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가 구조조정에 반발한 시립 교향악단(이하 목포시향) 단원을 대거 해고해 파장이 예상된다.

목포시는 지난 22일 정리해고 대상 단원 27명에게 ‘목포시향 단원 해고 통지 및 퇴직급여 신청안내’ 통지문을 발송했다.

앞서 시는 3월 29일 해고예고 통보 이후 2차례에 걸쳐 해고 시한을 연기하면서 목포시향 노조에 정리해고 철회를 조건으로 고소·고발·진정 취하와 예산확보 공동 노력 등을 제안했다.

또 7월 이후 예산이 떨어질 경우 임금체불에 대한 고소·고발을 하지 않고 예산확보시 임금 소급적용, 노조차원의 대시민 사과문 등을 주문했으나 확답이 없었다는 게 목포시의 주장이다.

목포시 관계자는 “시는 정리해고 회피를 위해 최대한 양보해 제안을 했으나 노조 측으로부터 별다른 대답이 없었다”면서 “제시한 사안에 대한 노조와 합의가 있을 경우 정리해고는 철회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목포시향 노조는 “세월호 침몰로 온 나라가 시름에 빠져 있는 이 시기에 해고통보하는 게 맞느냐”는 시기론(論)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의당 전남도당은 성명을 내고 “목포시가 지난달 29일 해고통보 이후 2차례에 걸쳐 해고시한을 유보하면서 대화를 이어가다 해고를 단행한 배경이 궁금하다”며 “대화를 통한 원만한 해결을 포기하고 온 나라가 혼란한 틈을 이용해 정리해고를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시는 정리해고 방침을 철회하고, 성실한 협상을 통한 합의도출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함인호(40) 노조 지회장은 “앞으로 해고된 단원들과 함께 출근투쟁을 벌여 나갈 것”이라면서 “세월호 침몰 사고를 감안해 1인 시위나 거리 음악회 등은 당분간 열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시가 정리해고 철회 전제 조건으로 내건 사안을 보면 고용보장도 안 돼 있어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사실상 명분 쌓기에 불과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전남 지방노동위원회는 23일 목포시향 단원들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에 대한 첫 심리를 열었다.

한편 목포시는 시의회가 목포시향 체질개선 등을 이유로 당초 올해 예산 13억7000만원에서 인건비와 운영비 등 5억5000여만원을 삭감하자 시향 단원에 대한 구조조정에 나섰다.

/목포=고규석기자 yous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