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적게 행동하고 더 많이 존재하십시오
2014년 02월 28일(금) 00:00 가가
김 관 수
천주교 광주대교구 청소년사목국장
천주교 광주대교구 청소년사목국장
20세기를 대표하는 가톨릭 영성가 헨리 나우웬 신부님은 “더 적게 행동하고 더 많이 존재하십시오”라는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이는 곧, ‘되고자 하는 그 사람처럼 행동하려고만 애쓰지 말고, 정말 그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말씀이겠습니다. 이 말씀에 비추어 17년째 신부로서 살아오고 있는 저를 반성해 보건 데, 저 또한 ‘제 2의 그리스도’라 불리우는 사제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기보다는 천주교 신부라고 하는 직분에 맞게 행동하려고 애써왔던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변의 시선을 더 의식하게 되고, 평가에 더 민감해졌던 것 같습니다.
지난 10일 남동성당에서 있었던 시국미사에 참석하였습니다. 미사 강론에서 제 귀에 자주 들려왔던 단어는 바로 ‘존재감’이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대통령의 존재감을 지난 일 년 동안 전혀 느낄 수 없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날 저는 이 말씀에 공감하였습니다. 미사에 참석했던 많은 사람들도 동감하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불편하고 씁쓸한 건 무슨 까닭이었을까요? 선거 무효 소송인단이 작성한 ‘제18대 대통령 부정선거 백서’에 따르면 선관위가 투개표 과정에서 부정하게 개입한 단서가 발견되어, 지난해 1월4일자로 ‘대통령 직무정지 집행 가처분 신청’과 함께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라고 하니 그에 따른 법집행 상황을 지켜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 되었건 대선 투표결과에 국민은 순응하였고, 그래서 박근혜씨에게 최고 통수권자로서의 지난 1년 동안의 국정을 맡겼기에, 그런 우리나라 대통령을 거부하고 부정하는 것 같아서 한편으론 안타깝고 마음 한 켠이 편치 못했던 것 같습니다.
‘존재감’이란, 그 사람이 있음을 느끼는 감정입니다. 그렇다고 그 사람이 끼치는 영향력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존재감이란, 부모님 죽음 이후에도 내 마음 안에 존재하고 있는 그분들의 큰 자리와도 같습니다. 그렇다면, 나의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떡해야 할까요? 그것은 바로 자신에게 맡겨진 역할을 단지 역할수행차원에서만이 아니라, 정말로 그런 사람이 되도록 철저히 노력해야 하는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남이 나를 이렇게 봐주면 좋겠어’라고 의식하면서 ‘그러한 행동만을 하면서 살아왔던 것은 아니었나’하고 깊게 성찰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행동은 삶의 외형적인 면을 추구하지만, 존재는 내면과 외형이 통합된 온전한 삶을 살게 합니다. 행동은 자신에게로 향한 관심의 표현이지만, 존재는 나를 포함하여 타인을 향한 사랑의 육화와도 같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건이 바로 하느님이 인간이 되신 사건, 말씀이 육화된 사건이요, 그 주인공은 바로 그리스도 예수님입니다. 예수님의 육화 사건은 하느님이 인간처럼 행동하셨던 사건이 아니라, 온전한 인간으로서 곧 닥쳐올 고난이 너무나 두려워 “아버지, 아버지께서 원하시면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루카 22, 42)라고 애원하셨을 만큼 인격적이고 존재론적인 사건입니다. 하느님이 정말로 참 인간이 되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행동하기보다는 되고자 하는 그 사람으로 온전히 존재하기 위해 우리는 어떡해야 할까요? 그것은 바로 타인을 향한 믿음과 사랑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내 편에서는 그를 향해 무한한 신뢰와 희생을 한다고 하지만, 실상 그는 그러한 나의 믿음과 사랑을 느끼지 못한다면 무의미한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가톨릭교회에서 청소년들의 스승이요, 아버지라고 불리는 성 요한 보스꼬는 이런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청소년을 사랑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야 합니다.”
박근혜씨가 지난 1년 동안 대통령으로서의 존재감을 줄 수 없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박근혜 정부 출범 1년을 점검해 보는 어느 모 일간지의 최근 기사 중, “대선공약 뒤집은 ‘나만의 원칙’... 여론과 동떨어져 국정 발목”이라는 타이틀이 존재감의 부재를 대변해 주는 듯합니다. ‘대선 핵심 공약의 축소와 폐기 그리고 공공기관장 낙하산 인사’ 등의 행보는 국민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비록 박근혜대통령의 원칙과 신뢰에서 나온 것이라 할지라도 국민이 공감하지 못하는데,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국민의 소리를 어머니의 마음으로 듣고, 대선 공약의 양축이었던 ‘경제민주화와 복지확대를 통한 한국형 복지국가건설’에 박차를 가하는 대통령 집권 2년차가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불편하고 씁쓸한 건 무슨 까닭이었을까요? 선거 무효 소송인단이 작성한 ‘제18대 대통령 부정선거 백서’에 따르면 선관위가 투개표 과정에서 부정하게 개입한 단서가 발견되어, 지난해 1월4일자로 ‘대통령 직무정지 집행 가처분 신청’과 함께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라고 하니 그에 따른 법집행 상황을 지켜보아야 할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남이 나를 이렇게 봐주면 좋겠어’라고 의식하면서 ‘그러한 행동만을 하면서 살아왔던 것은 아니었나’하고 깊게 성찰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행동은 삶의 외형적인 면을 추구하지만, 존재는 내면과 외형이 통합된 온전한 삶을 살게 합니다. 행동은 자신에게로 향한 관심의 표현이지만, 존재는 나를 포함하여 타인을 향한 사랑의 육화와도 같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건이 바로 하느님이 인간이 되신 사건, 말씀이 육화된 사건이요, 그 주인공은 바로 그리스도 예수님입니다. 예수님의 육화 사건은 하느님이 인간처럼 행동하셨던 사건이 아니라, 온전한 인간으로서 곧 닥쳐올 고난이 너무나 두려워 “아버지, 아버지께서 원하시면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루카 22, 42)라고 애원하셨을 만큼 인격적이고 존재론적인 사건입니다. 하느님이 정말로 참 인간이 되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행동하기보다는 되고자 하는 그 사람으로 온전히 존재하기 위해 우리는 어떡해야 할까요? 그것은 바로 타인을 향한 믿음과 사랑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내 편에서는 그를 향해 무한한 신뢰와 희생을 한다고 하지만, 실상 그는 그러한 나의 믿음과 사랑을 느끼지 못한다면 무의미한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가톨릭교회에서 청소년들의 스승이요, 아버지라고 불리는 성 요한 보스꼬는 이런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청소년을 사랑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야 합니다.”
박근혜씨가 지난 1년 동안 대통령으로서의 존재감을 줄 수 없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박근혜 정부 출범 1년을 점검해 보는 어느 모 일간지의 최근 기사 중, “대선공약 뒤집은 ‘나만의 원칙’... 여론과 동떨어져 국정 발목”이라는 타이틀이 존재감의 부재를 대변해 주는 듯합니다. ‘대선 핵심 공약의 축소와 폐기 그리고 공공기관장 낙하산 인사’ 등의 행보는 국민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비록 박근혜대통령의 원칙과 신뢰에서 나온 것이라 할지라도 국민이 공감하지 못하는데,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국민의 소리를 어머니의 마음으로 듣고, 대선 공약의 양축이었던 ‘경제민주화와 복지확대를 통한 한국형 복지국가건설’에 박차를 가하는 대통령 집권 2년차가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