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대 박홍률 목포시장은 DJ의 정치적 고향이자 야당의 핵심 텃밭인 목포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돼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다. 민선 첫 무소속 목포시장이란 기록을 세운 이면에는 주민과 함께 현장에서 호흡해 온 지난 4년의 노력이 있었다.

박 시장은 임기내 가장 심혈을 기울일 정책으로 무안반도 통합을 꼽았다. 목포·무안·신안을 통합하지 않고서는 서남권 발전이 불가능하다는 절박한 현실 인식 때문이다. 9월부터는 민간위원회를 발족해 구체적인 움직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오랜 필요성 때문에도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무안반도 통합이 박 시장 임기내 계기를 마련할지 관심이다.

1억이상 개인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의 목포 1호 회원이기도 한 박 시장을 집무실에서 만났다.



-‘시민과 함께하는 희망찬 새 목포’를 시정목표로 삼고 ‘소통’을 화두로 표방했다.

▲시정의 대원칙으로 소통을 표방한 이유는 행정에 민주성과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시민, 시의회, 공무원 등이 모두 소통의 대상이다.

현재 시행 중인 주민참여 예산제를 실질적으로 활용해 시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 신규 사업을 추진할 때는 주민공청회 등을 통해 압도적인 지지가 없는 사업은 가급적 지양할 계획이다. 월 1회 이상 시민과 소통의 날을 운영해 시민들의 각종 애로사항, 건의사항을 경청할 생각이다.

또 시의회와는 목포 발전을 위한 것이라면 사안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긴밀히 협의해 건강한 파트너십을 구축해 나가겠다. 공무원들과는 상시적으로 소통과 대화의 시간을 마련해 창조적 아이디어가 표출될 수 있도록 하겠다.

-5대 시정방침을 간략하게 설명한다면.

▲소통하는 열린 시정, 일자리가 있는 경제, 해양문화 관광도시, 균형있는 지역발전, 나눔복지 인재육성을 5대 시정방침으로 정했다.

소통하는 열린 시정은 앞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일자리가 있는 경제는 기업유치가 핵심이다. 중견 기업을 유치해 일자리를 만들고 인구를 유입시켜, 지역 경제의 활력을 불어넣겠다. 이는 곧 자생적인 경제구조 구축으로 이어질 것으로 확신한다.

지금 목포에는 대양산단과 세라믹산단 등 기업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가고 있다. 하지만 분양가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세라믹산단 입주 가능업체의 폭을 넓히고 수산과 해양사업 관련 업체들을 찾아 기업체를 이끌어 오겠다. 신항만권을 활용해 중국과의 물류도 확대해 자본이 모이는 도시로 가꿔나갈 계획이다.

해양문화 관광도시는 목포의 특성, 즉 바다를 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해양체류형 관광지 개발을 위해 중국자본을 유치하고 풍부한 자금력과 소비력이 높은 중국 관광객을 목포로 끌어들이겠다. 목포가 서울과 제주의 중간지점에 있다는 지리적 이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믿는다.

균형있는 지역발전은 신도심과 원도심의 상생을 뜻한다. 이를 위해 도심재생 선도사업을 추진하고 도시가스 공급 보조사업, LP가스 용기 교체비용 지원 등을 통해 정주 여건을 개선하겠다. 또 주차장을 조성하고 도로구조 개선사업으로 원도심 상권 접근이 원활하도록 하겠다.

나눔복지 인재육성은 더불어 사는 행복한 사회 구현과 품격있는 국제 교육문화도시를 위해 시정 방침으로 삼았다. 이를 위해 목포시의료원을 보호자가 필요 없는 ‘환자안심병원’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며, 고지대에 위치해 이용이 불편한 노인복지회관을 원도심의 적정지역으로 이전하겠다. 교육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 청소년 해외 교류와 방과후 동아리 활동 지원을 확대하고, 원도심에는 학교별 교육 특화 프로그램을 지원하겠다.

-지난 선거에서 목포시 부채 3000억원이 화두였다. 결국 투명행정과 재정건전성 확보가 관건인데 이에 대한 해법은.

▲부채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명행정은 더욱 절실하다. 부채를 모든 시민의 힘과 지혜를 모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보가 공개되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화와 토론을 통해 대안과 해결책을 도출해야 한다.

목포시 부채는 지난 5월말 현재 3010억 정도 되고, 이중 일반채무가 868억원이다. BTL 등이 포함된 관리채무가 545억원이고, 국가부담이 1132억원에 달한다. 재정자립도는 낮은 반면 지나치게 대규모 사업들이 진행되면서 발생한 부채들이다.

남교동 트윈스타 빌딩, 세라믹산단, 대양산단 등에서 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부채를 고려하면 재정건전성은 목포시 최대의 과제다.

채무를 줄이고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무리한 공사와 선심성·전시성 사업은 점진적으로 축소시킬 것이다. 기존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제로베이스 예산을 수립하고 예산 집행을 위한 사전 심사와 심의 절차도 강화하겠다.

-‘돈 쓰는 행정’이 아닌 ‘돈 버는 행정’을 펼치겠다고 했다. 효율적인 기업유치를 위해 투자통상과에 전문가를 포함한 별도의 기업유치 기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는데, 어떤 의미인가.

▲혈세로 만들어진 예산을 신중하고 진지한 접근없이 사용하는 것은 과소비와 다를 바가 없다. 불요불급한 경우가 아니면 예산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돈 버는 행정이라고 생각한다.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면 헛돈을 쓰지 않는 셈이고 이는 돈을 버는 것과 마찬가지다.

기업 유치를 위해 전문가를 영입하고 대양산단을 전담하는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할 계획이다. 급변하는 경제 환경에 대처하기에 공무원은 한계가 있다. 따라서 기업 및 투자유치에 밝은 민간전문가가 필요하다. 대양산단과 관련해 도시개발과, 투자통상과, 대양산단(주) 등 담당부서가 3원화 돼 있어 업무의 효율성이 떨어진다. 분양 상담에서 계약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창구를 단일화시켜야 한다.

-2016년 2월부터 대양산단 분양이 되지 않을 경우 연간 최고 이자만 152억원에 달한다. 대양산단 분양 해법은 있나.

▲대양산단은 미분양시 목포시의 부채가 급증하기 때문에 태풍의 핵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분양에 아낌없는 노력을 할 것이다. 부채 뿐 아니라 기업 유치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

분양을 위해 국내외 재계, 정관계 인사 등 그동안 쌓아온 인맥을 최대한 활용해 목포를 적극 세일즈 할 계획이다. 공무원들에게도 지인 중 재력이 있는 사업가가 있으면 대양산단을 적극 홍보하라고 주문했다.

-선거 과정에서 투명한 인사를 줄곧 강조했다. 인사원칙과 방침은.

▲시정이 변화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인사부터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게 지론이다. 행정은 결국 사람이 하기 때문이다. 능력 중심의 인사를 하겠다.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을 우대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겠다. 능력있는 직원은 경쟁을 통해 승진할 것이다. 반면 선택되지 못한 직원은 결과에 승복하고 본인의 역량을 키워 발전의 새로운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투명하고 공정하고 예측 가능한 인사를 통해 사기진작에 힘쓰고 외부의 인사청탁은 절대로 받지 않겠다. 본인의 능력과 별개로 다른 힘을 빌리는 직원에게는 불이익을 주겠다.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옥암택지개발 이익금 1300억원까지 쏟아 부었지만 아직은 우려가 많다. 일각에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지적도 있는데 원도심 활성화 방안은.

▲목포시는 지난 4월 도시재생사업지로 선정됐다. 도시재생사업의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를 견학했고, 이를 통해 윤곽을 구상했다. 목포가 도시재생사업의 롤 모델로 주목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원도심은 근대문화유산이 있어 문화와 자연이 공존하는 관광지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 관광객 등 유동인구가 증가하면 상권이 활성화되고 이를 통해 원도심과 신도심의 균형 발전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무소속 후보로 시장에 당선돼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다. “정당의 선택이 아닌 시민이 뽑아준 만큼 정당에 예속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는데 새정치민주연합에 복당하지 않겠다는 뜻인가.

▲현재는 백지상태다. 기본 원칙은 목포발전과 시민 여론을 존중해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시의원 22명중 19명이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인데 이들과 상생의 정치를 하겠다. 복당 여부는 개인의 입지가 아닌 철저히 목포시의 발전에 도움이 되느냐에 따라 결정하겠다.

-목포시 예산의 44%가 복지분야에 집행되고 있다. 보편적 복지도 중요하지만 선택적 복지의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는 시점에서 복지정책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다.

▲복지정책이 선심성·선거용으로 추진돼 시 재정에까지 악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 아울러 복지는 시혜적·선별적이 아니라 보편적인 관점을 견지해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철학이다. 그래서 선택적 복지에 대해서는 더 많은 토론과 여론 수렴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임기동안 노인·청소년·아동·장애인·다문화가정·북한이탈주민 등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에 대해 보편적 복지의 입장으로 추진하겠다.

-민선 6기에 대한 각오와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모든 권위를 버리고 낮은 자세로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며 희망찬 새 목포 건설에 앞장서겠다. 시민과 함께한다면 못해낼 일이 없다는 각오와 다짐을 다시 한 번 가슴깊이 새기며 초심을 잃지 않고 묵묵히 가겠다. 목포 발전을 위해 시민 여러분의 깊은 사랑과 관심, 성원을 부탁드린다.

/장필수기자 bungy@kwangju.co.kr

/목포=임영춘기자 lyc@kwangju.co.kr

**박홍률 시장 프로필

▲1953년 9월 9일(만 61세) 진도 조도 출생 ▲조선대 법대 졸업 ▲제16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전문위원 ▲국정원 충북도지부장 ▲조선대 객원 교수 ▲목포 희망 21세기포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