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론이란 막강한 나라가 있었다. 이 나라는 느부갓네살왕 때 유다국을 멸하고 백성을 포로로 잡아 70년간이나 괴롭혔다. 바벨론 성에는 그 유명한 바벨탑이 있었다.

또 다른 왕 다리오는 고관 120명을 세워 전국을 통치하게 하고, 총리 셋을 두어 고관들이 직무를 보고하게 했다. 그때 유다에서 포로로 잡혀온 다니엘이란 사람이 있었다. 그는 용모가 아름답고, 지혜와 통찰력을 갖춘 사람이었다. 왕은 포로로 잡혀온 다니엘에게 갈대아 사람의 학문과 언어를 가르치게 하려고 했다. 왕은 그를 수석 총리로 내세웠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는 말처럼, 왕의 총애를 받는 다니엘을 시기한 자국의 총리들과 고관들은 다니엘을 제거할 묘책을 찾아내려고 했다. 하지만 아무런 허물도 찾지 못했다.

그러다가 묘책이 생겼다. 다니엘은 유다 사람으로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이었다.

“그래, 다니엘이 믿는 하나님을 걸자.” 다른 총리들과 고관은 이를 이용하기로 했다. “왕이여! 한 금령을 정하실 것을 구하나이다. 이제부터 30일 동안에 누구든지 왕 외에 어떤 신에게나 사람에게 무엇을 구하면 사자 굴에 던져 넣게 하소서. 또 왕이 금령을 세우시고 그 조서에 왕의 도장을 찍어 누구도 이 금령을 못 고치게 하소서.”

그러자 왕은 조서에 도장을 찍어 금령을 내렸다. 이때부터 다니엘은 감시의 대상이 되었다. 야비하고 무서운 책략이었다. 세상은 옳고 바르게 살려고 애쓰는 사람을 그냥 놔두지 않는다고 한다. 자기가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 자리에서 끌어내린다고 한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자기의 안주를 위해 시류에 타협할 것인가? 아니면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의지를 펴다가 역사에 이름을 남길 것인가.

다니엘은 이런 따위의 책략과 모략에 눈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목숨을 내놓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왕의 도장이 찍혔다는 것은 그 명을 어기면 곧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니엘은 전혀 개의치 않고 평소와 같이 자신의 일을 행하고, 믿음을 두텁게 했다. 오히려 자기 집 윗방에 올라가 예루살렘으로 향해 난 창문을 열고 하루 세 번씩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하며 그의 하나님께 감사해 했다.

여러분이라면 어떤 행동을 했을까. 아마 겁부터 났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여 이 난관을 피해 갈 수 있을까. 우리는 여기에서 다니엘의 지혜와 믿음, 소신을 배워야 한다.

그는 조금도 망설이거나 주저하지 않고 고민도 하지 않았다. 평소대로 한 것이다. 거기에는 그만의 확신과 용기,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대범하고 담대했다. 아니 자신의 신관을 확실히 보여주는 기회로 삼았다.

보란듯이 창문을 활짝 열어 젖혔다. 자신을 감시하는 무리들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고, 언젠가는 자신의 고국 예루살렘으로 돌아갈 날을 꿈꾸며 기도를 올렸다. 그는 평소에도 하루 3번씩 무릎을 꿇었다. 하루속히 고국에 돌아가 무너진 성을 쌓고, 굳게 닫힌 성전의 문을 열고, 예전과 같이 마음 놓고 자신의 신앙을 지킬 수 있게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던 것이다.

그는 감사하는 마음을 잃지 않았다. 우리는 이런 경우 감사는커녕 원망과 불평만 할 것이다. ‘왜 내게 이런 시련을 주시냐고. 내가 얼마나 열심히 살려고 최선을 다해 살지 않았느냐고. 하나님도 무심하시다고.’ 얼마든지 넋두리나 화를 낼 수 있는 상황이다. 다니엘은 모든 것을 감수하고 신에게 자신을 맡기는 삶을 살았다.

나중에 다니엘을 감시했던 무리들은 다니엘이 하나님에게 기도를 올리는 것을 발견하고, 왕에게 이를 보고한다. 하지만 다니엘서를 읽어 보면 그는 최초로 사자의 털을 이불 삼아 잠을 잔 사람이 되었다. 정직하고 충성스런 다니엘을 굶주린 사자도 알아보았던 것이다. 누가 이렇게 했을까. 전능하신 그의 하나님 그의 신이 하신 것이다. 우리 모두 조금은 힘이 들고 어려워도 소신 있게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