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에서 국내 4대 거리공연 축제 중 하나인 ‘세계 마당 페스티벌’이 열린다. 한여름 밤 목포 근대역사문화 공간 등지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마당의 꿈’이란 주제로 ‘기발한 상상축제’를 선보인다. 또 이색적이고 실험적인 공연도 곁들여진다.

◇한국 등 5개국 연합 주제공연=올해로 14회째를 맞는 세계 마당페스티벌은 7월 24일부터 27일까지 목포 ‘차 안 다니는 거리’를 비롯해 로데오광장, 오거리, 북교초교 등 총 10곳에서 펼쳐진다.

이 행사는 극단 갯돌(대표 문관수)이 지난 2001년부터 개최해온 ‘전국 우수 마당극 제전’이 그 시초였다. 이후 ‘목포 마당 페스티벌’을 거쳐 지난 2012년부터 ‘세계 마당페스티벌’로 위상을 높였다. 올해는 문화체육관광부 대한민국 대표 공연예술 축제로 선정돼 5000만원을 지원받았다.

이번 축제의 백미는 미국, 프랑스, 중국, 일본, 한국 등 5개국의 공연자들이 연합해 제작한 주제공연이다.

주제공연은 지난 1936년 찰리 채플린이 만든 영화 ‘모던타임스’를 원작으로 현대인의 지친 삶을 마임(mime), 춤, 서커스 등으로 선보인다.

총연출을 맡은 태국 거리예술축제 집행위원장인 고지마야 씨는 “과거나 현재에도 전 세계가 안고 있는 인간의 기계노예화, 고노동 저임금, 고용불안, 실업난 등 지구촌 사회문제를 인류 공동의 시각으로 가져와 인간존재의 상실감 같은 것들을 말이 아닌 몸으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 공연에는 마임 명인 일본의 ‘츄상’과 프랑스의 ‘셀린바케’, 인형과 연주를 하나로 아우르는 원맨 라이브 밴드인 미국의 ‘그레고’ 등이 참여한다. 또 화려한 기예로 매력을 발산하는 중국의 ‘죠스이’, 줄타기로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일본의 ‘다이스케’ 등이 참여해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신명을 통한 목포의 재발견=이번 축제는 목포 지역의 문화적 가치가 담겨 있는 곳을 찾아 나선다.

‘목포 근대역사문화의 거리여행단’을 모집해 해설자와 함께 참가자들이 거대한 홍등을 밝히며 선정된 곳을 순회한다. 순회공간마다 근대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각종 공연과 설치미술, 퍼포먼스 등이 펼쳐져 축제의 밤을 달구게 된다.

또 목포북교초등학교 느티나무, 지난 1897년 유진 벨이 설립해 1919년 목포 4·8만세 운동의 거점이 된 양동교회, 목포가 낳은 최초의 근대 예술인 극작가 김우진 생가터 북교동성당, 1916년 가난한 집안의 딸로 태어나 ‘목포의 눈물’을 부른 가수 이난영 생가 터 등이 주요 축제 공간이다.

눈여겨봐야 할 공연도 많다. ‘마당극 거장’ 채희완의 칼노래 칼춤 공연은 동학농민혁명 120주년 기념으로 마련된 마당극이다. 칼노래 칼춤은 지난 1994년 초연된 지 20여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동학 농민군들의 승리와 패배를 칼춤, 북춤, 깃발춤 등으로 형상화해 우물가 아낙들의 처참한 눈물과 병신광대들의 정겨운 웃음을 마당 판에 가득 쏟아낸다.

부토(Butoh)무용의 대가 서승아씨의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의 슬픔을 위로하기 위한 퍼포먼스도 의미있다. 부토는 일본 전통예술인 ‘가부키’, ‘노’와 서구 현대 무용이 만나 탄생한 아방가르드 무용의 한 장르이다.

이 밖에 병신춤, 봉산탈춤, 마산오광대, 퓨전국악 니나노난다 등 신명난 마당극이 펼쳐진다.

문관수 갯돌 대표는 “이번 행사의 의미는 문화적으로 소외받은 시민들이 공연을 통해 위안을 얻고 삶의 활력을 재충전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목포=고규석기자 yous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