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7년 전, 2006년에 박원순 당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와 함께 5일간 광주전남지역의 희망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을 찾아 인터뷰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다. 그때 광주를 떠나시기 전 박원순 이사님은 필자에게 표지에 별 그림이 가득히 그려져 있는 일본의 한 자치단체 홍보물을 보여 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 고장은 자원이 열악한 시골 마을인데, 단체장이 ‘별이 가장 아름다운 고장’이라는 슬로건을 만들었어요. 그래서 언덕에 별을 관찰할 수 있는 망원경을 꽂아놓고, 지역에 별을 테마로 한 먹을거리, 별 캐릭터, 별을 주제로 한 놀이 공간, 별 전설을 만들었죠. 그랬더니, 별을 보기 위해선 숙박을 해야 되기 때문에 숙박하는 관광객이 엄청나게 늘어나서 지역이 살아났고, 지역특산품들은 별 브랜드를 가지고 팔려나갔어요. 그 고장이 다른 옆 고장보다 별이 특별히 더 아름다웠겠어요? 똑같은 별이죠. 바로, 창조와 상상력이에요. 별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는 상상을 하고 그것을 현실화시킨 것이죠. 류선생은 광주에서 앞으로 이런 상상력으로 일을 하시면 좋겠어요.” 지난 7년 동안 그 별 그림이 머릿속을 계속 맴돌았었다.

며칠 전 5일간의 충장축제가 끝이 났다. 이번 충장축제는 광주만의 콘텐츠를 담기 위해 특별히 노력했던 축제였다. 광주이야기를 담은 창작콘텐츠경연대회, 거리퍼레이드에서도 광주 이야기를 담았고, 추억의 행사장에서도 광주의 독특한 추억과 이야기를 담기 위해 노력했었다. 아프리카를 가면 아프리카 원주민의 노래와 마이클 잭슨의 노래가 있으면 어느 것을 선택해 들어야겠는가? 바로 아프리카 원주민의 노래다. 광주 충장축제도 마찬가지다. 비록 초기 반응은 부족할지라도 광주의 이야기를 담은 광주의 콘텐츠를 만들고 키우기 위한 노력을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그런데 특별히 감사한 것은 “야호 충장로”라는 김유성 가수의 노래가 축제 이전에 방송에 송출되고, 폐막식 분수대 앞 본무대에서 공연이 된 것이다. “달을 따러, 손나팔 불며, 달을 따러, 달을 따러. 충장로에 모이자. 다 같이 무등산 달따러∼∼”. 문화전당 위에 달이 떠 있고, 충장로 금남로에 수만의 시민들이 몰려 있는 현장에 이 노래가 울려 퍼졌다. 작년 8월에 여수엑스포 때 ‘여수 밤바다’라는 노래가 많은 도움을 줘서 그때부터 행복문화사업단에서 기획하고 준비했던 노래가 충장축제 때 임박해 마침내 ‘충장로에 모여 달 따러 가자’는 노래로 나온 것이다.

그동안 호남인들은 비 내리는 호남선과, 목포의 눈물을 야구장, 행사장에서 함께 불러왔었다. ‘부산은 ‘부산갈매기’로 날아가는데, 우리는 언제까지 비 내리고 눈물만 흘려야 하는가?’ 하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했던 그 마음과 정성으로 ‘야호 충장로’를 만들었다. 어제 밤 두 딸을 어린이집에서 손을 잡고 걸어오는데 다섯 살 둘째가 “아빠 달이 이뻐요, 근데 달이 자꾸 저를 따라와요.” “응, 달이 널 좋아해서 따라 오는 거야” 순간 저의 눈시울은 뜨거워졌고, 눈물로 젖은 눈으로 본 달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이제 시민참여 방식 기금모금과 시민들의 출연을 통한 뮤직비디오 제작에 대한 기대와 희망, 분수대 위 달로 만들어갈 상상의 희망에 가슴이 뜨거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