를 일방의 책임으로만 돌려서, 신뢰를 전제조건으로 내세워 대화와 협상에 나선다면 또 다시 실패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인내심을 갖고 차분하게 대응하면서 국제사회와 공조하면서 실질적인 정책들을 추진하면서, 남북 간 대화와 운신의 폭을 넓혀나가야 한다.

중국 국민당과 공산당은 근대에 1927년부터 1950년 까지 소위 국공합작으로 항일 운동을 한 시기를 제외하고 무려 16년 동안이나 싸웠고 피해도 원한도 그 만큼 깊었다. 특히 국공내전 기간인 1946년부터 1949년까지 3년 동안에만 양측은 군인만 320만명의 사상자에 민간인 사망자수는 50만명이 넘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양측은 만나 웃으며 원한을 풀기 시작했고 지금은 제3차 국공합작을 거론할 정도로 가까워졌다.

우리 민족도 이제 오랜 대결의 역사를 끝내고 증오를 풀고 화해해서 남북한이 함께 민족중흥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기를 희망한다.

/김병인 서영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