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과 채찍
2014년 02월 14일(금) 00:00 가가
일 선
장흥 보림사 주지
장흥 보림사 주지
매서운 입춘 추위가 지나고 나니 꽁꽁 얼었던 도량은 다시 풀리기 시작합니다. 매화 가지마다 어느덧 꽃망울이 부풀어 오르고 벌써 진한 향기가 터질 것만 같습니다.
입춘은 24절기 가운데 첫 번째로 기나긴 음의 기운이 물러나고 비로소 양의 기운이 자리를 잡는 것으로 예부터 절마다 기도를 올리고 삼재의 액난이 무사히 지나가기를 발원하였습니다. 삼재란 사람에게 9년 주기로 돌아온다는 3가지 재난으로 불의 재난 바람의 재난 물의 재난을 말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입춘을 맞이하여 몸에 부적을 지니거나 삼재가 들 사람의 옷을 태우고 절을 찾아서 기도를 합니다. 이것은 매사를 조심하려는 뜻으로 아름다운 미풍양속이지만 바르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첫째로 불의 재난이란 요즈음 말로 풀이하면 적당한 스트레스는 삶의 활력소가 되지만 지나치면 생명을 단축시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또한 화는 불기운으로 지나치면 몸을 상하고 숲에 불이 나면 모든 것을 태워 버리듯 쌓아온 그간의 복덕을 허물어 버리니 삼가해야 합니다. 그러나 불기운을 열정으로 승화시키면 어두운 기운은 물러가고 밝고 따뜻한 기운으로 세상의 큰 일을 성취합니다.
둘째로 바람의 재난이란 지나친 허영심으로 사기를 치고 노력 없이 큰 대가를 바라거나 묻지마 투자를 하여 큰 낭패를 보는 것입니다. 한편 몸을 함부로 놀려서 쌓아온 명예를 일순간에 무너뜨리는 것으로 참으로 조심해야 합니다. 그러나 바람은 변화의 원동력이니 잘 활용해야 합니다.
셋째는 물의 재난으로 지나치면 산과 들을 무너뜨리고 몸이 무겁고 차가워 병이 생기거나 우울증에 걸리기 쉬우니 조심해야 합니다. 그러나 물처럼 일체 대상에 머물지 않고 기다리고 차고 넘치면서 결국에는 바다에 이르듯 지혜롭게 처신하면 세상에서 누구나 성공하고 행복을 누릴 것입니다. 이와 같이 불과 바람과 물의 세 가지 요소는 없어서는 안 되는 것으로 조화를 이루어야 하지만 지나치면 큰 재난이 일어납니다.
조화란 결국에는 음과 양의 조화이며 느림과 빠름인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만남일 것입니다. 또한 이것은 세상의 명마를 조련하는데 있어서 꼭 필요한 당근과 채찍이며 수행의 과정에서 반드시 함께해야 하는 선정과 지혜의 쌍수입니다.
부처님께서 어느 날 말을 치는 사람을 만나서 길들이는 법을 물으니 거친 말은 먼저 부드럽게 당근으로 다스리고 다음엔 힘차게 채찍으로 다스리며 끝내는 당근과 채찍을 함께 써서 세상에 위 없는 잘 길들여진 명마를 길러낸다고 대답하였습니다.
현대인들은 끝없는 스트레스로 방황하고 우울증으로 고통스럽기 때문에 고요한 적정처(寂靜處)를 찾아서 끝없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번뇌를 다스리는데 먼저 고요함을 익혀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고요함에 집착하여 머무르면 현실에 둔해지고 느림에 재미를 붙여 속도감과 일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병폐가 생깁니다.
따라서 이러한 수행의 과정에 머물러 있으면 편안하기는 하지만 현실감각이 떨어져 빨리 벗어나야 하는데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나 병이 있으면 약이 있듯이 스스로 답답한 줄 아는 것이 지혜이니 순간 뒤집으면 바로 벗어나지만 힘이 약하여 쉽지 않으므로 단호한 지혜의 채찍을 써야 합니다. 이제부터는 현실을 피하지 말고 점점 속도를 업그레이드하는 수행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느림이 편안하고 좋지만 머무르면 효율성이 떨어지고 자칫하면 우울에 빠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한편 현대인들은 영리해서 정보의 수집으로 편리해지고 효율성은 높아졌지만 반대로 남을 배려하는 자비심이 없습니다. 그래서 참다운 수행은 느림인 선정과 빠름인 지혜가 아무런 간격이 없어 쌍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렇게 올바른 수행을 하다 보면 어느덧 마음은 위 없이 잘 길들여진 말이 왕의 수레를 끌고 가듯 세상을 향하는 감사와 자비심으로 충만하게 됩니다.
오랜 세월 어리석음으로 익혀온 습관은 참으로 고치기가 어려워 선정과 지혜인 당근과 채찍을 함께 쓰지 않으면 삼재의 재난을 피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조사들은 마치 살얼음을 밟듯이 생각과 거친 습관을 간절히 살피고 알아차려서 한 조각의 삼매를 이루어야 한다고 경책을 했던 것입니다. 마치 뼛속 깊이 사무치는 추위가 한번 지나가야 코를 찌르는 매화 향기를 맡을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입춘은 24절기 가운데 첫 번째로 기나긴 음의 기운이 물러나고 비로소 양의 기운이 자리를 잡는 것으로 예부터 절마다 기도를 올리고 삼재의 액난이 무사히 지나가기를 발원하였습니다. 삼재란 사람에게 9년 주기로 돌아온다는 3가지 재난으로 불의 재난 바람의 재난 물의 재난을 말합니다.
첫째로 불의 재난이란 요즈음 말로 풀이하면 적당한 스트레스는 삶의 활력소가 되지만 지나치면 생명을 단축시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또한 화는 불기운으로 지나치면 몸을 상하고 숲에 불이 나면 모든 것을 태워 버리듯 쌓아온 그간의 복덕을 허물어 버리니 삼가해야 합니다. 그러나 불기운을 열정으로 승화시키면 어두운 기운은 물러가고 밝고 따뜻한 기운으로 세상의 큰 일을 성취합니다.
셋째는 물의 재난으로 지나치면 산과 들을 무너뜨리고 몸이 무겁고 차가워 병이 생기거나 우울증에 걸리기 쉬우니 조심해야 합니다. 그러나 물처럼 일체 대상에 머물지 않고 기다리고 차고 넘치면서 결국에는 바다에 이르듯 지혜롭게 처신하면 세상에서 누구나 성공하고 행복을 누릴 것입니다. 이와 같이 불과 바람과 물의 세 가지 요소는 없어서는 안 되는 것으로 조화를 이루어야 하지만 지나치면 큰 재난이 일어납니다.
부처님께서 어느 날 말을 치는 사람을 만나서 길들이는 법을 물으니 거친 말은 먼저 부드럽게 당근으로 다스리고 다음엔 힘차게 채찍으로 다스리며 끝내는 당근과 채찍을 함께 써서 세상에 위 없는 잘 길들여진 명마를 길러낸다고 대답하였습니다.
현대인들은 끝없는 스트레스로 방황하고 우울증으로 고통스럽기 때문에 고요한 적정처(寂靜處)를 찾아서 끝없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번뇌를 다스리는데 먼저 고요함을 익혀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고요함에 집착하여 머무르면 현실에 둔해지고 느림에 재미를 붙여 속도감과 일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병폐가 생깁니다.
따라서 이러한 수행의 과정에 머물러 있으면 편안하기는 하지만 현실감각이 떨어져 빨리 벗어나야 하는데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나 병이 있으면 약이 있듯이 스스로 답답한 줄 아는 것이 지혜이니 순간 뒤집으면 바로 벗어나지만 힘이 약하여 쉽지 않으므로 단호한 지혜의 채찍을 써야 합니다. 이제부터는 현실을 피하지 말고 점점 속도를 업그레이드하는 수행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느림이 편안하고 좋지만 머무르면 효율성이 떨어지고 자칫하면 우울에 빠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한편 현대인들은 영리해서 정보의 수집으로 편리해지고 효율성은 높아졌지만 반대로 남을 배려하는 자비심이 없습니다. 그래서 참다운 수행은 느림인 선정과 빠름인 지혜가 아무런 간격이 없어 쌍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렇게 올바른 수행을 하다 보면 어느덧 마음은 위 없이 잘 길들여진 말이 왕의 수레를 끌고 가듯 세상을 향하는 감사와 자비심으로 충만하게 됩니다.
오랜 세월 어리석음으로 익혀온 습관은 참으로 고치기가 어려워 선정과 지혜인 당근과 채찍을 함께 쓰지 않으면 삼재의 재난을 피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조사들은 마치 살얼음을 밟듯이 생각과 거친 습관을 간절히 살피고 알아차려서 한 조각의 삼매를 이루어야 한다고 경책을 했던 것입니다. 마치 뼛속 깊이 사무치는 추위가 한번 지나가야 코를 찌르는 매화 향기를 맡을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