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립교향악단 문제가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은채 장기화되고 있다.

목포시와 교향악단 단원들이 지난달 25일 정리해고 통보 이후 처음으로 공식적인 대화의 자리를 마련해 사태 해결에 접점을 찾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목포시에 따르면 목포 고용노동지청 주재로 10일 시청에서 시향 단장인 윤진보 부시장 등 실무자와 시향 단원 대표가 만나 정리해고 회피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목포시 6개 시립 예술단체 운영=목포시의회가 올해 시향 예산을 40%(5억3000만) 삭감한데 이어 시는 지난달 25일 단원 64명 가운데 27명에 대해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이에 시향 노조는 “시립예술단체 체질 개선이라는 미명아래 합리적 운영방안을 찾기보다 정리해고를 통해 문제를 단순하게 해결하려는 저의”라고 지적하고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기 위한 사전 조치”라며 반발하며 ▲정리해고 철회 ▲예산 삭감액 증액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시 공무원과 시향 단원간에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인구 24만명 규모의 중소도시인 목포시는 현재 연간 34억원을 예산을 들여 6개 시립예술단체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비해 인구 30만명 미만인 타 지자체 대다수는 2∼3개 예술단을 운영하고 있다. 게다가 전체 예산의 44%에 달하는 연간 15억 원의 예산이 시향에 집중돼 있다.

그동안 시는 정리해고를 피하기 위해 ▲예산 삭감분만큼 근로시간 단축 ▲정기공연이 있는 달을 피해 무급 휴가 실시 ▲희망퇴직 등 방안을 시향단원들에게 제시하고 수차례에 걸쳐 협상을 가진 바 있다.

◇지역특성 살리는 예술단체로 육성=이번 사태와 관련해 지역 예술계와 시의회 일각에서는 시립 예술단체의 체질 개선을 비롯해 점진적으로 단체 수를 축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들은 “6개 예술단을 운영하는 것은 시 재정규모에 비해 과도할 뿐만 아니라 특정 예술단체에 대한 집중적 투자로 인한 불균형 초래, 음성적으로 지급되는 격려금에 대한 처리, 지휘자와 단원간 갈등 등 많은 문제점을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 “전남도가 ‘국악의 고장’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도립 국악단을 운영하는 것처럼 단체 수를 점진적으로 줄여가면서 목포지역 특성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육성해나가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임점호 예총 목포지회장은 ‘선(先) 노조 탈퇴, 후(後) 협상’을 제안했다.

임 지회장은 “시향단원은 먼저 노조를 내려놓고 평화적 협상에 임하고, 관은 예산이 없다는 핑계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추경 예산 확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빠른 시일내에 객원이든 비 상임이든 지휘자를 선임해 그로 하여금 이번 사태를 추스르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방수 시의원(예술계 비례대표)은 ‘총 예술감독제와 사무국 운영’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부족한 인원은 비상임으로 가거나, 필요할 때 객원을 데려다 쓰면 된다”며 “시 재정 규모에 맞고 시립예술단의 체질 변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함인호 시향노조 분회장은 “단원들은 무대로 복귀하고 싶어한다. 예산문제가 원만히 해결돼 하루빨리 원직 복귀해 연주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목포=고규석기자 yous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