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타임 시사 주간지를 받아 보니 신문의 거의 절반이 마틴 루터 킹 주니어(Martin Luther King Jr.)에 대한 기사였습니다. 그 기사의 타이틀은 ‘건국의 아버지들, 토마스 제퍼슨과 에이브러햄 링컨과 같은 마틴 루터 킹’이었습니다.

마틴 루터 킹은 미국에서 흑백 간의 인종 갈등이 극심하던 1963년 링컨 기념관 앞에서 인종차별을 해소하고자 대중들에게 연설을 하고 백악관으로 항의 시위행진을 했다. 여기에서 행해진 연설이 지난주 타임지의 주요 골자였습니다.

이 연설의 제목은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입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나의 아들들이 피부색이나 인종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고, 그들의 능력과 성격에 따라서 대우받는 세상을.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이전에 흑인 노예의 자손들이 노예의 소유주의 자손과 같이 정의, 평등으로 같은 책상에 앉는 날이 오기를” 등등 몇 구절이 기억납니다.

더욱이 그는 이 연설에서 흔히 빠지기 쉬운 폭력에의 호소를 적극 경계하고, 평화적 주장을 통해 자기 주장을 관철시켰습니다. 그것은 간디의 무저항주의와도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것은 우리의 3·1 독립운동 선언서와도 아주 유사합니다. 3·1 독립운동 선언서에도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자유, 평등, 평화를 위해 불요불굴의 자기주장을 펼치되, 그 방법은 평화적이어야 함을 적극 연설하고 있습니다.

이런 연설이나 선언서 등이 지향하고자 하는 내용이 오늘날 미국에서 제대로 실현되고 있는가가 지난주 타임지의 주제입니다.

사실 이 문제는 미국의 한 자경단원인 짐머 먼이 지난해 흑인 소년을 살해한 사건에서 촉발된 문제입니다. 이 사건이 재판에 회부되어 최근 평결이 나왔습니다. 짐머 먼은 흑인 소년을 살해한 이유가 자신을 지키기 위한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져 무죄로 풀려났습니다. 그러나 여론은 흑인 소년이 흑인이 아니었다면 그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즉 인종차별 때문에 벌어진 일이요, 그 평결도 같은 인종차별적 결론이라는 것입니다.

타이지는 짐머 먼 사건과 마틴 루터 킹의 인종차별 철폐 운동을 대비시키면서 오늘날 미국에서 인류의 보편적 가치라고 하는 정의, 자유, 평등이라는 원칙이 지켜지고 있는가를 물어 보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더 나아가 건국의 아버지들이라고 말하고 있는 토마스 제퍼슨과 에이브러햄 링컨의 사상과 업적을 돌이켜 보면서 미국 사회의 반성을 촉구하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특히 토마스 제퍼슨은 미국 제3대 대통령으로 독립선언서와 헌법의 조식을 다진 분으로 유명합니다. 당시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 등이 독립선언서에 기독교적 사상이 들어가기를 적극 주장하였으나 토마스 제퍼슨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정의, 자유, 평등의 원칙이 주요 내용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자기 주장을 관철해 독립선언서를 작성했습니다. 이 때문에 그 뒤 미국에서 특정종교가 학교에서 예배를 강행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 된다는 판결이 나와 미국에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게 되었습니다. 또한 하버드 대학의 마이클 샌델은 이 정신을 이어받아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강의를 하면서 가장 인기있는 교수중 한 명이 되었습니다.

사상은 우리들의 생각이요, 말과 행동을 통해서 실현됩니다. 이러한 사상은 우리들의 삶과 말, 행동을 이끌어 가는 영향력이 있습니다. 미국의 독립선언서나 간디의 무저항 연설, 우리나라의 3·1 독립선언서, 마틴 루터 킹의 연설은 모두 사상이 말로 표현된 것입니다. 이러한 말이 현실 세계에 실현되어 세상을 사람들이 살만한 세상으로 바꿔 가는 것입니다.

타임지가 미국인들에게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정의, 자유, 평등이라는 원칙이 미국 사회에서 잘 지켜지고 있는가를 묻는 기사를 보고 우리는 과연 얼마나 3·1 독립선언서에서 주장하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