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는 “정의를 사람이 걸어가야 할 바른 길”이라 했다. 그런데 요즘 우리 사회를 보면 과연 정의가 있는 것인지 의아스러울 때가 많다. 정부 출범 8개월이 지났지만 국민들에게 미래의 희망과 비전을 주는 메시지보다는 지루하게 이어지는 노무현 우려먹기, 기초연금 논란, 동양그룹 사태, 교학사역사교과서 문제,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 중지, 인사의 난맥 등을 보면서 진실과 정의보다는 사적 이익에 우선하여 국민을 편 가르기 하는 행위는 아닌지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이다.

더욱 염려스러운 것은 ‘정의’가 자신에게만 있다고 생각하는 ‘몰염치’ 때문이다. ‘정의’는 ‘진리’와 같아 결코 언제나 일정한 사람의 손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마치 자신만이 ‘정의’의 독점권이나 특허권을 쥔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민주주의 사회는 다양한 견해, 상충되는 견해가 존재해야 하며, 그 상충되고 충돌되는 다양한 의견들이 존중되어야 하는 사회다. 그러기에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한 것이다. 또한 우리가 명심해야 할 점은 전통사회와 현대사회의 근본적인 차이는 바로 ‘인권의 존중’에 있다는 사실이다. 인권이 무시되면 ‘법치’도 아니고, ‘인권’이 없다면 ‘민주’ 역시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집권자들은 ‘법치’를 강조했다. 그런데 법치는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의 정의로운 마음과 공정한 자세가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강자들이 엎치락뒤치락하는 약육강식과 하극상의 시대였던 살벌하고 참혹한 춘추전국시대에 탄생한 법가의 치국이념의 기초엔 “공개, 공평, 공정”이 전제되어 있었다. 하물며 인권을 우선시해야 할 현대사회에서야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이러한 법치의 기준이 고무줄 잣대가 된다면 법치는 국민을 협박하고 반대 목소리를 억누르는 수단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대단한 성취를 이룬 사람에게 우리는 존경과 환호를 보낸다. 그들은 당장 눈앞의 이익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목표에 대한 인내와 열정으로 아무도 성공하리라 예상치 못한 일들을 성취했다. 그런데 그들에게도 하나의 단점이 있다는 것이다. 성공의 원인이 되었던 ‘비이성적으로 밀어붙이는 힘’이 현실을 왜곡할 정도로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작용하면 위험하고 불필요한 모험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잘 아는 스티브 잡스는 2011년 췌장암으로 죽었다. 그는 2003년 췌장암 진단을 받았는데 그때는 수술로 치료가 가능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잡스는 수술을 거부하고 채식 다이어트와 약초치료를 주로 하면서 심지어는 심령치료사까지 찾았다고 한다. 그를 그동안 성공으로 이끌었던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 과신이 그에게 현실을 보지 못하도록 작용한 것은 아닐까? 우리는 잡스를 통해 ‘통제 못 할 낙관보다는 현실이 우선이다’는 교훈을 얻게 된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대통령의 꿈을 이룩한 박근혜 대통령 역시 자신의 성취에 만족하며 ‘내가 옳다’는 생각만을 고집한다면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법치도 필요하지만 현실을 직시하면서 소통과 통 큰 양보를 통해 정의와 진실이 바로서는 나라를 만들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