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왜곡과 임을 위한 행진곡
2014년 04월 23일(수) 00:00 가가
강 대 석
남도향토문학연구원장 행정학박사
남도향토문학연구원장 행정학박사
세계 제2차 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선전부장관이었던 요제프 괴벨스는 “대중들은 한 번 들으면 믿지 않고, 두 번 들으면 의심하고, 세 번 들으면 완전히 믿게 된다.”면서 “한 문장만 주면 누구든지 범죄자로 만들어 주겠다.”고 했다.
엊그제 어느 지인이 보낸 이메일의 첨부파일을 확인하던 중에 ‘5·18 북한군 개입 동영상’이라는 파일이 다른 파일과 함께 있어 열어 보았다. 거기에는 보수논객으로 알려진 지만원이 줄곧 주장하는 ‘5·18때 북한군 특수부대원 600 명이 개입하여 지휘부를 구성하고 무기고와 교도소를 습격했다’는 내용과, 지난해 종편 TV방송에 인민군 출신 탈북자라며 출연하여 ‘5·18때 북한군 1개 대대가 개입하였다’ 고 주장하여 논란이 되었던 내용이 편집돼 들어있었다. 누군가 이 동영상을 전파시키기 위해 다른 자료에 교묘히 첨부하여 보낸 것을 보니 진화된 수법이 놀라웠다.
문득 지만원에 대해서 궁금했다. 검색을 하니 ‘지만원 시스템클럽’이라는 사이트가 있었다. 들어가 보니 5·18 진실왜곡 이외에도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과 임을 위한 행진곡은 북한곡이라는 등 도저히 그냥 볼 수 없는 글들로 가득했다.
지만원은 5·18 왜곡과 관련해서 이미 대법원으로부터 무죄판결을 받았다며 자기의 주장이 진실이라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대법원 판결문을 찾아서 읽어보았다. 판결문에는 무죄의 주요 이유를 ‘(지만원의 글은) 집단표시의 명예훼손행위에 해당되지만 이 행위는 개개인에 대한 명예훼손은 성립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5·18 피해자수가 4000명에 이르러 개개인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여길 정도로 피해자 수가 적다고 할 수 없고, 이글이 5·18유공자를 비난하는데 있다고 보기보다는 피고인(지만원)의 관점에서 5·18을 다시 평가하고 있다고 보이는 점, 그리고 광주민주화운동은 이미 법적·역사적 평가가 확립된 상태에서 5·18유공자 개개인의 명예훼손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무죄의 요지였다. 즉 그가 주장하는 북한군 개입이 사실이어서 무죄판결을 받은 것이 아니라 표현의 자유에 손을 들어 준 것이었다. 그런데도 그는 법원 판결문을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여 자기의 주장이 진실이어서 무죄판결을 받은 것처럼 호도하고 있었다.
보도에 의하면 광주시와 5·18 관련단체 등에서는 지만원씨 외에도 전사모(전두환을 사모하는 모임)와 TV출연 인민군출신 탈북자 등을 같은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그러나 그들에게 내려진 법원판결 역시 ‘이들의 발언이 허위사실로 보여 지지만 5·18 관련자 비방은 없었다.’거나 ‘5·18 민주화유공자가 4000명이 넘어 개개인에 대한 명예훼손이라고 하기 어렵고, 이런 게시물로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평가가 바뀌기 어렵다’ 는 등의 이유로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지금까지의 5·18관련 판결들이 지만원씨의 무죄 판결과 비슷한 논리의 복사판에 지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어쩌면 ‘임을 위한 행진곡’의 기념곡 지정을 계속 미루고 있는 보훈처의 태도와 맥을 같이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결국 사법부의 이러한 미온적인 판단이 5·18에 대한 왜곡과 불신을 부추기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일반국민들은 그들이 무죄판결을 받았다는 말만 듣고 북한군 개입이 사실인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민주주의 사회에서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도 있고 이를 막을 이유도 없다. 그러나 문제는 진실을 왜곡한 주장들이 한 두 사람의 망언으로 그치지 않고 같은 성향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확대 재생산 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이러한 것들이 결국 호남비하로 이어져 호남이 마치 용공, 종북의 진원지처럼 비화되고 나아가 자녀들의 장래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터넷은 주로 젊은 층과 청소년들이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전국의 어린 학생들이 이런 글들을 보면서 5·18과 호남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형성될지 걱정이 된다는 것이다.
5·18은 80년 신군부의 무력진압에 항거한 광주시민들의 자구적 저항운동으로, 북한군 개입이 없었다는 것은 당시 60만 광주시민과 많은 국내외 보도진들이 이를 증언하고 있다. 따라서 당시 광주의 상황을 감안하지 않고 편향된 시각으로 5·18의 진실을 왜곡하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는 애국을 가장하여 지역분열을 획책하는 또 다른 만행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이러한 행위들이 결코 사회통합과 국가 발전에도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제 또 5·18이 다가온다. 5·18을 지키고 그 정신을 계승해 나가는 것은 호남인만이 아닌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우리국민 모두의 몫이라고 볼 때, 정부에서도 5·18 왜곡 방지와 임을 위한 행진곡의 기념곡 지정에 대해서 보다 적극적인 태도가 요구된다 하겠다.
엊그제 어느 지인이 보낸 이메일의 첨부파일을 확인하던 중에 ‘5·18 북한군 개입 동영상’이라는 파일이 다른 파일과 함께 있어 열어 보았다. 거기에는 보수논객으로 알려진 지만원이 줄곧 주장하는 ‘5·18때 북한군 특수부대원 600 명이 개입하여 지휘부를 구성하고 무기고와 교도소를 습격했다’는 내용과, 지난해 종편 TV방송에 인민군 출신 탈북자라며 출연하여 ‘5·18때 북한군 1개 대대가 개입하였다’ 고 주장하여 논란이 되었던 내용이 편집돼 들어있었다. 누군가 이 동영상을 전파시키기 위해 다른 자료에 교묘히 첨부하여 보낸 것을 보니 진화된 수법이 놀라웠다.
물론 민주주의 사회에서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도 있고 이를 막을 이유도 없다. 그러나 문제는 진실을 왜곡한 주장들이 한 두 사람의 망언으로 그치지 않고 같은 성향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확대 재생산 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이러한 것들이 결국 호남비하로 이어져 호남이 마치 용공, 종북의 진원지처럼 비화되고 나아가 자녀들의 장래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터넷은 주로 젊은 층과 청소년들이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전국의 어린 학생들이 이런 글들을 보면서 5·18과 호남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형성될지 걱정이 된다는 것이다.
5·18은 80년 신군부의 무력진압에 항거한 광주시민들의 자구적 저항운동으로, 북한군 개입이 없었다는 것은 당시 60만 광주시민과 많은 국내외 보도진들이 이를 증언하고 있다. 따라서 당시 광주의 상황을 감안하지 않고 편향된 시각으로 5·18의 진실을 왜곡하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는 애국을 가장하여 지역분열을 획책하는 또 다른 만행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이러한 행위들이 결코 사회통합과 국가 발전에도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제 또 5·18이 다가온다. 5·18을 지키고 그 정신을 계승해 나가는 것은 호남인만이 아닌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우리국민 모두의 몫이라고 볼 때, 정부에서도 5·18 왜곡 방지와 임을 위한 행진곡의 기념곡 지정에 대해서 보다 적극적인 태도가 요구된다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