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가 ‘손톱 밑 가시’를 뽑아내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목포시는 지난 6월 부시장 직속으로 ‘규제 개혁 추진단’을 신설한 이후 조례·규칙 등 569개 자치법규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상위 법령에 부합하지 않거나 현실에 맞지 않는 불합리한 자치 법규 51개를 찾아냈다. 규제개혁 추진단은 오는 10월까지 이들 51개 ‘손톱 밑 가시’를 뽑아내거나 개정·완화키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건축심의가 빨라지고 기준도 완화되며 현실성 없는 도시계획 등 목포시 성장발전을 저해하는 각종 규제가 사라지게 된다.

목포시의 이 같은 조치로 시민 불편해소와 편익 증대는 물론 그동안 제약을 받아온 시민들의 재산권 행사에 숨통이 트이게 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시민과 직결되는 규제 완화=시민과 소상공인들에게 규제됐던 ‘목포시 도시계획 조례’와 관련된 건축행위 제한에 대한 규제 내용을 대폭 완화시킨 것으로, 이번 규제 개혁 조치의 핵심으로 꼽힌다.

도시계획 조례 개정 주요 골자는 투자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한 대책으로 일부 용도지역(준주거지역, 중심·일반·근린·유통 상업지역·준공업지역 등 6개 지역) 입지 규제가 네거티브 방식(건축할 수 있는 건축물→건축할 수 없는 건축물)으로 바뀐다. 또 지구단위 계획이 수립된 용도지역(준공업지역) 안에서 할 수 있는 행위도 일부 완화된다.

구체적으로 건축물 신축을 위한 개발행위 신청시 종전에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만 80∼90일이 소요됐으나 60일로 단축됐다. 반복 심의도 2회로 제한되고 부득이한 경우 서면 심의도 명문화됐다.

가설 건축물 허가 또는 신고사항이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경미한 개발행위에 추가됐고, 50㎝ 이내의 절토·성토·정지 등(지목변경 수반하지 않는 경우 해당)의 토지 형질변경도 경미한 행위에 포함됐다.

건축물이 있는 대지의 분할 최소 면적 기준도 마련됐다. 주거지역 60㎡, 상업지역 150㎡, 공업지역 150㎡, 녹지지역 200㎡ 이상일 경우 분할이 가능해졌다.

개발행위 허가시 기반시설의 설치, 위해 방지, 환경오염 방지, 경관 조성 및 경관에 필요한 이행보조금 예치 금액은 지금까지 구체적 기준이 없었으나 이번에 총 공사비의 20% 이내로 한다고 명시됐다.

특히 상업·준주거·준공업 지역의 입지 규제가 허용시설 열거방식에서 금지시설 열거방식으로 바뀜에 따라 법령이나 조례에 열거되지 않는 시설은 원칙적으로 허용된다.

이 같은 조치로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곳은 신항만 지구다. 신항만지구는 지난 2003년 지구단위계획 입안 당시 판매시설이 가능했으나 2010년과 2013년 도시계획 조례 개정으로 판매시설 신축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이번 조례 개정으로 판매시설과 숙박시설 설치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현재 도내 22개 시·군 중 18개 시·군이 준공업 지역에서 판매시설을 허용하고 있다.

목포시 도시계획과 김충 담당은 “고하도권이 역사·해양·휴양을 아우르는 체류형 관광지로 개발 중인 가운데 인근지역인 신항만지구내 숙박시설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신항만지구내 프로젝트성 사업이 늘면서 외지인 근로자들이 급증하고 있어 판매시설과 숙박시설 설치가 가능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또 미관지구내 정신병원과 격리병원 건축제한도 풀린다.

목포시 미관지구는 버스터미널∼한국병원 구간과 낙원교회∼유달 경기장 구간 등 2곳이다.

이와 함께 그동안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던 ‘수도급수 조례’도 대폭 손질된다.

현행 수도요금 연체율은 3%로 월할 계산됐으나 앞으로 연체율 2%에 일할 계산 방식으로 개선된다. 하수도 사용료 등 가산금 요율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다. 수도요금 납부 방식은 현재 고지서 은행납부에서 신용카드, 가상계좌 등으로 납부할 수 있도록 확대된다.

이어 상수도 원인자 부담금 납부기한 및 손괴자 부담금에 대한 납부기한과 방법이 각각 30일, 분납 4회 이상으로 기준이 마련됐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의 경우 공장 신축 시 각종 부담금 납부에 따른 비용부담 가중이 해소될 전망이다.

◇상위 법령·현실에 맞지 않는 규제 폐지= ‘목포시 1회용품 사용 규제 위반 사업장에 대한 과태료 부과 및 징수 조례’가 폐지된다. 이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이 개정돼 숙박업소에 대한 1회용품 사용규제가 폐지된 데 따른 조치다.

또 ‘목포시 국민건강증진 법 위반자에 대한 과태료 및 부과징수 조례’도 없앤다. 지난 2009년 시행령이 개정돼 과태료 부과 징수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이 규정돼 있을 뿐만 아니라 자치단체 위임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목포시 부동산 중개업법 위반자에 대한 과태료 부과징수 조례와 행정처분 규칙’도 이번에 함께 사라진다. 이 조례 역시 시·군 위임사항이 없고 상위 법령으로 업무가 가능해 내려진 조치다.

이와 함께 현실에 맞지 않아 사라지게 되는 자치법규는 ‘목포시 탈세정보 교부금 지급 규정’을 비롯해 ▲목포시 한옥 민박시설 관리 운영 조례 ▲목포시 희망근로사업 지도 감독 규정 ▲목포시 근로청소년 복지회관 운영 및 관리조례·시행규칙 ▲목포시 시장운영 관리 조례·시행규칙 ▲목포시 노상유료주차장 관리 규정 등 42개에 달한다.

규제개혁 추진단 정영록 단장은 “기업유치 및 투자를 막는 자치법규 개선과 신설 규제 억제, 비합리적인 관행과 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시민들의 애로를 해소하고 경제 활력 증진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목포시는 지난 4월부터 ‘규제개혁 신고센터’를 온-오프라인으로 설치해 수시로 규제신고를 접수받고 있으며, 규제 신고 시민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신고 고객보호서비스 헌장을 제정·발령한 바 있다.

/목포=고규석기자 yousou@

* 목포시 주요 자치 규제 개선안

▲ 도시계획위원회 심의(90일) 60일로 단축(반복 심의 2회 제한)

▲ 건축물이 있는 대지 분할 최소 면적 기준 주거지역 60㎡, 상업지역

150㎡, 공업지역 150㎡, 녹지지역 200㎡ 이상으로

▲ 상업·준주거·준공업 지역의 입지 규제 완화

▲ 미관지구내 정신병원과 격리병원 건축제한 해제

▲ 신항만지구 판매시설과 숙박시설 설치

▲‘1회용품 사용 규제 위반 사업장 과태료 부과 및 징수 조례’ 폐지

▲ 목포시 국민건강증진 법 위반자 과태료 및 부과징수 조례’ 폐지

▲‘목포시 부동산 중개업법 위반자에 대한 과태료 부과징수 조례와

행정처분 규칙’ 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