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교통유발부담금 납부의 달이다.

교통유발부담금이란 도시교통정비 촉진법에 따라 교통량 감축을 유도하고, 도시교통개발사업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원인제공자 부담의 원칙에 따라 혼잡을 유발하는 시설물의 소유자에게 부과하는 경제적 부담으로 부과 대상 지역은 상주인구 10만 이상의 도시와 그 외의 지역 중 국토교통부 장관, 시장, 군수의 요청에 따라 도시 교통을 개선하는데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지역이다. 부과대상은 건축물 총 연면적(각 층 바닥면적의 합)이 1000㎡ 이상인 시설물이다. 부담금은 시설물 각층 바닥 면적 1㎡당 350원을 부과하고 있다.

대한병원협회는 지난 7월 31일 의료기관은 교통수요관리 및 교통유발 분담금 부과대상에 적합하지 않다며 제외해 줄 것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했다. 의료기관의 경우 정부가 건강보험수가 등 가격을 통제하고 있고, 건강보험 당연 지정을 통해 전 국민에게 의료를 제공해야 하는 공공성이 강한 업종이며 많은 거동 불편환자, 응급환자들이 이용하고 있어 지리적인 접근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차량이용 제한 시설물로 분류하는 것은 부적합하다는 것이다. 또한 각각의 지자체에서 많이 시행하고 있는 ‘교통량 감축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어느 정도 부담금을 감면받을 수 있지만 그 또한 쉽지 않다. 지자체가 실시하고 있는 승용차 부제, 주차장 유료화, 셔틀버스 운영, 자전거 이용 활성화, 승용차 함께 타기 등 ‘교통량 감축 프로그램’ 중 교통량 감축에 가장 효과적이라 할 수 있는 셔틀버스 운영은 불특정 다수인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행위를 할 수 없도록 의료법에 규정하고 있어 곤란하다.

국토교통부는 지금의 건물 전체적인 크기에 상관없이 바닥 면적 1㎡당 350원으로 일률적으로 부과하는 부담금을 2018년까지 바닥 면적의 크기에 따라, 3000㎡ 이상 3만㎡ 이하는 1㎡당 700원으로 3만㎡ 이상은 1㎡당 1000원으로 단계적으로 차등 인상하려는 계획이 있다. 또한 3만㎡를 초과하는 시설물의 경우 초과면적에만 인상되는 부과금을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면적에 인상되는 부과금을 책정하도록 하고 있어 평등의 원칙에도 위배되는 불합리한 문제점이 있다. 예를 들어 3만㎡ 시설물은 1억 752만을 부과하지만 3만 1㎡가 되면 1억 5360만 5120원을 부과할 수 있어 불과 1㎡ 차이에 4600만원을 더 부담해야 하는 불합리하고 불평등한 부과체계를 갖고 있다.

대학병원과 같은 대형병원의 경우 의대생, 전공의 교육과 연구에 관한 시설, 중증 질환 치료를 위한 진료실, 입원실, 연구실, 학습실 등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시설물 면적이 클 수밖에 없는데 부담금이 인상될 경우 현재보다 2∼3배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정부의 지속적인 저수가 건강보험정책과 경기 불황으로 대학병원들이 적자 운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통유발부담금 인상까지 떠안으면 경영악화가 가중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더욱이 지자체 조례로 부담금과 유발계수를 100%까지 인상할 수 있어 각 지자체가 조례로 100%씩 인상 적용할 경우 4배가량 인상된 금액을 부과할 수 있고, 국토교통부의 인상안까지 적용하게 되면 현행보다 최대 11배까지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현재 법에 명시된 부담금의 면제 대상은 주차장, 창고, 마을 공동 시설물, 정당 소유 시설물, 종교시설, 학교시설(부속병원 제외), 도서관, 박물관, 보훈병원, 공장, 물류터미널, 기차역, 버스터미널 등으로 시설의 공익성을 인정하여 교통유발부담금을 면제하고 있다.

병원의 공공성, 공익성에 대한 것은 사안마다 다르지 않고 보편타당하게 적용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