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인의 5명 중 2명 정도가 시린 이로 고통받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나이 들수록 가볍게 여기는 증상 가운데 하나지만, 시린 이를 방치했을 때 그 부작용은 만만치 않다.

시린 이는 치은 퇴축(잇몸이 내려가는 현상), 과도한 칫솔질로 인한 마모, 과도한 교합력, 치아 균열, 잇몸 질환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한다. 따라서 초기 증상이 나타날 때 치료하는 것이 더 큰 손상을 막을 수 있다.

최근 40대 초반의 여성이 치아가 전체적으로 시리다며 병원을 찾아왔다. 검진결과 이 여성은 정상적인 치아를 가지고 있고 심한 충치도 없었으며 방사선소견에도 이상이 없었다. 다만 치아 잇몸 일부가 약간 퇴축(내려가는 현상)되는 경향이 있었다. 몇년 전 출산 후 이 같은 증상이 심해졌다고 호소했다.

성인 여성은 대부분 잇몸 두께가 얇고, 따라서 딱딱한 칫솔모의 자극에도 쉽게 잇몸이 내려간다. 특히 임신 전후 호르몬 변화가 극심하고, 거기에 부적절한 칫솔질까지 더해진다면 임신성 치은염이 자주 발생하게 되고, 이것이 곧 치은 퇴축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되면 찬물에도 시린 증상을 심하게 느끼고, 스켈링과 같은 치과 치료에도 공포감을 느끼게 된다. 물론 예방이 중요하며, 부드러운 칫솔과 마모도가 적은 치약이나 시린 이 전용 치약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심한 경우에는 시린 이에 쓰는 약물을 바르거나 레이저 치료를 받아야한다.

두 번째 사례는 40대 후반 남성으로 위·아래턱 어금니 부분의 시린 증상이 있었다. 빳빳한 칫솔모를 쓰는 이 남성은 자전거동호회 회원으로 자주 자전거를 탔으며, 양쪽 어금니 부위 잇몸 쪽에 다발성으로 치아 마모증상이 있었다.

이러한 마모 증상은 치아의 과도한 잘못된 칫솔질에 의해 치아의 잇몸 부분이 패이는 현상으로, 때때로 이를 악무는 습관이 있는 운동선수에게 심하게 나타난다. 마모된 부분의 시린 증상을 오랜 기간 방치하면 신경까지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이 경우 일반적으로 접착이 가능한 GIC나 레진 치료를 하며, 이 악물기나 이갈이가 심한 경우는 교합조정이나 스플린트 치료가 병행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40대 초반의 한 남성으로, 치아의 미세한 균열로 인해 이가 시린 경우다. 아래쪽 턱 임플란트 주변이 시큰한 증상이 있어 찾은 이 남성은 검진 결과 별다른 이상이 없어 되돌아갔으나 2주 뒤 씹을 때 놀랄 정도의 통증과 두통까지 생겼다며 다시 병원을 찾았다. 살펴본 결과 이 남성의 위쪽 작은 어금니에 미세한 금이 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바로 임시 치아를 만들어 신경치료를 시행했더니 증상이 사라졌다. 대부분 시린 이 환자가 통증 부위를 착각하기 때문에 진단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례이기도 하다.

시린 이는 초기 씹을 때 증상만 나타나 잇몸 질환과 혼동되는 경우가 많은데, 시린 이의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씹을 때 전기에 감전된 것처럼 전형적인 증상을 나타내고 심한 경우는 두통까지 수반된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방치할 경우 치아가 반으로 쪼개져 발치하는 경우도 종종 있으며, 증상이 심해지면 신경치료와 함께 임시치아를 하고 증상 여부를 판단한 뒤 최종적으로는 보철 치료를 시행한다. 이 경우는 마주보는 치아에 원인이 있는 경우가 많아 교합조정도 필요하게 된다. 이를 발치하거나 보철 치료를 하는 것은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함은 물론이다.

무엇보다 증상 초기에 바로 치과를 찾는 것이 고통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