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가 나면 막상 먹을 물이 없다. 물은 많은데 말이다.

사람이 발에 밟힐 정도로 많다. 병원, 극장, 백화점, 스포츠 경기장은 만원을 이룬다. 출퇴근길엔 마치 주차장처럼 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어떤 자격시험에는 사람들이 구름같이 모여들고, 말단 공무원 경쟁률도 수 십대 일이다. 대기업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막상 사람을 쓸려고 하면 마땅한 사람이 없다. 사람은 많은데 말이다. 요직에 맞는 사람이 없다. 아니 찾기가 어렵다. 작금 우리는 허탈감에 빠져있다. 한 나라의 총리감이 없다. 두 번이나 찾지 못했다.

‘지도력이 부족하다’, ‘인선 라인이 누구냐’, ‘왜 검증도 하지 않았느냐’ 등 온갖 질책이 난무하다. 물론 일리가 있는 말이다. 한 나라의 행정 수장으로서 나라 일을 하려면 모든 면에 모범이 되어야 한다. 윤리나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어야 한다. 그러나 그런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인간은 누구나 흠과 티가 있다. 털어 먼지 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초대교회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갑자기 교인 수가 많아지면서 교회 안에 문제가 생겼다. 사도들은 말씀 전하는 것과 기도하는 일이 그들의 사명이다. 그런데 당시 수많은 과부들이 모여들었던 것이다. 고아나 과부는 예나 지금이나 구제의 대상이다. 말씀을 듣는 것보다 우선 배부터 채워야 했다. 사도들이 열심히 구제에 힘썼으나 돌아온 것은 원망과 불평뿐이었다.

그 이유는 무었이었을까. ‘누구는 주고, 누구는 주지 않느냐?’라고 따지는 사람이 많았다. 구제에 힘썼지만 일부가 혜택을 받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일을 원활히 하기 위해 구제 파트를 운영하기로 했다. ‘어떤 사람을 세우며, 몇 명이나 세울 것인가?’ 등을 논의했다. 그 결과 여기 많은 사람 가운데서 좋은 믿음을 가진 사람과 지혜가 충만한 사람과 주위 사람들에게서 칭찬 듣는 사람 등 일곱 명을 뽑기로 했다. 결과 사도들은 본연의 사명에 전념할 수가 있었고, 일곱 명에 의해 분쟁의 불씨도 꺼졌다.

사도들은 예수님이 직접 선발해 친히 가르친 사람들을 말한다. 그런데도 그들에게도 부족함이 있었다. 이는 곧 온전한 사람이 없다는 말이다. 어느 누구를 올려놓고 검증한다 해도 입에 딱 맞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너무 예리한 잣대를 대지 말고 열 가지 중에 한두 가지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있더라도 웬만하면 적임자를 세워서 많은 일을 하게 해야 한다. 네 편, 내 편을 가르지 말고, 큰 틀에서 국민과 나라를 위하는 마음으로 하면 될 것이다.

6월25일 현재 총리가 비어있다. 속히 사람을 세워야 한다. 세월호 사건으로 국민들의 정서가 어지럽고 사이비 집단 교주 한 사람으로 인해 온 나라가 발목을 잡혀 있지 않은가? 왜 유병언을 잡지 못하는가? 안 잡는가? 시골 사람들도 “유병언이 잡히면 많은 사람이 다칠 것이다”라고 말한다. 많은 국민이 공감할 것이다. 이런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잡아야 한다. 하루속히 국가의 요직을 채워야 한다. 그 이후에 한시도 먼저 보낸 자식을 잊지 못하는 세월호 유가족들, 불안한 국방, 사이비 종교집단의 우두머리 유병언, 쌀 개방문제 등 큰일들을 하루속히 해결해야 한다.

속히 이 민족에게 희망을 주오. 시장 사람들의 웃음을 돌려주오. 텅텅 비어 있는 음식점이 살아나게 해 주오. 어깨에 힘주면서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살게 해주오. 아 그날이 속히 오기를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