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 올해도 ‘연말 예산털기’ 걱정된다
2014년 10월 13일(월) 00:00 가가
연말 지출 비율 작년말 25%로 2009년 비해 3배 늘어
수의계약만 매일 2건 이상 … 재정 건전성 확보 ‘헛구호’
부채 3000억 불구 관행 여전 … 불합리 예산운용 개선을
수의계약만 매일 2건 이상 … 재정 건전성 확보 ‘헛구호’
부채 3000억 불구 관행 여전 … 불합리 예산운용 개선을
부채 3000억원에 시달리는 목포시가 11∼12월 연말에 관행적으로 남은 예산을 멀쩡한 보도블럭 교체 등에 ‘몰아쓰기’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포시 ‘연말지출 비율’은 지난 2009년 9.2% 수준에서 2013년에는 24.73%로 급증했다. 사진은 가로등 시설(위)과 공원시설.
목포시의 ‘예산털기’ 관행이 근절되지않고 오히려 더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마다 11월과 12월만 되면 남은 예산을 도로·공원·교통 등 공공시설물 설치나 개·보수 비용으로 과다하게 집행해 물의를 빚었었는데, 지난해 지출비율이 5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더욱이 이런 관행이 올해도 어김없이 되풀이될 것으로 보여 시민사회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외적으로 목포시의 부채가 3010억원(2014년 6월말 기준)에 달해 내년도 예산안 수립을 앞두고 마른 수건을 쥐어짜는 형편이면서도, 내적으로는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기보다는 세워진 예산이니 평펑 쓰고보자는 식의 분위기가 팽배해 있어 사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따라서 목포시가 줄곧 주창해 온 ‘재정 건전성 확보’가 헛구호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사라지지 않는 연말 예산 털기=이는 해당 연도 시설비·감리비·시설부대비 등이 남으면 다음해 동종 예산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불요불급한 곳에라도 일단 쓰고 보는 지자체의 오랜 고질병이다.
그동안 시민들의 지탄 대상이 돼왔던 ‘멀쩡한 보도블록 교체’가 연말 예산 털기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시가 최근 공개한 재정 공시에 따르면 ‘연말지출 비율’은 지난 2009년에는 9.2%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0년 들어 20.18%로 급증했고 2011년 17.62%와 2012년 15.3%로 줄어들었다가 지난해인 2013년에는 무려 24.73%로 급증해 최근 5년 새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 2009년 지출 비율과 비교시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혈세를 낭비한다는 비난을 사더라도 이미 확보한 예산을 모두 써버리기 위한 ‘예산 털기’ 차원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2013년 연말 지출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세출액 770억7400만원 가운데 무려 190억6200만원이 도로·공원·교통·가로등 등 각종 공공시설물 설치와 개·보수 비용으로 집행됐다. 이 가운데 시설비가 189억15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감리비 1억1500만원, 시설부대비 3200만원 순이었다.
특히 이 기간 동안 이뤄진 수의계약(2000만원 이하)만 총 96건에 달했다.
이는 45일 동안 매일 2건 이상의 수의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막판 예산 몰아쓰기가 극에 달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게다가 이번에 공개된 연말지출 비율은 일반회계(본청)에 해당되는 것으로 교통과 상·하수도 특별회계, 직속기관, 사업소 등을 감안하면 비율은 24.73%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세출예산 집행 지침’도 무시=안전행정부가 지난 2013년 8월 ‘앞으로 연말에 보도블록 교체 등으로 남은 예산을 몰아 쓴 지방자치단체는 합동 평가나 감사 등에서 불이익을 주겠다’며 연말예산 몰아쓰기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세출예산 집행지침’을 만들어 각 지자체에 시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해 그 배경에 의혹이 일고 있다.
안행부의 새 지침에는 ▲연말 예산 몰아 쓰기 방지 ▲행사운영비 집행 시 행사 관련 기념품 구입 최소화 ▲시설 부대비를 여비로 집행시 집행범위 규정 등이 담겨 있다. 또 지자체는 연초에 수립한 월별 예산 집행계획을 분기별로도 재검토하도록 하고 각 실·과에 예산비목별 집행현황을 수시로 파악하도록 했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지켜졌는지 의문시되고 있다.
기획재정부 예산낭비신고콜센터로 걸려오는 신고내용 가운데 “왜 겨울철만 되면 멀쩡한 보도블록을 갈아 치우느냐”는 식의 연말 예산 몰아쓰기에 대한 지적이 10건 중 4건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연말 예산 몰아쓰기 방지 대책은=내년도 예산을 결정할 때 이 같은 적폐를 걸러낼 수 있는 심사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의회내 ‘예산결산 위원회’를 상설화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광역의회에서는 이미 시행되고 있지만 기초의회에서는 도입한 사례가 없어 검토가 필요한 대목이다.
목포시의회 장복성 의원(5선)은 “상반기 예산 조기집행이 60%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이는 합리적 예산집행에 역행하는 처사”라며 “월별·분기별 자금 배정 계획을 잘 세워 특정 시기에 시설비 등이 과도하게 몰리는 불합리한 예산 운용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홍림 기획복지위원장은 “지자체마다 연말이 되면 멀쩡한 보도블록을 뒤집어엎는 것은 물론 사무 관리비로 복사용지 등 사무용품을 무더기로 구입하는 등 지자체의 오랜 ‘예산 몰아쓰기’ 관행은 없어져야 할 적폐의 대표적 케이스”라며 “11월 2차 정례회 때 ‘보도의 설치 및 관리에 관한 조례’를 개정해 관행처럼 굳어진 연말 보도블록 교체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도시계획 분야 K 교수는 “가급적 겨울철 보도공사(매년 12월∼다음해 2월)를 금지하고, 5년마다 시장이 보도정비 중장기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해야 한다”며 무분별한 보도블록 교체 방지를 위해서는 ‘보도정비 소심의회’의 심의를 반드시 거치도록 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한편 일부 시민들은 “11월을 20여일 앞두고 올해도 이 같은 연말 예산 몰아쓰기가 되풀이 돼서는 안 된다”며 “부채가 3000억원에 달한 만큼 시의회와 협의를 거쳐 가능하다면 감채기금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글·사진 목포=고규석기자 yousou@
따라서 목포시가 줄곧 주창해 온 ‘재정 건전성 확보’가 헛구호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사라지지 않는 연말 예산 털기=이는 해당 연도 시설비·감리비·시설부대비 등이 남으면 다음해 동종 예산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불요불급한 곳에라도 일단 쓰고 보는 지자체의 오랜 고질병이다.
그동안 시민들의 지탄 대상이 돼왔던 ‘멀쩡한 보도블록 교체’가 연말 예산 털기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는 지난 2009년 지출 비율과 비교시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혈세를 낭비한다는 비난을 사더라도 이미 확보한 예산을 모두 써버리기 위한 ‘예산 털기’ 차원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이 기간 동안 이뤄진 수의계약(2000만원 이하)만 총 96건에 달했다.
이는 45일 동안 매일 2건 이상의 수의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막판 예산 몰아쓰기가 극에 달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게다가 이번에 공개된 연말지출 비율은 일반회계(본청)에 해당되는 것으로 교통과 상·하수도 특별회계, 직속기관, 사업소 등을 감안하면 비율은 24.73%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세출예산 집행 지침’도 무시=안전행정부가 지난 2013년 8월 ‘앞으로 연말에 보도블록 교체 등으로 남은 예산을 몰아 쓴 지방자치단체는 합동 평가나 감사 등에서 불이익을 주겠다’며 연말예산 몰아쓰기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세출예산 집행지침’을 만들어 각 지자체에 시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해 그 배경에 의혹이 일고 있다.
안행부의 새 지침에는 ▲연말 예산 몰아 쓰기 방지 ▲행사운영비 집행 시 행사 관련 기념품 구입 최소화 ▲시설 부대비를 여비로 집행시 집행범위 규정 등이 담겨 있다. 또 지자체는 연초에 수립한 월별 예산 집행계획을 분기별로도 재검토하도록 하고 각 실·과에 예산비목별 집행현황을 수시로 파악하도록 했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지켜졌는지 의문시되고 있다.
기획재정부 예산낭비신고콜센터로 걸려오는 신고내용 가운데 “왜 겨울철만 되면 멀쩡한 보도블록을 갈아 치우느냐”는 식의 연말 예산 몰아쓰기에 대한 지적이 10건 중 4건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연말 예산 몰아쓰기 방지 대책은=내년도 예산을 결정할 때 이 같은 적폐를 걸러낼 수 있는 심사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의회내 ‘예산결산 위원회’를 상설화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광역의회에서는 이미 시행되고 있지만 기초의회에서는 도입한 사례가 없어 검토가 필요한 대목이다.
목포시의회 장복성 의원(5선)은 “상반기 예산 조기집행이 60%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이는 합리적 예산집행에 역행하는 처사”라며 “월별·분기별 자금 배정 계획을 잘 세워 특정 시기에 시설비 등이 과도하게 몰리는 불합리한 예산 운용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홍림 기획복지위원장은 “지자체마다 연말이 되면 멀쩡한 보도블록을 뒤집어엎는 것은 물론 사무 관리비로 복사용지 등 사무용품을 무더기로 구입하는 등 지자체의 오랜 ‘예산 몰아쓰기’ 관행은 없어져야 할 적폐의 대표적 케이스”라며 “11월 2차 정례회 때 ‘보도의 설치 및 관리에 관한 조례’를 개정해 관행처럼 굳어진 연말 보도블록 교체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도시계획 분야 K 교수는 “가급적 겨울철 보도공사(매년 12월∼다음해 2월)를 금지하고, 5년마다 시장이 보도정비 중장기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해야 한다”며 무분별한 보도블록 교체 방지를 위해서는 ‘보도정비 소심의회’의 심의를 반드시 거치도록 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한편 일부 시민들은 “11월을 20여일 앞두고 올해도 이 같은 연말 예산 몰아쓰기가 되풀이 돼서는 안 된다”며 “부채가 3000억원에 달한 만큼 시의회와 협의를 거쳐 가능하다면 감채기금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글·사진 목포=고규석기자 yous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