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절 서혜부의 통증을 동반한 40대 중반의 남자 환자가 5년 동안 허리 치료만 받다가 필자를 찾아 온 적이 있었다. 척추 질환 전문 병원에서 시행한 요추부 자기 공명 영상에서도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니다’라는 얘기를 들었고 ‘물리 치료 열심히 해보세요’라고 해서, 5년 동안이나 치료했다는데 통증은 잘 안 나았다. 주로 계단을 올라갈 때 심해지고, 쉬고 있을 때는 별 증상이 없었다. 신체 검사 및 정밀 검사상 ‘양측 고관절 비구순 파열’로 진단을 받고, 관절 내시경 치료를 시행한 뒤, 증상이 말끔히 사라져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갔다.

이렇듯 대퇴골과 비구가 충돌해 고관절의 비구순이 파열되는 질환을 ‘고관절 충돌 증후군’이라고 한다. 대개는 고관절 서혜부가 ‘뻐근하거나, 불편한 정도’로 지나가기도 하지만, ‘칼로 에는 듯’ 하거나, ‘움직일 때마다 걸리적’ 거리는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대개는 중년의 남녀에서 퇴행성 변화로 잘 발생하지만 골프, 태권도, 스포츠 댄스, 발레 등의 고관절을 전문적으로 사용하는 젊은 성인들도 급성으로 파열되기도 한다. 전문 의료진에 의한 신체 검사를 정확히 받고, 단순 방사선 사진을 찍어보는 것이 중요하며, 질환이 의심될 경우 조영제를 사용한 고관절 자기 공명 영상 검사를 시행하는 것과 골의 형태를 보기 위한 전산화 단층 촬영을 시행하는 것이 진단에 도움이 된다.

고관절 충돌 증후군을 방치하는 경우 고관절의 충돌을 유발하는 골의 구조적인 이상 때문에 조기 퇴행성 관절염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어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고관절 충돌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리한 고관절 범위 운동을 지양하고, 관절을 충분히 쉬어 주며, 고관절 주변 근육 강화 운동을 충분히 시행해 주는 것이 좋다. 또한 염증 반응이 생긴 경우 적절한 약물을 복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럼 고관절 충돌 증후군으로 진단을 받은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정확한 진단을 받았다면, 진통·소염제를 사용한 약물 치료 및 안정을 취하며 과도한 관절 운동을 시행하지 않아야 하며, 증상이 소실되는 지를 보고, 물리 치료 및 재활 치료를 시행해 볼 수 있다.

일차적인 보존적 치료를 시행했는데도 불구하고 증상의 호전이 없다면, 수술적 치료까지 고려해 볼 수 있다. 수술은 절개 부위를 최소화하는 관절 내시경을 사용해 시행하며 퇴행성 변화가 심한 경우에는 절제를, 파열이 오래되지 않아 봉합이 가능한 경우에는 봉합을 시행해 준다. 또한, 비구와 대퇴골간의 충돌에 의해 증식된 골 조직도 증상의 재발 방지를 위해 제거해 준다.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질환이기에 앞서 언급된 환자처럼 오진이 되거나 잘못된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기에 서혜부 통증이 있다면 한번쯤 고관절 충돌 증후군에 대한 의문을 가져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