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헌법 1조2항에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이처럼 국민에게 부여된 권력을 우리들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과거 독재권력 시절에 오랫동안 빼앗겨서 아직도 실감하지 못하거나, 아니면 아직도 공권력을 동원해서 선량한 국민들에게 괴롭힘을 주는 시대에 살고 있기에 그것을 회피하려는 의식 때문인지 우리는 그것을 누리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가진 권리를 포기할수록 우리들은 점점 소외되어갈 것이다. 국민의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곧 투표이기에 오늘 그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대한민국이 하나의 주식회사라고 하면 국민이 곧 주주이고, 주주들은 똑 같이 나누어 가지고 있는 주권을 행사하여 대표이사를 비롯한 각각의 임원들을 교체할 수 있다. 회사를 제대로 경영하고 있는지 감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대표이사를 해임하거나 연임하게 할 수 있다. 회사를 제대로 경영하느냐의 여부는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인지, 모든 주주의 이익이 아니고 특정 주주 집단의 이익만을 위한 것은 아닌지, 이익을 키우라고 했더니 불법적이거나 고객의 이익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감시와 평가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 회사가 경영이 어려워지고 부도라도 나게 되면 결국 그 책임은 고스란히 주주들에게 전가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주식이 휴지조각이 되어버리고 빚이라도 내어야 된다면 우리가 그 부담을 안아야 된다.

IMF를 통해 우리는 사장을 잘 못 뽑으면 정말 이렇게 큰 회사도 망할 수 있다는 것을 체험했다. 국가라는 회사도 망할 수 있는데 하물며 그 보다 작은 기업들이야 아무 때라도 시장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 어려워지는 회사들을 보면 대부분 대표이사의 책임이 크다. 핀란드의 세계적인 핸드폰 회사였던 노키아는 시장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나태하고 방만한 경영을 한 결과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에 매각되는 아픔을 겪었다. 국가라는 회사도 얼마든지 대표이사가 부패한 행위로 부정축재를 하고 그러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호의호식하는 경우가 많다. 국민이 의무를 소홀히 한 결과이다.

선거라는 제도는 국가의 주권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대원칙을 실현시키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피선거권자들을 정해진 기간이 지나면 국민들이 그들에게 위임된 권한을 회수할 수도 재부여할 수도 있기에 투표는 나의 삶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이다. 좋은 일꾼을 뽑게 되면 그의 노력으로 인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훌륭히 업무를 수행해 나갈 것이고 그에 따른 결과는 결국 나에게도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대표를 뽑는 것이 왜 중요한 것일까? 사람들은 유유상종한다. 대표의 성향에 따라 임원진과 관리직 그리고 심지어 신입사원들까지 결정된다. 좋은 대표는 그가 추구하는 경영철학과 비전에 걸맞은 인재를 선발하게 된다. 삼국지에서 유비의 태도가 그러했고 지금 굴지의 기업을 이루어낸 세계적인 회사들도 인재를 중요시했다. 그 반대의 예를 보면, 이번 세월호 사건을 통해 드러난 국가적인 대처방법이나 해양경찰과 청해진해운의 행태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그 조직에서 맡고 있는 업무에 가장 적합한 사람에게 그 직책을 맡겼어야 하는데 전혀 그러지 못한 점이 드러난다. 국가 공무원이라면 국가와 국민에게 헌신하고 목숨을 아끼지 않는 투철한 사명감이 필요한 신분이다. 그러기에 국가공무원에 관련된 법률로 신분을 보장하고 있고, 국가가 업무를 그 공무원에게 위임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해경은 그러지 못했다. 문제해결 능력도 없었고 투철한 사명감도 전혀 없었다. 단언컨대 그 조직은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고 임면권자의 눈치만 살핀 것이다. 국민들이 그들의 상관을 냉철하게 평가하고 있다는 사례를 보여줬었다면 결코 그처럼 행동하지 않았을 것이다.

투표장에 가기 전에 반드시 후보자의 면면을 살펴보자. 정말 그 임무에 적합한 후보인가를 살펴보자. 지연과 학연 그리고 인정 같은 것에 얽매이지 말자. 내가 주인인데 월급을 주며 일할 직원을 뽑는다는 생각으로 평가하자. 내 월급을 준다면 절대 아무나 대충 뽑아주지는 않을 것이다. 국민의 권력을 제대로 행사해서 다시는 세월호 같은 사건으로 온 국민을 슬프게 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