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오랫동안 원불교 성직자들은 물론이고 일반인들에게도 요가를 지도해 온 교무가 있다. 언제나 편안하고 유연한 모습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요가를 가르치는 그 교무가 언젠가 자신이 요가를 처음 배우게 된 동기를 들려주었다.

한창 교화현장에서 물불을 가리지 않고 뛰어다닐 32살 나이에 양쪽 팔을 들어올릴 수도 없고, 물건을 들지도 못하고 밤마다 통증에 시달리는 병에 걸렸다고 한다. 수술을 받았지만 완치가 어려웠던 당시, 담당의사는 요가나 운동을 꾸준히 하며 스스로 극복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 교무는 그때부터 요가를 배우기 시작해 17년이란 세월을 하루도 빠짐없이 요가를 통한 운동을 했다고 한다. 어깨통증과 사투를 벌이며 꾸준히 요가에 전념한 결과 이제는 거의 완치수준에 이르렀고, 덕분에 교무들과 일반인들까지도 지도하는 수준급 요가전문가가 되었다. 자신에게 다가온 고통과 해로운 환경에서 오히려 자신을 성장시키고 남에게 유익을 주는 은혜를 발견한 것이다.

원불교 경전에 은생어해(恩生於害) 해생어은(害生於恩)이라는 법문이 있다. 은혜가 해로움에서 나올 수 있고, 해로움이 은혜에서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어려운 환경과 여건, 힘든 상황들이 오히려 자기 자신을 더 노력하게 만들고 성공시키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남부러울 것 없는 환경과 여건을 갖고 있어도 잘 사용하지 않으면 때로는 나를 나태하게 만들고, 욕심에 치닫게 해서 파멸의 길로 들어서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내게 주어진 상황을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우리 인생의 방향이 달라지고 인격이 변화할 것이다.

20대 젊은 나이에 암에 걸려 수술을 두 차례나 한 젊은 청년교도의 이야기는 지금도 가슴을 따뜻하게 한다. 원불교에 출가해 처음 교화현장에 나왔을 때 당시 어린이회장이었던 그 교도는 10여 년이 지나 안타깝게도 암에 걸려 고통스런 항암투병을 하고 있었다.

아직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은 젊은 나이에 암 선고를 받은 그 청년교도가 얼마나 큰 충격을 받고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을까 상상하며 병원을 찾아갔을 때 나는 뜻밖의 상황에 놀라고 말았다. 머리를 빡빡 깎고 수술을 한 지 며칠 되지 않은 그 청년교도는 나를 보자마자 오랜만에 만난 반가움에 얼싸안고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수술한 직후에는 얼굴이 퉁퉁 부었는데 이젠 많이 가라앉았고, 병문안을 온 어느 친구가 머리를 빡빡 깎으니 인물이 더 살아난다고 했다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그 청년교도는 병원에 있으면서 모든 분들에게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었고, 가족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청년교도의 부모는 오히려 부모가 환자인 자녀에게 위로받고 있다며, 환자가 너무도 의연한 자세로 모든 것을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치료에 정성을 다하고 있어 오히려 가족 모두 힘을 얻고 있다고 전한다.

앞으로 병이 완쾌되면 작은 카페에서 마음의 휴식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편안함과 희망을 주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청년교도의 꿈이 꼭 이뤄지기를 바란다. 어떤 절박한 상황에서도 포기하기보다 긍정적인 출구를 먼저 찾아낼 수 있는 연습이 평소 선행되어야할 거 같다.

기회가 위기가 되기도 하고 위기가 기회가 되기도 한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건 누가 대신해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개척하고 만들어가는 것이다. 어떤 마음으로 그 위기를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 이왕이면 긍정적인 요소를 발견해 위기에서도 기회를 만들 수만 있다면 자신의 앞길이 열리고 남의 앞길도 열어주는 능력을 갖출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