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다루는 분야이기 때문에 다른 유사 의료행위를 엄격히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의료인 수가 부족했던 예전에는 동네마다 약방이 있었고 조산원, 간호보조사들이 그 수요를 감당했었다. 심지어 비 의료인들, 소위 돌팔이 의료행위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지금은 의대를 졸업한 의사가 진료를 할 수 있으며, 위반 시 의료제도로 통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의사 수가 많아지면서 전문의사들의 경영이 어려워 부도를 맞는 현실인걸 보면 실로 격세지감을 느낀다.

삶의 질이 향상되고 외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피부과를 찾는 수요도 늘어난다. 이때 의료경영이 어려워진 의사들이 자신의 전문과목을 버리고 피부미용에 진출하고 있다. 심지어 한의원에서 IPL과 같은 레이저를 사용해 피부미용치료를 하고 있으며, 이를 대법원에서는 불법으로 판결했다.

이런 저런 이유 때문에 요새 동네마다 간판에 피부과 진료를 본다고 쓰여진 의원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피부미용에 대한 시술이 늘어나면서 인터넷에 부작용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환자 대부분은 자신이 가는 의원이 피부과 전문의가 진료하는 곳이라고 믿고 가지만, 실제로는 비전문의들이 진료하는 경우도 상당수다.

현행 의료법은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면허증만 취득하면 어떤 진료과목으로든지 개업할 수 있다. 하지만 날로 발전하는 의학의 특성상 6년간의 의대교육으로 수준 높은 진료를 하기에는 부족해 수련병원에서 인턴 1년을 마친 후, 특정 과목을 선택하여 레지던트 4년간의 교육·진료를 하고난 다음 전문의시험에 합격하면 전문의가 된다. 즉 전문의가 되는 과정은 11년이 걸린다.

비전문의들의 피부과 표방은 생존을 위한 선택일 것이다. 하지만 환자들이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으려 해도 잘못된 정보로 혼동을 준다면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산부인과 진료를 피부과에 가서 치료할 사람은 드물 것이다. 하지만 환자에게 전문과목을 속여서 피부과전문의가 간판에 산부인과로 광고해 전문의라고 하면서 진료를 해도 문제가 없는 것이다. 최근 인터넷으로 광고되는 대부분의 피부과광고가 비전문의들이다. 하지만 피부과라고 광고하고 있으며, 전화로 물어보면 전문의라고 환자에게 속이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이러한 사실을 국민들도 인지하고 전문의를 찾는 경우도 많아지면서, 어느 의원에서는 미국에서 피부과학 공부를 했다거나 미용기술을 유명 의사에게 배웠다고 하면서 전문의라고 주장하는데, 그런 단기 연수를 대학병원에서 매일 수 많은 환자를 보고 논문을 쓰면서 공부한 정규 수련과정과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런 주장은 힘들여 전문의 과정을 익힐 필요도 없으며 의료교육 과정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밖에 안 된다.

이제 소비자 스스로 전문의를 구분하는 혜안이 필요하다. 전문의를 구별하는 방법은 먼저 ‘OO피부과의원’, ‘OO내과의원’의 경우 전문의가 진료하는 병원이다. 하지만 ‘OO의원 진료과목: 피부과’ 는 해당전문의가 아니다.

또 간판에 진료과목 명시는 상호보다 작게 1/2 크기로 표기하도록 되어있다. 잘못된 경우 보건소에 신고해 수정하도록 한다. 해당의원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의료진의 약력을 확인할 때 비전문의의 경우 그냥 전문의라고 써놓는다. 가끔 의료제도상 존재하지 않은 미용전문의, 모발전문의라고 과장하기도 한다. 대한피부과의사회 홈페이지에서는 피부과 전문의가 진료하는 병원을 검색할 수 있도록 검색 창을 마련해 놓고 있으니 이를 이용하는 것도 좋겠다.

실력 있는 전문의사에게 치료를 받는 것은 국민의 권리다. 하지만 전문의인 것처럼 거짓 광고로 환자가 피해를 입는다면 그 책임은 단순히 환자에게 있다고만 하기 힘들다. 행정기관에서도 의료제도가 정확히 집행되도록 감독해야 할 것이며, 더 이상 전문의를 사칭하도록 방치한다면 국민들의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