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이 내리면서 전국이 대설주의보로 기온이 뚝 떨어져 일교차가 심한 요즘 필자가 운영하고 있는 장애인공동생활가정에서는 지역사회로 나가 독립생활을 할 기대감으로 잔뜩 부풀어 있는 P씨의 행복한 겨울 만들기가 한창이다. 지적장애 3급의 P씨는 국민기초생활수급자로 무연고자다.

공동생활가정에서 거주한 지는 올해로 3년째로 시설 입소 전 P씨는 지적장애를 이용하여 접근한 타인에게 본인 명의의 핸드폰 구입과 요금 체납건, 제3금융권에 소액대출건 등의 경제적 피해를 보고 지금까지도 비용지불 상환압박을 받고 있다.

시설입소 당시 P씨의 통장 잔고는 0원이었으나 입소 후 3년 동안 독립생활을 계획하며 매월 수급비를 아끼고 절약하여 저금한 덕분에 이제는 독립생활의 꿈을 이룰 수 있을 만큼 최소필요자금이 마련되었다.

그동안 시설에서는 당사자의 일상생활, 개인신변보호, 지역사회이용 등의 독립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교육과 훈련을 지원하였으나 여전히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부분이 통장 관리하는 것으로 현재는 그룹 홈 사회재활교사가 P씨의 참여로 통장관리 및 인출지원을 돕고 있다.

P씨처럼 지적·자폐성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은 사후에 홀로 남겨질 장애자녀의 안전하고 편안한 삶을 위해 유산을 남겨주어 자녀가 자신의 재산권을 보장받고 지켜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위의 사례와 같이 장애, 질병, 노령 등으로 인해 판단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들이 자신의 재산관리, 사회복지서비스 이용, 신상보호, 기타 일상생활에 긴급하게 필요한 사무처리가 스스로 수행하기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 이를 대리하거나 동의하도록 하여 보호하기 위한 후견인을 가정법원에서 지정하여 돕는 성년후견제도가 2011년 민법이 개정되어 2013년 7월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기존의 정신적인 문제나 장애로 인해서 올바른 법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 사람은 가족 등의 신청에 의해서 금치산, 한정치산 선고를 받을 수 있었다.

기존 금치산 한정치산 제도에서는 법률적 행위에 대해서만 (예로 재산의 처분 등) 제한을 가했지만 후견인 제도에서는 피후견인의 신상보호에 대해서도 후견인에게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지난 11월 11일∼14일, 광주지적장애인협회 주최로 ‘취약계층 발달장애인을 위한 공공후견인 양성교육’이 실시되었다.

이번 교육은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이며, 의사결정지원 또는 사실상 보호하는 가족이 없는 자, 동거하는 가족이 고령(65세 이상) 또는 장애로 사실상 보호가 곤란한 자, 장애인거주시설에 거주하는 발달장애인 중 가족이 장애인에 대하여 손해를 끼치거나 그러할 가능성이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해당 장애인의 이익을 효과적으로 대변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경우 해당 시설장이 신청에 따라 지원가능한 후견인을 양성하는 교육이었다.

법률로 정해놓은 후견인의 업무 및 권한은 본인의 재산을 관리, 한정·특정후견인은 법원으로부터 재산관리 권한을 부여받은 경우 재산관리, 금전대차, 상속재산 분할 협의 등은 후견감독인 동의, 거주 중인 부동산 관련사항은 가정법원 사전허가 필요, 가정법원이 권한을 부여하는 범위 내에서 본인의 신상에 관한 결정을 대행한다.

모든 제도가 처음부터 완벽할 순 없을 것이다. 제도를 시행하는 가운데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보완하고 개선해나가야 할 것이다.

후견제의 필요성은 다양한 피해사례를 들어서 잘 알고 또한 영화 ‘7번 방의 선물’에서 지적장애를 가진 딸바보 용구씨가 살인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사형을 당하는 장면을 통해서 누군가에게는 절실히 필요하여 만들어진 이 제도가 탄생되기까지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시행제도의 안정적 정착과 실효성 확보를 위해 향후 더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후견인은 피후견인 당사자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여 결정할 수 있도록 당사자의 자기결정권 및 현존하는 능력을 존중하여 최대한 이용자의 권리가 보장되는 인권친화적인 유용한 제도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