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날씨를 보이면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흔하지는 않지만 운동을 하다 보면 넘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활동량이 많은 청소년들은 축구나 농구 등을 하는 과정에서 서로 부딪치는 경우가 많다.

넘어지든 부딪치든 구강에서 가장 튀어나온 구조인 ‘앞니’는 코와 함께 가장 많이 다치는 부위이다. 운동을 하다가 치아가 다쳤을 때, 과연 어떻게 응급처치를 해야 할까? 의외로 모르는 이들이 많다.

앞니가 다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첫째는 인체에서 가장 단단한 구조물인 치아가 부러지는 경우이고, 둘째는 치아는 멀쩡한 데 주변 지지조직이 다쳐서 치아가 흔들리거나 아예 잇몸 밖으로 빠져나온 경우이다.

첫 번째의 경우에는 치아가 부러진 정도에 따라서 치료의 범위가 달라진다. 심하게 부러져 신경이 노출된 경우에는 응급적으로 노출된 신경을 덮어 통증을 줄여주는 처치를 한 뒤, 추후 완전한 신경치료후 보철물을 씌워주는 치료가 뒤따라야 한다. 만일 신경이 노출될 정도로 많이 부러진 것이 아니라면 치아의 색조와 유사한 재료를 이용해 파절된 부위만 떼우거나 보철물을 씌우는 치료를 진행할 수도 있다.

두 번째의 경우 충격을 받은 치아는 많이 흔들리며, 원래 치아 배열에서 앞으로 튀어나오거나 잇몸 안으로 들어가 버릴 수도 있다. 흔들리는 치아는 건드릴 때마다 심한 통증을 유발할 것이다.

특히 외부 충격에 의해 치아가 통째로 빠져버리는 외상을 ‘탈구’라고 한다. 응급실에서 만나는 치아 탈구의 사례는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들이 구기 운동 도중에 친구의 머리나 단단한 물체에 위턱을 부딪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잇몸 밖에서 이탈해 운동장 바닥 등 더러운 장소에 떨어진 치아를 보면 환자도 보호자도 당황하게 된다. 그러나 경황이 없더라도 치아를 그 자리에 내버려두고 오지는 말자. 다행스럽게도 탈구가 발생한 지 1시간 이내의 치아라면 대개 재식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때 중요한 점은 치아를 가져오는 방법이다. 그냥 손에 들고 오거나 마른 휴지에 치아를 싸 오는 방법은 한 번 죽은 치아를 두 번 죽이는 길이다. 재식해야 할 치아의 오염물질을 제거한답시고 빳빳한 칫솔 등으로 치아 표면을 문질러 닦는 행위도 삼가야 한다. 치아의 뿌리는 ‘치주인대’란 얇은 막으로 덮여 있고, 치주인대가 남아 있어야 성공적인 재식이 이루어질 수 있다. 빠진 치아 표면이 마르지 않도록 가볍게 씻기만 한 뒤 바로 찬 우유에 넣어 오거나 식염수에 담아 오면 된다.

응급실로 가져온 치아는 원래 배열대로 맞춘 뒤 치과용 재료와 철사를 이용해 일종의 ‘깁스’를 하게 된다. 치아의 깁스는 최소 2주간 유지되는데 그 동안 치아와 잇몸 뼈가 잘 붙기 위해서는 교합력이 작용하거나 빠졌던 치아에 힘이 가해지면 안 된다.

앞니에 직접적으로 힘이 가해지는 끊어먹기는 금물이다. 그 후 경과를 지켜봐서 증상이 생기거나 치수의 괴사가 발생한 경우에는 신경치료와 보철치료가 잇따라야 한다. 탈구의 경우에는 대부분 신경치료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교통사고, 폭력, 추락 등이 치아 외상의 주된 원인이었지만 최근에는 운동을 즐기다가 사고가 생기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덴탈 아이큐가 많이 높아진 요즘 세상, 응급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말고 필요한 조처를 취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