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울리는 ‘화합의 화음’ ‘예향 목포’ 명성 되찾는다
2014년 09월 01일(월) 00:00 가가
목포시립교향악단 정상화 그 후 100일
목포시립 교향악단이 정상화된 지 100일이 지난 가운데 시민들은 하루빨리 시향이 시민의 품으로 되돌아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목포 시민문화체육센터내 시향 연습실에서 공연 준비에 몰입하고 있는 시향단원들.
8개월 동안 파행을 겪어온 목포 시립교향악단(이하 시향) 사태가 정상화 된지 100일이 경과했다. 정리해고 등을 둘러싸고 파국으로 치닫던 시향 사태가 지난 5월 14일 극적으로 일단락된 이후 어떠한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을까. 그동안의 과정을 살펴보고 남은 과제는 뭔가를 짚어봤다.
◇파행의 발단=이번 시향 사태는 전임 지휘자의 임기연장과 독선운영 등에 대한 일부 단원들의 불만이 표출되면서 빚어졌다.
전국 공공운수 사회서비스 광주·전남지부 목포시 예술단지회(이하 노조)가 결성되고, 노조에 가입한 단원들의 연습 태만과 근무시간 임의조정 등 파행이 지속됐다.
이 과정에서 시의회가 시립예술단 운영예산을 40% 삭감시키면서 시향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번졌다. 이를 빌미로 시는 정리해고 카드를 꺼내들었고, 이후 시향 노조의 잇따른 시위와 집회가 이어졌으며, 급기야 시는 4월 17일 자로 27명에 대한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이로 인해 시향 사태가 지역사회 이슈로 부상하면서 이를 수습하기 위한 협의가 잇따랐다. 조정 및 중재(2회) 등을 거쳐 지난 5월 14일 시향 노조가 목포시의 합의안을 전격 수용하면서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날 합의를 통해 목포시는 정리해고를 철회하고 부족한 예산은 추경에 반영하며, 시향 노조는 고소·고발 등 외부 민원을 철회하고 그동안 분규에 대한 노조차원의 대시민 사과문을 발표키로 합의했다.
◇정상화 그 후=시향은 정상화 이후 새로운 선장을 맞이했다.
목포 출신인 최영철(63) 지휘자는 “단원들의 친화·단결에 주안점을 두고, 예향 목포를 항상 머릿속에 새겨 그 명성에 걸 맞는 시향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며 “구체적인 비전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시향은 최 지휘자 부임 이후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6월 서울 오라토리오를 목포로 초청해 ‘세월호 추모 음악회’를 연데 이어 7월에는 정기 공연도 개최했다.
또 1일에는 시향과 시립 합창단(지휘자 김철웅)이 함께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서울 오라토리오 오케스트라 제57회 정기연주회 ‘안토닌 드보르작 스타바트 마테르·위대한 유산 시리즈 5’에서 초청 공연을 펼친다.
함인호 노조 지회장은 정상화 이후 변화에 대해 “그동안 음악적 활동에 미진한 부분을 파악해 활성화를 위해 모두 노력하고 있다”면서 “단원들의 음악에 대한 자세가 적극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시향에 대해 다소 강경 입장을 보여 온 목포시의회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시의회는 지난 7월 1차 추경 예산 심의에서 시립예술단 관련 예산 6억3000만원 가운데 5000만원을 삭감한 5억8000만원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이달부터 발생할 임금체불에 대한 우려가 해소돼 사실상 시향 정상화의 걸림돌은 사라진 셈이다.
◇남은 과제=가장 시급한 과제는 신뢰 회복이다. 시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역 예술계 인사들은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자구 노력을 보여주면서 ‘그들만의 잔치’가 아닌 시민이 함께 공유하고 공감하는 시민을 위한 예술단체로 거듭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찾아가는 음악회 등을 더욱 확대시켜 시민 곁으로 한 발짝 더 다가서는 모습을 보여 줄 때라고 지적한다. 또 잠재돼 있는 단원들 간의 반목을 완전히 털어내는 것도 풀어야할 숙제다.
비노조원 출신의 한 단원은 “노조원과 비노조원이 한 보면대(譜面臺) 위의 악보를 보면서 연주를 하는 경우가 있다.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전혀 없다고 할 수 없다. 일반 가정에서 싸움이 일어나도 한 가족이기 때문에 풀어지듯이 시간이 지나면 해소될 것으로 믿는다”면서 “음악 나눔을 통해 시민들과 소통하는 조력자로서 소임을 충실히 하겠다”고 말해, 생채기가 완전히 아물지 않았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무엇보다 예산을 쥔 시의회와의 관계 개선도 필요하다.
소관 상임위 조요한 위원장은 “시향 관계자들과의 간담회는 물론 지휘자와 단원들의 개별 면담도 고려중이다”면서 “제도적인 보완장치를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시향 정상화를 위해서는 객원 지휘자가 아닌 상임 지휘자 선임과 부족한 시향 단원의 충원 등 내실을 다지는 것도 넘어야 할 걸림돌이다.
극심한 내홍(內訌)을 겪은 시향. 아픔을 겪은 만큼 성숙해질 것이라는 격려와 함께 하루빨리 시향이 시민의 품으로 되돌아오기를 바라는 시민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목포=고규석기자 yousou@kwangju.co.kr
◇파행의 발단=이번 시향 사태는 전임 지휘자의 임기연장과 독선운영 등에 대한 일부 단원들의 불만이 표출되면서 빚어졌다.
이 과정에서 시의회가 시립예술단 운영예산을 40% 삭감시키면서 시향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번졌다. 이를 빌미로 시는 정리해고 카드를 꺼내들었고, 이후 시향 노조의 잇따른 시위와 집회가 이어졌으며, 급기야 시는 4월 17일 자로 27명에 대한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이로 인해 시향 사태가 지역사회 이슈로 부상하면서 이를 수습하기 위한 협의가 잇따랐다. 조정 및 중재(2회) 등을 거쳐 지난 5월 14일 시향 노조가 목포시의 합의안을 전격 수용하면서 극적으로 타결됐다.
◇정상화 그 후=시향은 정상화 이후 새로운 선장을 맞이했다.
목포 출신인 최영철(63) 지휘자는 “단원들의 친화·단결에 주안점을 두고, 예향 목포를 항상 머릿속에 새겨 그 명성에 걸 맞는 시향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며 “구체적인 비전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 1일에는 시향과 시립 합창단(지휘자 김철웅)이 함께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서울 오라토리오 오케스트라 제57회 정기연주회 ‘안토닌 드보르작 스타바트 마테르·위대한 유산 시리즈 5’에서 초청 공연을 펼친다.
함인호 노조 지회장은 정상화 이후 변화에 대해 “그동안 음악적 활동에 미진한 부분을 파악해 활성화를 위해 모두 노력하고 있다”면서 “단원들의 음악에 대한 자세가 적극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시향에 대해 다소 강경 입장을 보여 온 목포시의회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시의회는 지난 7월 1차 추경 예산 심의에서 시립예술단 관련 예산 6억3000만원 가운데 5000만원을 삭감한 5억8000만원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이달부터 발생할 임금체불에 대한 우려가 해소돼 사실상 시향 정상화의 걸림돌은 사라진 셈이다.
◇남은 과제=가장 시급한 과제는 신뢰 회복이다. 시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역 예술계 인사들은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자구 노력을 보여주면서 ‘그들만의 잔치’가 아닌 시민이 함께 공유하고 공감하는 시민을 위한 예술단체로 거듭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찾아가는 음악회 등을 더욱 확대시켜 시민 곁으로 한 발짝 더 다가서는 모습을 보여 줄 때라고 지적한다. 또 잠재돼 있는 단원들 간의 반목을 완전히 털어내는 것도 풀어야할 숙제다.
비노조원 출신의 한 단원은 “노조원과 비노조원이 한 보면대(譜面臺) 위의 악보를 보면서 연주를 하는 경우가 있다.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전혀 없다고 할 수 없다. 일반 가정에서 싸움이 일어나도 한 가족이기 때문에 풀어지듯이 시간이 지나면 해소될 것으로 믿는다”면서 “음악 나눔을 통해 시민들과 소통하는 조력자로서 소임을 충실히 하겠다”고 말해, 생채기가 완전히 아물지 않았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무엇보다 예산을 쥔 시의회와의 관계 개선도 필요하다.
소관 상임위 조요한 위원장은 “시향 관계자들과의 간담회는 물론 지휘자와 단원들의 개별 면담도 고려중이다”면서 “제도적인 보완장치를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시향 정상화를 위해서는 객원 지휘자가 아닌 상임 지휘자 선임과 부족한 시향 단원의 충원 등 내실을 다지는 것도 넘어야 할 걸림돌이다.
극심한 내홍(內訌)을 겪은 시향. 아픔을 겪은 만큼 성숙해질 것이라는 격려와 함께 하루빨리 시향이 시민의 품으로 되돌아오기를 바라는 시민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목포=고규석기자 yousou@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