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포털사이트를 통해서 가끔 본인이 처방받은 약에 대해 질문하는 환자들을 보게 된다. 특히 어린 환아를 둔 엄마들이나 젊은 환자일수록 본인이 처방받은 약에 대해 궁금증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럴 때면 환자들이 예전보다 적극적이구나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담당의에게 직접 문의하지 않고 인터넷에서 궁금증을 해결하는 환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보이지 않는 신뢰의 벽’이 느껴져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아토피, 알레르기 비염이나 반복되는 요로감염으로 인해 정기적으로 내원하는 환아의 보호자가 아이가 복용하고 있는 약에 대해 인터넷 검색을 해보고 예전 처방시에는 오리지널 약이라 약값이 비싼 것 같았는데 지금은 약값이 적게 나온다며, 그런데도 그 효과는 같은가에 대해 물어온 적이 있었다. 환아 보호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그런 의문을 가진 것도 당연하다. 처방전만 보면 어떤 약제를 처방받았는지 알기도 쉽지 않기에 환자가 직접 약에 대해 알아본 후에 터놓고 질문을 해준 점이 바람직하기도 해 오리지널 약도 특허가 만료되면 약값이 기존보다 저렴해지기 때문에 제네릭 약의 가격과 비슷해진다고 자세히 설명해드렸다.

오리지널 의약품(브랜드약, 신약)이란 제약사가 처음 개발하는 원개발 의약품을 말하며, 여기에는 최소 10∼15년의 기간과 평균 1조 1000억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된다고 한다. 이런 엄청난 시간과 고비용을 들여 약을 개발하더라도 임상시험에서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신약으로 출시되지 못하기도 하고, 이후 엄격한 과정을 뚫고 신약으로 탄생한 오리지널 의약품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오랜 기간 사용돼 오면서 사용 경험을 축적하기 때문에 품질과 효과, 안전성과 임상적 가치가 입증돼 있다고 볼 수 있다.

흔히 오리지널 의약품은 품질이 뛰어난 만큼 가격도 비싸다고 생각하는데,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은 뛰어난 품질·효과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가격은 저렴해진다. 또 오리지널 의약품은 특허가 만료된 후에 성분, 함량, 제형 등이 동일한 제네릭 의약품(복제약, 카피약)으로도 만들어진다. 제네릭 의약품은 정부가 시행하는 생동성 시험을 거쳐 승인받은 의약품으로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일한 품질과 효능을 지닌다. 특히 제네릭 중에서도 오리지널 의약품에 적용되는 글로벌 품질 기준을 적용해 만든 고품질의 퀄리티 제네릭의 경우, 효능과 효과를 신뢰할 수 있음은 물론 가격도 합리적이다. 이처럼 다양한 약제들이 있기 때문에 환자 입장에서는 가격대비 좋은 치료약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장점을 누릴 수 있다.

많은 제네릭이 시장에 나와서 유통되고 있고,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본다. 그러므로 약제를 선택하는데 있어서 오리지널과 제네릭 의약품을 구분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약 자체의 효능과 품질을 중점적으로 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름을 많이 들어본 오리지널 약이 아니어서 그 약효가 떨어질 것이라고 지레짐작해서는 안 된다.

의사는 오리지널 약과 제너릭 약에 대한 풍부한 임상경험을 갖고, 환자의 건강을 올바르게 상담해 줄 수 있는 전문가라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 복용하는 의약품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편한 마음으로 물어봐 주는 것이 서로에게 신뢰를 쌓아가고 본인의 질환 치료에도 윈윈하는 도움이 된다는 점을 기억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