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특성 사라진 삼학도 복원 … 通水로 살려내야
2014년 09월 29일(월) 00:00 가가
문제점과 해법 짚어보니
목포의 상징성을 지닌 대표적 관광지로서 손색없는 삼학도 복원을 위해서는 통수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아가고 있다. 사진은 대 삼학도 수로(구 일흥조선 방향)에서 바라본 통수 지점. (조감도에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통수 구간).
‘해양관광 중심 도시’ 목포, 갈 길이 멀다.
목포시는 1400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지난 2000년부터 14년째 ‘삼학도(三鶴島) 복원화 공원조성’ 공사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목포를 대표하는 관광지로서 손색없는 진정한 삼학도 복원이 이루질 지 미지수다. 특히 이 사업은 삼학도 복원이 아니라 공원조성을 위한 토목공사라는 비난이 줄기차게 일고 있다.
이에 목포시 삼학도 복원사업이 안고 있는 문제점과 해법을 짚어봤다.
◇외지인이 보는 삼학도=삼학도 보존회에 따르면 목포를 찾은 외지인들은 옛날 삼학도 이미지를 떠올리며 삼학도를 찾았다가 실망하고 돌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삼학도를 찾은 외지인 10명 가운데 9명이 삼학도에 와서 “삼학도가 어디에 있느냐”고 반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학도 보존회 김종열 회장은 “‘삼학도는 섬’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빚어진 현상”이라며 “삼학도 복원 공원화 조성사업의 최대 문제점은 바로 ‘섬의 이미지’ 부재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삼학도가 섬이란 생각이 들도록 보행이나 다리를 건너야 한다는 게 외지인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완공 후에도 섬의 개념을 전혀 느낄 수 없어 지금이라도 조성계획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복원사업은 올 사업비 미확보와 대흥수산·성광조선 보상, 시설물 관리 부재와 유지관리 비용 전무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수목 고사와 수로 적조 문제는 심각하다.
도시개발 사업단(이하 사업단)은 총 16억여 원을 들여 대·중·소 삼학도와 중앙공원에 네 차례에 걸쳐 가시나무·후박나무 등 7만5000여주의 나무를 식재했다.
하지만 사업단은 전문지식을 갖춘 녹지 담당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공원과, 경관사업과와 협의없이 토양에 적합한 수종 검토나 생육환경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독자적으로 나무를 심었다. 그 결과 수천 그루가 고사했다.
◇수목 고사·수로 적조 등 문제점=심지어 중삼학도의 경우 아카시아 나무와 칡넝쿨이 우거진 숲에 수천 그루를 식재했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무지로 인해 어린 나무들이 생육 부진으로 고사위기에 놓여 있다.
이처럼 심각한 상황에도 사업단은 대략 9000주 정도가 고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 아직까지 정확한 숫자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전수조사를 실시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단지 하자보수 기간인 2년이 넘어 재식재를 못했다는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목포시의회 정영수 의원은 “15억∼16억원을 들여 나무만 식재하면 뭐하느냐”며 사후관리 부재를 강하게 질타한 데 이어 “지금이라도 화훼 전문가와 협의해 삼학도 복원화의 중요 부문을 차지하는 조경 식재와 유지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중·소 삼학도 호안(護岸) 수로가 비좁아 6월∼9월 사이에 주로 발생하는 적조 현상과 심한 악취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소삼학도와 중삼학도에 조성된 수로 2.1㎞를 직접 노를 저어 가는 카누 체험객들은 물론 산책로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불쾌감과 함께 부정적 이미지를 주기 때문이다.
호안 수로에서 적조가 발생하는 주원인은 일주일에 한번 정도 바닷물을 환수시키는 것이 꼽힌다. 사업단은 “인공적으로 조성한 수로다 보니 발생할 수밖에 없고, 유기산 등을 사용할 수 없어 애로사항이 많다”며 “환수 시스템 도입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해법은 뭔가= ‘섬 이미지’를 지닌 진정한 의미의 삼학도 복원과 적조 해소를 위해서는 ‘통수’(通水)가 유일한 해법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외항과 내항의 바닷물이 순환될 수 있도록 해야만 진정한 섬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통수’ 여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삼학도 구 일흥조선 쪽 수로에서 서부 항운노조 건물을 지나 내항으로 연결하는 안이 최적지로 꼽히고 있다. 두 지점간의 거리는 130m 정도. 이곳에 수로를 신설하기 위해서는 대략 100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단은 “100억원의 사업비도 부담이지만 통수될 경우 해수면 높이가 높아져 기존 호안수로의 석축을 1m가량 높여야 한다는 점 때문에 검토가 필요하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하지만 정영수 의원은 “공정률이 70%로 아직 건설하지 않은 수로 100m가 남아있을 뿐만 아니라 사업비도 350억원 가량이 미집행된 상태로 남아있기 때문에 보상을 약간 늦추고, 미 건설중인 수로의 설계변경만 이뤄지면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또 “1400억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은 만큼 유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무엇보다 외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입장료를 받으려면 삼학선녀(三鶴仙女)의 전설을 지닌 손색없는 삼학도 복원이 이뤄져야 가능하다”며 통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과연 목포시가 이 같은 여론을 묵살한 채 현행 방안대로 사업을 강행할 것인지 아니면 시민 공청회 등을 통한 여론 수렴과정을 거쳐 이를 적극 반영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목포=고규석기자 yousou@
목포시는 1400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지난 2000년부터 14년째 ‘삼학도(三鶴島) 복원화 공원조성’ 공사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목포를 대표하는 관광지로서 손색없는 진정한 삼학도 복원이 이루질 지 미지수다. 특히 이 사업은 삼학도 복원이 아니라 공원조성을 위한 토목공사라는 비난이 줄기차게 일고 있다.
◇외지인이 보는 삼학도=삼학도 보존회에 따르면 목포를 찾은 외지인들은 옛날 삼학도 이미지를 떠올리며 삼학도를 찾았다가 실망하고 돌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삼학도를 찾은 외지인 10명 가운데 9명이 삼학도에 와서 “삼학도가 어디에 있느냐”고 반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학도 보존회 김종열 회장은 “‘삼학도는 섬’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빚어진 현상”이라며 “삼학도 복원 공원화 조성사업의 최대 문제점은 바로 ‘섬의 이미지’ 부재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삼학도가 섬이란 생각이 들도록 보행이나 다리를 건너야 한다는 게 외지인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완공 후에도 섬의 개념을 전혀 느낄 수 없어 지금이라도 조성계획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도시개발 사업단(이하 사업단)은 총 16억여 원을 들여 대·중·소 삼학도와 중앙공원에 네 차례에 걸쳐 가시나무·후박나무 등 7만5000여주의 나무를 식재했다.
◇수목 고사·수로 적조 등 문제점=심지어 중삼학도의 경우 아카시아 나무와 칡넝쿨이 우거진 숲에 수천 그루를 식재했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무지로 인해 어린 나무들이 생육 부진으로 고사위기에 놓여 있다.
이처럼 심각한 상황에도 사업단은 대략 9000주 정도가 고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 아직까지 정확한 숫자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전수조사를 실시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단지 하자보수 기간인 2년이 넘어 재식재를 못했다는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목포시의회 정영수 의원은 “15억∼16억원을 들여 나무만 식재하면 뭐하느냐”며 사후관리 부재를 강하게 질타한 데 이어 “지금이라도 화훼 전문가와 협의해 삼학도 복원화의 중요 부문을 차지하는 조경 식재와 유지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중·소 삼학도 호안(護岸) 수로가 비좁아 6월∼9월 사이에 주로 발생하는 적조 현상과 심한 악취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소삼학도와 중삼학도에 조성된 수로 2.1㎞를 직접 노를 저어 가는 카누 체험객들은 물론 산책로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불쾌감과 함께 부정적 이미지를 주기 때문이다.
호안 수로에서 적조가 발생하는 주원인은 일주일에 한번 정도 바닷물을 환수시키는 것이 꼽힌다. 사업단은 “인공적으로 조성한 수로다 보니 발생할 수밖에 없고, 유기산 등을 사용할 수 없어 애로사항이 많다”며 “환수 시스템 도입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해법은 뭔가= ‘섬 이미지’를 지닌 진정한 의미의 삼학도 복원과 적조 해소를 위해서는 ‘통수’(通水)가 유일한 해법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외항과 내항의 바닷물이 순환될 수 있도록 해야만 진정한 섬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통수’ 여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삼학도 구 일흥조선 쪽 수로에서 서부 항운노조 건물을 지나 내항으로 연결하는 안이 최적지로 꼽히고 있다. 두 지점간의 거리는 130m 정도. 이곳에 수로를 신설하기 위해서는 대략 100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단은 “100억원의 사업비도 부담이지만 통수될 경우 해수면 높이가 높아져 기존 호안수로의 석축을 1m가량 높여야 한다는 점 때문에 검토가 필요하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하지만 정영수 의원은 “공정률이 70%로 아직 건설하지 않은 수로 100m가 남아있을 뿐만 아니라 사업비도 350억원 가량이 미집행된 상태로 남아있기 때문에 보상을 약간 늦추고, 미 건설중인 수로의 설계변경만 이뤄지면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또 “1400억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은 만큼 유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무엇보다 외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입장료를 받으려면 삼학선녀(三鶴仙女)의 전설을 지닌 손색없는 삼학도 복원이 이뤄져야 가능하다”며 통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과연 목포시가 이 같은 여론을 묵살한 채 현행 방안대로 사업을 강행할 것인지 아니면 시민 공청회 등을 통한 여론 수렴과정을 거쳐 이를 적극 반영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목포=고규석기자 yous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