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6기 목포시의 첫 인사가 학연·지연에 치우쳤고, 법령을 무시하는 등 총체적 난맥상을 드러냈다.

목포시는 지난 4일 서기관과 사무관급 전보 인사에 이어 6일 6급 이하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박홍률 시장이 후보시절에 ‘공정 인사’를 공약했고 “누구나 예측가능한 인사를 단행하겠다”고 밝혀 더욱 관심이 높았다.

하지만 목포고와 조선대 법대를 졸업한 박 시장은 이번 인사에서 특별회계 핵심부서인 상·하수도 행정과장과 직위 공모 최고 선호부서인 자치행정과장에 동문 후배들을 전격 발탁했다.

또 특별회계 사업부서인 교통행정과장에도 동향인 진도 출신을 전진 배치했다. 더욱이 특정 사업부서에 전문성이 결여된 목포고 출신 일반행정직을 임명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예측 가능한 인사’ 취지를 무색케 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법령까지 무시한 무리한 인사를 단행해 임명권자의 인사권 남용이란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지방공무원 임용령 제27조는 업무 특성상 감사부서 2년, 민원부서 1년 6월 이내에 전보조치 할 수 없도록 돼있다.

그러나 이런 규정에도 불구하고 전보 제한기간이 경과되지 않은 공무원을 전보 조치해 직무의 전문성과 연속성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공무원 노조 홈페이지에는 이번 인사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글들이 잇따라 게시되는 등 반발이 거세다.

아이디 ‘큰 근심’은 “청내 무성한 소문들이 현실로 나타나 과연 그릇이 그 정도밖에 안 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박 시장은 청내에 나도는 소문도 못 듣고 또 노조 홈페이지에 올려진 직원들의 열망도 못 읽은 것이냐”면서 “눈도 감고, 귀도 막고 시정을 이끄실 생각이냐”고 반문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일 공개된 근무평정 결과에 대해서도 공무원들의 불만이 빗발쳤다.

또 일부 공무원들은 “‘근무평정 조작’을 규탄하는 서명운동까지 불사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보였고, 일부는 시장실에까지 찾아가 항의하는 등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근무평정은 인사를 위해 매겨지는 일종의 점수다.

이번 근무평가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이유는 올 연말 공로연수에 들어가는 1955년생 사무관 이상이 무려 12명에 달해, 배수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물밑 경쟁이 상대적으로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또 6일 단행된 6급 이하 인사에선 주요 보직에 대한 ‘인사발령 내용 사전 유출’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5일 노조 홈페이지에는 5급 승진 최우선 보직인 인사·서무·시정 담당에 정모, 이모, 김모씨 내정설이 나돌았다. 실제 인사에서도 이 같은 내용이 거의 그대로 반영돼 사전 유출 등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한편, 목포시는 7일 보도 자료를 통해 “이번 인사는 새롭게 시작하는 민선 6기 시정 철학에 맞는 적재적소 배치와 업무능력·경력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목포=고규석기자 yous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